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세월호가 왜 거기서 나와"…백신·방역패스 반대자들의 도 넘은 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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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1-12-1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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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채팅방서 백신 접종 거부자들 '백신=세월호' 빗대며 정부 방역 지침 비판

  • 최근 백신에 괴생명체 발견됐단 주장까지 더해지며 백신 불신 부추기고 있어

  • 방역당국 "백신 괴생명체 주장은 괴담…백신의 사망 예방 효과는 과학적 데이터"

'백신패스 철회' 손팻말 든 어린이 [사진=연합뉴스]

방역패스 의무화로 백신 접종 반대 목소리가 나날이 커지는 가운데 백신 접종 거부자들이 정부의 방역 지침을 세월호 참사에 빗대 도 넘은 행태란 비판이 나온다.

16일 백신 접종 거부자들이 모인 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따르면 정부의 방역지침을 세월호에 비유한 포스터가 공유되고 있다. 특히 해당 포스터를 배경화면으로 지정해 전면에 내세운 채팅방엔 이날 오후 2시 기준 140명가량이 모여 백신·방역패스 반대 의견을 나누고 있다. 다른 채팅방에서도 해당 포스터를 배경화면으로 설정한 뒤 참여자들을 모으는 중이다. 해당 채팅방에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리거나 교육청과 학교 등을 상대로 시위를 벌여 백신 접종 반대 여론을 형성하자는 내용이 지침으로 올라와 있다.
 

[사진=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이들이 공유하고 있는 포스터를 보면 세월호 참사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가운데에 배치한 뒤 "움직이지 말고 대기하라. 정부를 믿고 접종해 달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있으라 했던 선내 방송을 인용한 것이다. 또 포스터 오른쪽 위엔 세월호 참사 사망자 수(299명)와 백신 접종 후 사망 신고 사례(1340명)를 나란히 비교했다. 한 백신 접종거부자는 정부의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을 두고 "우리 자녀를 제약사 임상시험에 내주는 꼴이다. 약장수(정부) 말을 믿어선 안 된다"며 백신 접종 거부를 독려했다.

특히 이들은 군사 작전을 방불케 하는 조직력으로 백신 불신론을 키우고 있다. 이들은 △홍보 △국제 △교육 △청년·여성 전담 부서를 따로 만드는가 하면 지역별 담당자까지 따로 두고 있다. 여기에 은행 계좌번호를 공지로 등록해 홍보를 위한 모금 활동까지 펼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세월호 참사를 사용한 포스터를 두고 "세월호 참사를 정부 방역 지침과 백신 접종 반대 논리에 엮는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 백신 접종 거부를 정치적인 움직임으로 볼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소아·청소년 '백신패스' 반대 [사진=연합뉴스]

최근엔 SNS를 중심으로 백신 안에 정체불명의 미생물이 발견됐단 괴담까지 퍼지면서 백신 불신과 혐오를 부추기고 있다. 앞서 지난 13일 전국학부모단체연합(전학연), 함께하는 사교육연합 등 60여개 단체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한 산부인과 전문의는 "백신 배양액 속에서 딱정벌레처럼 생긴 괴생명체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31년 경력을 지닌 해당 전문의는 "병원에 있는 400배 입체 현미경으로 백신 성분을 들여다본 결과 이런 미생물을 발견했으며 6가지 시료에서 모두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상적인 백신이라면 그 안에 생명체가 있어선 안 된다. 백신 성분이 정확히 규명되기 전까지 소아·청소년을 비롯해 전 국민의 백신 접종 중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전문의 발언이 '괴담'이라고 일축했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미생물 관련 내용은 그야말로 괴담이다. 이런 부분이 실재한다면 식약처에서 대응해야 할 의약품 안전 문제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홍 팀장은 "예방접종에 감염 예방효과와 중증·사망 예방 효과가 있다는 내용은 전 세계적으로 연구 논문이 발표된 부분이며 실제 접종 후 효과 관찰에서도 각국에서 과학적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백신 접종과 방역 패스에 반대하는 단체들의 계속된 시위로 백신 불신이 더 짙어지는 와중에 백신 미접종자가 코로나19에 걸려 사망할 확률이 접종자보다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되면서 백신 접종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13일 중앙방역대책본부가 공개한 11월 4주차 기준 코로나19 예방접종 효과 자료에 따르면, 국내 12세 이상 내국인 가운데 미접종군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은 2차 접종완료군에 비해 2.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위중증으로 악화하거나 사망할 위험은 각 11배, 9배 높았다. 다시 말해 백신 미접종자가 코로나19에 걸릴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데다 확진 판정을 받으면 병원 신세를 질 확률도 접종자보다 더 높단 뜻이다.

마이클 라이언 세계보건기구(WHO) 긴급대응 국장도 AFP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을 막는 효과는 크지 않더라도, 중증이나 입원 치료가 필요한 단계로 가는 것을 막아주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증명됐다며 백신 접종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영국 일간 메트로에 따르면, 백신 접종을 거부해온 영국의 40대 남성 존 아이어스씨는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하기 전 "의료진이 날 포기하지 않게 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유족은 그가 숨지기 전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고 전했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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