[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한복공정·편파판정…반중·반한 감정 충돌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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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 문화팀 팀장
입력 2022-02-14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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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편파판정 논란' [사진=연합뉴스]

격화한 반중·반한 감정이 좀처럼 식을 줄 모른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불거진 '한복공정' 논란이 한중 양국 누리꾼의 감정 충돌에 불을 붙였고, 쇼트트랙 편파 판정 논란이 기름을 부었다. 

양국 정부가 분위기 쇄신에 나섰음에도 양국 누리꾼들의 반중·반한 감정은 수그러들지 않는 상황이다. 

올림픽 개최 기간 가장 먼저 논란이 된 시점은 지난 2월 4일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다. 행사에 한복을 입은 조선족 여성이 중국 내 소수민족 대표로 등장했고, 이것이 ‘한복 공정’ 논란의 시발점이 됐다. 

한복뿐 아니라 상모돌리기, 장구 치기 등 우리 전통 문화가 마치 중국 전통문화처럼 묘사됐다. 

그러자 우리 국민은 "기가 막힌다"며 크게 분노했다. 수년 전부터 한국 역사·문화·전통을 자국 문화라고 우겨온 중국이 최근 아리랑, 김치 등을 두고 '중국 문화'라며 우기기에 나서더니, 한국 전통 의상인 한복까지 자기 문화인 양 행세하는 것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미국 패션지 보그도 한복 디자인의 의상을 '한푸'라고 소개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보그는 2월 2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한푸는 한족이 통치하던 시대의 역사적 의복 양식 가운데 하나"라는 문구와 함께 한복풍 의상을 입은 모델 사진을 게시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국민은 물론,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여·야 의원 등 정치권에 이르기까지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2월 7일 불거진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편파 판정' 논란에 국민의 반중 감정은 더 커졌다.

이날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황대헌(강원도청)과 기대주 이준서(한국체대)가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나란히 탈락했다. 황대헌은 1조에서 조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심판진이 비디오 판독을 통해 황대헌이 선두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레인 변경을 늦게 했다고 판정하며 실격 처리했다. 그 결과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리원룽은 2위에 오르며 런쯔웨이와 함께 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 2조에 출전한 이준서도 어이없이 탈락했다. 그는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심판은 경기 도중 헝가리 리우 샤오앙과 접촉했고 레인을 변경하는 반칙을 했다는 판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3위였던 중국 선수 우다징이 2위에 오르며 결승에 진출했다. 

중국의 도 넘은 행태는 비단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다. 대한체육회는 경기 다음날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에게 직접 항의하고,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매체 골프다이제스트는 "편파 판정이 도를 넘었으며 중국 런쯔웨이 선수가 사올린 샨도르 류(헝가리)를 양손으로 밀쳤음에도 우승했다"라고 보도했다. 

우리 누리꾼들도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그냥 중국이 메달 다 가져가라”, “4년 동안 심판 매수, 반칙 기술을 준비했다” 등 분노를 쏟아냈다. 

중국 언론과 네티즌들은 '편파 판정'을 항의하고 비판하는 이들을 향해 가감없이 공격하며 반한 정서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2월 9일 우리나라 첫 금메달이 나왔다. 쇼트트랙 남자 1500m 금메달리스트 황대헌 선수가 금메달 획득에 성공한 것이다. 

그러자 중국 네티즌들은 자국 선수들이 결승전에 뛰지 않아서라고 평가했고, 감정 충돌을 격화시켰다. 반면 한국 네티즌들은 중국 선수 탈락으로 경기가 깨끗했다고 평가했다. 

이후에도 양국 누리꾼들의 비방전은 이어지고 있다. 

2월 12일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남자 500m 메달 수여식이 열렸다. 은메달리스트 차민규 선수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시상대를 손으로 쓰는 듯한 행동을 했다. 이를 두고 중국 누리꾼은 비판했다. 4년 전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계주 5000m에서 동메달을 딴 캐나다 선수들이 타 종목 동료 선수들을 위한 판정 항의 때 했던 동작과 비슷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비방전은 스타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로 옮겨갔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RM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황대헌의 경기 영상와 '엄지 척' 이모티콘을 남기자 중국 누리꾼들은 방탄소년단 공식 계정에 악성 댓글로 도배를 했다. 

박신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초록빛 한복을 차려입은 사진과 함께 '한복', 'hanbok', 'koreantraditionalclothes'라는 해시태그(#)를 붙여 올렸고, 소녀시대 효연과 방탄소년단 슈가 또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복을 입고 있는 사진을 게재했다. 

효연은 한복 사진을 올리며 "우리나라 한복 아름답네"라고 했고, 슈가는 2020년 발표한 솔로곡 '대취타' 뮤직비디오 촬영 당시 착용했던 한복 차림의 사진을 게시했다.

그러자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한복은 중국 전통 의복을 개량해 발전된 옷", "한복은 중국 것", "중국 팬들 마음에 상처를 줬다" 등의 악성 댓글을 달며 반한 정서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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