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안보고서] "빅테크 금융 진출, 은행 자금중개·수신기능 약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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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1-12-2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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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은행-빅테크 공정한 경쟁여건 조성 살펴야…디지털 리스크도 유의"

[표=한국은행]

카카오와 네이버 등 빅테크들의 금융시장 진출이 활발해질수록 은행의 자금중개와 예금수신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 급성장 과정에서 제기되는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 지적에 은행과 빅테크 간 공정한 경쟁여건 조성에 대해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23일 한국은행은 '2021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핀테크·빅테크가 은행 경영에 미치는 영향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비대면 기술 발전을 통한 금융업 고정비용 감소와 정부 금융규제 완화는 핀테크·빅테크 기업의 활발한 시장진입을 야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규모 핀테크 기업들은 주로 간편 결제·송금, 로보어드바이저, P2P 대출, 크라우드펀딩 등 전통적 자금중개와 다른 방식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기존 플랫폼을 통해 많은 이용자를 확보해 온 빅테크 기업들은 해당 플랫폼 상에서 간편결제·송금 서비스를 제공해 높은 편의성 및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다수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플랫폼 내 이용자의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금융상품을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은 측은 "이같은 플랫폼 전략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금융권과 플랫폼의 시가총액 평가로도 드러나고 있다" 실제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경우 대출채권 규모가 금융지주사들에 비해 적음에도 불구하고 시총 규모가 더 높다. 

보고서는 이같은 금융여건의 변화로 인해 핀테크의 P2P대출, 크라우드펀딩 등 IT 기반 직접금융이 은행 여·수신을 일부 대체하거나, 금융중개의 접점이 은행 점포에서 빅테크 플랫폼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또 신용평가에서 담보 제공 능력 및 금융거래 이력을 대신해 다양한 데이터의 활용이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같은 변화가 은행 경영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관측됐다. 은행의 최우선적인 자금중개자 역할이 상당폭 축소될 수 있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금융상품 등장으로 예금 수신 기능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신용평가에 활용 가능한 비금융 데이터 생산 한계에 따른 경쟁력 약화와 복잡한 금융상품에 따른 은행의 리스크관리 어려움 가중 등이 지목됐다.

이러한 변화로 은행들은 핀테크 기업에 투자·협업하는 한편 모바일 환경에서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영업방식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규제 여건상 디지털 유니버설 뱅킹을 위한 독자적 플랫폼 제공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 한은 시각이다.

이에대해 한은은 "은행과 빅테크 간 공정한 경쟁여건 조성에 대해 살펴보고, 금융시장 재편 과정에서 빅테크 플랫폼의 영향에 따른 은행 수익성 악화와 이로 인한 위험추구 가능성에 대해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시장의 디지털 의존도 증가로 인한 사이버·운영 리스크 등 새로운 리스크에 대해서도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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