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카드론' 빗장 열었지만 '高高(고신용·고금리)' 현상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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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2-02-06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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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점수 930점대의 직장인 A씨. 그는 새해 들어 카드사로부터 카드론(장기신용대출) 권유 문자를 다시 받기 시작했다. 작년 9월 이후 한동안 끊겼던 마케팅 활동이 재시작된 것이다. 다만,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니 조건은 크게 바뀌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대출금액 1300만원에 연 금리 11.05%를 제시했지만, 올해는 금액이 900만원으로 줄고 금리는 연 12.50%까지 올랐다.

연초를 맞아 카드사들이 카드론 영업을 재개하고 있다. 작년 4분기부터 대출 총량 규제로 잠시 멈췄던 전화, 문자 등을 통한 마케팅 활동을 다시 펼치고 있다. 그러나 불과 4개월 새 대출 조건은 크게 변했다. 같은 신용점수라도 금리는 최대 2%포인트까지 늘렸고, 고객도 고신용자 위주로 추려서 받고 있다. 이 같은 금리 상승세는 작년 하반기부터 가시화됐다.
 
6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으로 신용점수 900점 이상의 우량 고객에게 연 10% 미만의 저금리를 적용한 업체는 7개 전업 카드사 중 신한카드(9.64%)와 우리카드(9.04%) 단 두 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카드사들은 10%가 넘는 금리를 적용했다. 현대카드의 금리가 12.28%로 가장 높았다. 이어 롯데카드 12.08%, 삼성카드 11.78%, 하나카드 11.33%, KB국민카드 11.20% 순으로 뒤를 이었다. 저신용자(신용점수 501점~600점)의 경우, 신한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등 3곳에서 19% 이상의 고금리를 적용하고 있었다. 이는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에 근접한 수준이다.
 
업체별 고금리 대출 취급 비중도 크게 늘었다. 연 14% 이상의 고금리 대출 취급량이 70%를 넘어서는 업체가 3곳에 달했다. 롯데카드가 76.69%로 가장 많았다. 세부적으로 △14~16% 구간 32.88% △16~18% 구간 17.76% △18~20% 구간 26.05% 등으로 나뉜다. 이어 우리카드 74.87%, 삼성카드 73.48%, 국민카드 65.51%, 신한카드 49.29%, 현대카드 47.82%, 하나카드 8.69% 순으로 뒤를 이었다. 하나카드의 경우, 작년 하반기부터 대출 총량 관리 차원에서 저신용자에 대한 카드론 취급 자체를 일시 중단했다. 따라서 연 16% 이상의 금리를 적용받는 경우는 아예 발생하지 않았다.
 
연 18% 이상 초고금리 대출을 가장 많이 취급하고 있는 곳은 삼성카드(38.43%)였다. 이어 현대카드(28.15%), 우리카드(26.81%), 롯데카드(26.05%), 국민카드(22.93%), 신한카드(19.62%) 순이다.
 
이러한 금리 상승 기조는 올 들어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0%에서 1.25%로 올리면서, 카드론의 조달비용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 금리도 같이 뛰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카드론 금리 인상으로 이어진다. 고객 선별 과정에도 더욱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올해 경영상 다양한 악재가 상존하는 만큼, 고신용자 중심의 적극적인 유입을 통해 연체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단 입장이다.
 
이로 인해 금융 취약 계층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작년과 같은 조건인데도 금리가 뛰거나, 심사 거절을 받는 경우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카드업계에선 이처럼 대출 허들을 높여도 카드론 역성장 발생 방지를 장담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 카드론 자산은 작년과 비교해 1~2% 내외 성장에 그치거나 역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며 “이에 연초부터 고객군 선정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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