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메타버스 개척 어디까지 왔나?… 미래에셋 이어 유진·교보·NH도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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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빈 기자
입력 2021-12-1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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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점 설립하고 투자상담 제공… 세미나 등은 이미 활발

  • 상품판매 시점에 주목… 우선 미래고객 확보에 주력할 듯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증권사들이 메타버스에서 영토 확장을 꾀하고 있다. 앞다퉈 메타버스 지점을 설립하면서 메타버스를 통해 투자 상담과 미래고객 확보에 나서면서다. 다만 현재로서는 제도적·기술적 제약이 있어 메타버스를 통한 상품 판매에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 미래에셋증권, 국내 1호 메타버스 지점 설립…교보증권·유진투자증권도 출범

19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9월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메타버스 지점을 설립했다. 메타버스 지점은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통해 구현됐다. 특히 최현만 수석부회장이 직접 가상현실 촬영 스튜디오인 '버추얼 스튜디오'에 등장하면서 메타버스에 대한 경영진의 관심도가 높다는 것을 증명했다.

10월에는 교보증권도 제페토에 '교보증권 디지털지점'을 개관했다. 교보증권은 대학생 서포터즈 시상식을 메타버스를 통해 진행하면서 향후 디지털지점을 통한 임직원 소통 강화를 예고했다. 이후 교보증권은 메타버스를 통해 지난 11월에는 미션게임을, 12월에는 체육대회를 진행하는 등 관련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자리한 챔피언스라운지금융센터를 제페토에 똑같이 구현했다. 메타버스 지점의 원본인 챔피언스라운지가 '문화특화' WM센터로 운영되는 만큼 실제 지점에 존재하는 문화예술 전시들도 그대로 옮겨왔다.

◆ 투자상담부터 설명회·회의까지…활용처 무궁무진한 메타버스

NH투자증권은 메타버스를 통해 투자상담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상담원을 메타버스 플랫폼에 배치해 어드바이저 상담을 제공하는 것이다. NH투자증권은 제페토에 메타버스 지점을 구현한 다른 증권사와 달리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메타버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상담 서비스는 시범적으로 운영되면서 19일 기준으로는 이용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향후 메타버스를 통해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 및 전문가들의 세미나나 PB의 투자철학을 적용한 인공지능(AI) 투자상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메타버스를 활용한 세미나나 설명회 등은 이미 활발히 개최되는 중이다. 먼저 한국거래소는 지난 11월 17일 '코스닥시장 세그먼트 도입을 위한 세미나'를 서울 여의도 사옥과 메타버스에서 병행 개최했다. 당시 시간적·공간적 제약으로 세미나에 직접 참석하지 못한 관계자들이 메타버스를 통해 세미나를 참관하고 질의응답 등을 주고받았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세미나 당시 메타버스를 통해서도 질의응답이 진행되면서 메타버스를 통한 멀티채널 방식이 성공했다는 내부 평가나 나온다"며 "향후 개최하는 세미나들도 메타버스를 병행하는 방식이 적극적으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달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설명회를 메타버스를 통해 진행했다. 메타버스를 통해 회사 소개 및 선배 사원의 합격 후기 등 콘텐츠를 제공하는 한편 1대1 직무 상담 및 채용 절차 상담 등도 제공됐다.

SK증권은 오전 회의를 메타버스로 진행하고 있다. 개장 전 발간 예정 리포트 관련 회의를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 메타버스로 상품 팔면 접근성 높이고 투자자 보호도 증진

메타버스를 통한 펀드 등 상품판매 시점에도 이목이 쏠린다. 메타버스를 통한 상품 판매가 비용 절감 등 경제적인 이익은 물론 투자자 이해 증진과 보호도 제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증권사 입장에서는 주요 지역에 자리한 WM센터 운용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임대료가 비싼 지역 위주로 지점이 운용되고 있는 만큼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이용자 분산이 가능하다면 지점을 줄이면서 비용 절감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또 온라인 공간에 친숙한 MZ세대들이 메타버스 지점을 방문하면서 소비자들의 접근성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은 이미 비대면 업무가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실제 지점 축소에 속도를 높이는 중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은행 영업점 수는 6326개로 2020년 말 대비 79개가 감소했다. 특히 5대 은행은 올해 들어 11월까지 총 203개 점포를 폐쇄하면서 대면 창구를 축소하고 디지털 공간에서의 업무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메타버스를 통한 상품 판매는 장점이 많다. 먼저 기존 온라인 상품 판매의 경우 투자자가 직접 상품 관련 설명을 읽어야 한다. 상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질문이나 추가 설명, 보충 자료 등이 필요할 경우에도 증권사에 요청한 후 답변을 받기까지 시간이 추가로 소요된다. 하지만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상품을 검토할 경우 증권사 관계자가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는 만큼 상품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듣는 것이 가능하다.

투자자 보호 강화도 기대된다. 사모펀드 사태 등 기존 금융사고의 경우 피해자들이 상품 설명 과정을 직접 녹음하거나 녹화하지 않으면 피해 사실 입증이 어려웠다. 하지만 메타버스 공간에서 이뤄지는 상품 판매는 실시간으로 기록을 남기는 것이 용이한 만큼 추후 분쟁 발생 시에도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 메타버스 상품 판매, 현재 기술로는 어려워…우선 미래고객 확보부터

다만 메타버스를 통한 상품 판매가 상용화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제도적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의 증권사가 제페토 등 외부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들 플랫폼은 증권 관련 상품 판매를 위해 만들어진 플랫폼이 아니다"라며 "상품 판매 과정에서 이용자에게 충분한 설명을 제공하거나 추가 자료를 제시하기 어렵다. 향후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이 메타버스 플랫폼에 구현되지 않는 이상 메타버스를 통한 상품 판매는 당장은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최종적인 목표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한 상품 판매가 맞지만 현재로서는 관계당국의 제도 개편이나 플랫폼 기술의 발전 등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1차적으로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증권사 계좌를 개설하고 MZ세대 등 미래고객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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