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규 삼일PwC 파트너 [사진=유대길 기자]

지난해 인수합병(M&A) 시장의 흐름을 주도한 키워드 중 하나는 '플랫폼'이었다. M&A 가치 산정의 핵심 요소인 재무실사(FDD) 영역에서도 플랫폼 기업의 밸류에이션 문제가 화두로 부상했다. 대부분의 플랫폼 기업들이 수익 측면에서는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향후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선 기존과 다른 방식의 평가 방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회계법인에서는 플랫폼 기업의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더 나아가 정교한 가치 평가를 위해 다양한 디지털 툴(Tool)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말 아주경제와 만난 김호규 삼일PwC 파트너는 "고객이 원하는 실사를 위해서는 사업에 대한 이해와 함께 기업가치를 창출하는 동인(drive)이 무엇인지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플랫폼 비즈니스를 실사해보면 재무제표 자체는 별로 큰 데이터가 없다. 다양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재무제표상에는 없는 잠재력을 포착해 그 결과를 효율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무제표는 한 기업의 재고 자산, 유·무형 자산, 금융 자산 등에 관한 기업의 변화와 일정 시점의 상태를 표시한다. 플랫폼 기업의 독점력 확보 가능성은 한 기업의 재무제표만으로는 예상하는 데 한계가 있다.
 
게다가 플랫폼 기업은 비싸다. 플랫폼 기업이 M&A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일도 드문 터라 원매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높은 가격을 지불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비싼 값을 주고 산 플랫폼 기업들이 빛을 발하지 못한다면 인수자들이 짊어져야 하는 무게가 너무 무겁다.
 
김 파트너는 이러한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선 재무제표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 이상의 큰 데이터들을 분석하고, 여기서 기업의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동인을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플랫폼 기업들은 이익이 나는 곳이 아직 많지 않다. 다만 향후 성장 잠재력을 보고 투자를 하게 되는 것인데,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이 플랫폼을 사용하는지를 기준으로 평가를 하게 된다. 사용량, 트래픽이 가장 큰 (성장의) 드라이브라고 보고 평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플랫폼 기업의 실사 과정에서 핵심적으로 분석해야 하는 요인은 크게 세 가지다. △서비스 이용 고객의 절대량을 알려주는 트래픽(Traffic) △지속적인 이용 수준 및 의존도를 의미하는 잔존율(Retention Rate) △트래픽을 기업의 성장으로 연결시키는 수익화(Monetization) 가능성이다.
 
예컨대 숙박업 플랫폼 기업이라면 △예약 애플리케이션 이용 정도 △체크인·체크아웃이 몰리는 시간 △연중 예약이 집중되는 시기 등 그간 누적된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오랫동안 많은 고객들이 이용하는 플랫폼인지, 또한 무엇을 기반(핵심 동인)으로 수익화를 강화할지 등을 그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그는 무엇이 핵심 동인인지에 관해 "정해진 방법이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대략적인 부분은 정해져 있다. 전통적인 현금흐름할인법(DCF)으로 검토하기도 하지만, 주로 거래금액 규모(GMV)를 기반으로 한 평가를 많이 하게 된다"며 "잠재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결국 GMV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 입장에서 플랫폼 기업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성장 잠재력(Upside Potential)"이라며 "GMV라는 정량적 수치를 지표로 활용하지만 실제 가치를 평가할 때는 정성적인 평가가 빠질 수 없고, 그때는 기업의 확장 가능성을 고려하게 된다. 대표적으로 카카오가 이런 생태계를 잘 갖추고 있다. 카카오 플랫폼에 이미 다양한 서비스들, 페이나 증권 등이 모여 있는 것을 보면 확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김호규 파트너와의 일문일답.
 
△최근 IT기반 기업 재무실사(FDD)를 꾸준히 하셨다. 올해 디지털 전환 변화상에 대한 소견을 듣고 싶다.
 
-아무래도 사모펀드 운용사(PE)들을 주된 고객으로 실사를 진행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수합병(M&A) 시장의 흐름을 느끼게 된다. 재무적 투자자(FI)들이 과거에는 제조업 쪽에 관심이 많았다. 인수 이후 자금 회수, 엑시트(Exit)가 쉬웠던 제조업 쪽에 관심이 많았는데 확실히 요즘은 FDD 의뢰만 보더라도 플랫폼이나 IT 관련 분야가 많아진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물건을 거래하거나, 일자리를 구할 때 오프라인에서 대면으로 진행을 했다. 요즘은 가상공간, 온라인상에서 이런 거래들이 이뤄지다 보니 관련 산업도 커질 수밖에 없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사람이 몰리는 것, 즉 트래픽(Traffic)을 얼마나 잘 담아낼 수 있는 플랫폼을 누가 갖고 있느냐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단순히 이익이 얼마 난다, 나지 않는다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사람들이 얼마나 모이는 곳인가, 여기에 관심이 많다. 그리고 이 모인 사람들을 가지고 수입으로 어떻게 연결시킬 것이냐, 즉 수익화(Monetization)의 잠재력이 얼마나 있느냐도 중요하다.
 
△기업들의 일하는 문화도 바뀌었을 것 같다.
 
-기업들도 과거 사용하던 물적 기반, 인프라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업무 형태를 차용하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의 업무환경으로 인프라가 바뀌는 과정이 있고,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그런 변화가 더욱 가속화되었다. 최근 M&A업계에서 자주 거론되는 티맥스소프트, 베스핀글로벌, 메가존 등이 모두 클라우드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기업들이 기존의 인프라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더욱 쉽게 접근하고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형태의 시스템으로 바꿔가는 과정에서 관련 사업들이 더욱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회계법인들도 마찬가지다. 저희도 과거부터 내부적으로 인사 시스템을 비롯해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해 사용해왔지만, 최근에는 인사는 워크데이(Workday) 플랫폼을 가져와서 도입을 하고 고객관리도 세일즈포스(Salesforce) 등의 플랫폼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공통점은 클라우드 기반이라는 것이다.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근 몇 년 사이 급변하는 모습이다. 플랫폼 사업 비즈니스 모델을 이해하는데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궁금하다.
 
-플랫폼 비즈니스 기업들을 보면 이익이 나는 곳들이 많지 않다. 손실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투자하는 것인가, (실사 입장에서) 고민들이 있었다. 다만 (이익보다는) 사람들이 모이는 트래픽, 그런 것들이 중요하게 된 것 같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 실사를 할 때도 고객사의 요구를 들어보면 고객의 충성도, 고객이 이 플랫폼에 의지하고 있는 수준 등을 검토해 달라는 요청이 많다. 말씀드린 여러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그런 분석을 하게 된다. 예를 들면 3년 전 처음 유입된 유저 중 얼마만큼이 최근에도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지, 즉 리텐션 레이트(Retention Rate·잔존율) 분석을 많이 한다. 잔존율이 높다면 고객 충성도 및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플랫폼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먼저 분석을 하게 된다.
 
트래픽과 고객의 충성도를 본 다음 살펴보는 것은 확장성이다. 이용 고객들을 바탕으로 얼마나 수익화를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수익화를 위한 계획이 잘 짜여져 있고, 서비스 확장에 대한 확신이 들면 현재는 수익이 없더라도 투자자 입장에서 차후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이런 세 가지 관점에서 많이 검토를 하는 것 같다. 대표적으로 카카오가 이런 생태계가 잘 갖춰져 있다. 카카오 플랫폼에 이미 다양한 서비스들, 페이나 증권 등이 모여 있는 것을 보면 확장성이 상당히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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