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中企] 위기가 곧 기회...포스트 코로나 생존 키워드는 ‘피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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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경 기자
입력 2021-12-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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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들 신사업 진출로 '수익 안정화' 노린다

  • 배달대행업체, 단순 이륜배송 탈피 종합 물류업체로 변신 중

  • "식품부터 펫사업까지" 생활용품 中企, 체질개선 속도

[사진=바로고]




‘피보팅(Pivoting)’이 중소기업의 포스트 코로나 생존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본래 피봇(pivot)은 공을 든 채 한쪽 다리를 여러 방향으로 옮기면서 다음 플레이를 준비하는 동작을 가리키는 농구 용어지만 최근 들어 기업이 기존 사업 모델이나 방향 등을 바꾸는 전략을 뜻하는 용어로 쓰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부릉, 바로고 등 배달대행업체가 단순 음식배달을 넘어 종합 물류 서비스 업체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배달대행서비스부릉을 운영 중인 메쉬코리아는 새벽배송 서비스를 전문으로 제공하는 오아시스마켓과 손을 잡고 퀵커머스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내년 200조원 규모로 성장 예정인 퀵커머스·새벽배송이 중심이 되는 이커머스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포석이다.

이를위해 메쉬코리아는 오아시스마켓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해 양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양사가 협력하에 선보일 새로운 플랫폼은 내년 초에 공개될 예정이며 현재 막바지 테스트와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아시스는 상품소싱과 구성을 주도하며, 물류와 유통에 대한 부분은 부릉이 담당하게 된다.

앞서 메쉬코리아는 이륜에서 사륜차를 활용한 풀필먼트 사업도 본격화했다. 지난 5월부터 메쉬코리아의 도심형 물류센터인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를 강남, 송파, 서초에 3곳에 오픈했다.

메쉬코리아는 MFC 확장을 통해 식음료 위주의 배송 카테고리를 패션·잡화, 베이커리, 화장품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향후 MFC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연내 50개, 향후 전국 300여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대형 유통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직접 물건을 판매할 수 있는 D2C(Direct To Consumer)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인프라와 IT 솔루션, 상품소싱, 운영 등 퀵커머스 비즈니스를 위한 기반과 핵심 경쟁력을 오랜 시간 다져왔기에 오아시스와의 시너지가 퀵커머스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서 “내년부터는 국내 비즈니스뿐 아니라 자사 최대 IT 경쟁력인 ‘부릉 TMS’ 등 첨단 운송 솔루션을 앞세운 해외 비즈니스 확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바로고는 최근 시리즈 C 브릿지 투자 유치를 성공하면서, 종합 배달 플랫폼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바로고는 지난 6월 800억원 규모의 시리즈 C투자 유치에 성공한 데 이어 이달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잇달아 유치하며 총 1000억원의 투자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회사는 이번 투자 자금을 활용해 배송 퀄리티 제고를 위한 인프라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먼저 퀵커머스 ‘텐고’ 사업을 확장한다. 텐고는 지난 8월부터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생필품, 신선식품을 10분 내 배달하는 바로고 자체배달 앱서비스다. 현재 텐고는 밀키트, 간식, 음료, 생수 등 1000여개가 넘는 상품 가짓수(SKU)를 확보하고 있으며, 매월 주문 건수가 두 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
 
이외에도 바로고는 주방 플랫폼 ‘도시주방’과 포장 용기·배달 컨설팅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특히 도시주방은 기존 임대업 형태로 운영되는 공유주방을 넘어 ‘운영 서비스업’을 지향하는 주방 플랫폼으로 바로고만의 딜리버리 노하우를 입점 상점에 직접 전수하고, 이 노하우가 상점 매출로 직결될 수 있도록 다양한 컨설팅을 지원한다. 현재 마포 1호점, 역삼 2호점, 고속터미널 3호점이 운영 중이다.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크린랲 '하울팟 케어클럽' 전경. [사진=크린랲]


생활용품 기업 크린랲은 반려동물 케어 신사업에 진출했다. 크린랲은 반려동물 용품 브랜드 하울팟을 공식 론칭하고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에 ‘하울팟 케어클럽(HCC)’ 오프라인 매장도 새로 열었다.
 
하울팟 케어클럽은 ‘프리미엄 반려동물 토털케어 센터’라는 컨셉에 맞춰 테라스층부터 3층까지 건물 전체를 반려동물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 반려동물 라이프스타일 제품과 서비스를 한 곳에서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반려동물과 동반 입장할 수 있는 카페와 반려동물 용품 편집샵, 식품관, 미용실, 호텔, 반려견 유치원까지 갖췄다.
 
특히 유치원은 반려동물 행동 전문가가 각 동물의 개별성향을 파악해 맞춤형 사회화 교육을 제공하며 휴식·여가 스케줄 등을 관리해 준다. 미용실은 반려동물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예약 서비스로 하루 4회 운영한다.
 
승문수 크린랲 대표는 “반려동물 시장은 이제 국내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불가분할 정도로 거대하게 성장했다”며 “이번 센터 오픈을 기점으로 크린랲은 생활용품뿐만 아니라 반려동물 케어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했다.
 

생활공작소 약콩두유 2종. [사진=생활공작소]

생활용품 전문기업 생활공작소 역시 최근 식품 카테고리를 추가 신설하며 생활용품을 넘어 식음료까지 포괄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성장을 꾀하고 있다. 2019년 일부 식품 품목에 한해 테스트 과정을 거치며 식품 생산을 위한 기반을 다졌으며, 지난 9월 식품첨가물을 배제하고 자연 그대로의 원료를 담은 ‘굶지 마, 약콩 두유 2종’을 출시했다.

생활공작소는 ‘기본’에 충실한 브랜드 철학에 맞춰 앞으로도 자연 재료 본연의 맛에 충실한 식품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생활공작소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한 생활용품업계에서 꾸준한 성장 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것은 제품 본연의 기능과 성분에 충실해야 한다는 확고한 브랜드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소비자들이 믿고 구매할 수 있는 브랜드로 자리 잡은 만큼 생활공작소의 이름으로 식음료도 출시하며 건강하고 맛있는 제품으로 남녀노소 모두의 일상에 녹아드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구업체 모나미도 새로운 미래 먹거리고 화장품 사업을 낙점하고 본격적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그룹 내 화장품개발 담당조직을 갖추고 연구개발(R&D)을 이어오고 있다.
 
모나미 측은 필기구를 60년 넘게 만들면서 축적한 색조 배합 노하우로 색조 화장품 시장을 뚫겠다는 목표다. 모나미는 화장품 부문 차별화를 위해 ODM(제조업자개발생산)과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투트랙 전략을 취할 예정이다.

모나미 관계자는 “현재 모나미가 공사 진행 중인 용인 물류창고와 생산시설에 화장품 공장도 포함돼 있다”면서 “내년 중으로 공장이 완공돼 본격적으로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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