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업비트]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두나무)가 하나의 거래소와 다양한 은행과의 거래 기회를 엿보고 있다. 현재 업비트의 제휴은행인 케이뱅크만으로는 급증하는 가상자산 거래를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에서 입출금이 몰릴 때 케이뱅크 앱의 렉(서버와 클라이언트 사이의 일시적인 네트워크 지연)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현재 업비트에서 거래를 원하는 투자자들은 케이뱅크를 통해 원화를 입출금해야 한다. 즉, 케이뱅크 애플리케이션(앱)이 구동되지 않으면 업비트의 서버와 관계없이 원화 입출금이 불가하다.

케이뱅크는 올해 중반 한차례 서버 증설을 했지만 업비트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업비트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량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자체 기술력이 독보적이라 평가받으며 안전한 거래소를 표방한 두나무 입장에서 볼 때 케이뱅크와 단독 거래는 제거해야 할 리스크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케이뱅크는 올해만 5번 이상 멈춰 섰다. 비트코인이 20% 이상 폭락한 지난 4일 업비트는 케이뱅크의 먹통으로 반나절간 원화 입출금 중단, 신규 계좌 등록이 지연되는 장애가 발생했다. 이날 업비트 고객의 입출금 요청이 케이뱅크가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최대 트래픽을 초과했기 때문이다. 이날 하루(24시간) 업비트의 거래량은 약 16조원, 수수료수익은 80억원으로 추정된다. 입출금 장애는 약 3시간 동안 발생했으며, 단순 계산상으로만 10억원의 수익을 날렸다. 렉이 발생한 시간대가 거래가 몰리는 2~5시였던 점을 감안하면 실제 손해는 더 컸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케이뱅크는 업비트에 고객이 몰릴 때마다 그 덕을 톡톡히 봤다. 지난해 말 누적 고객 219만명이던 케이뱅크는 올해 480만명을 추가로 유치했다. 같은 기간 수신금액은 지난해 3조7500억원에서 올해 11조8700억원으로 급증했다. 올 상반기 케이뱅크가 업비트 수수료로 벌어들인 수익만 약 240억원이다. 더이상 '윈윈 관계'가 아닌 업비트가 케이뱅크를 끌고 가는 상황이 된 셈이다.

이런 상황 가운데 시장에서는 두나무가 최근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매각에 참여해 1% 지분을 부여받은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인터넷뱅킹의 장점을 가진 케이뱅크와 전통금융사인 우리은행을 포함해 다양한 은행과의 거래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두나무 관계자는 "해외 어디에서도 한 거래소당 하나의 은행만 실명계좌 제휴를 맺는 나라는 없다"면서 "지금으로선 요원하지만 여러 은행에서 계좌를 만들 수 있다면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편의도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두나무는 최근 '일대다 거래'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도 내놓은 바 있다. 남승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전통금융과 블록체인 핀테크 기업과의 협력을 모색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케이뱅크가 아닌 우리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하기보다는 이들을 포함한 다른 은행으로 실명계좌를 확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신한은행 등 시중은행과 제휴관계를 맺고 있는 나머지 세 거래소는 이와 관련해 아무런 언급이 없는 상황이다. 법규정 사항은 아니지만 일종의 '보이지 않는 규제'로 숨죽여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거래소 업계 관계자는 "'갑'인 은행 눈치를 보는 상황에서 우리가 '일대다'를 말하는 건 꿈도 못 꿀 소리"라면서 "독점 상태나 다름없는 업비트의 배부른 소리이며 이 언급 이후 케이뱅크 입장도 상당히 난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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