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성' 내세운 크레디트 펀드... 자본시장 새 먹거리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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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 기자
입력 2021-12-1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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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사진=유대길 기자]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대출형 펀드 운용이 전면 허용되며 국내 크레디트 펀드 시장도 본격적인 태동기를 맞이했다. 다만 은행권을 통한 자금 조달이 아직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당분간 성장세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PEF 운용사인 VIG파트너스는 첫 크레디트 펀드를 조성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지난 10월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크레디트 투자를 전담하기 위해 만들어진 'VIG얼터너티브크레딧(VAC)'의 1호 펀드다. VAC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PEF의 크레디트 투자가 가능해지며 출범했다. 기존 자본시장법은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 운용사만 대출형 펀드를 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10월 개정안 통과 이후 사모펀드 분류체계가 바뀌면서 기존에 경영투자형 사모펀드에 해당하던 PEF 운용사들도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크레디트 펀드는 PEF 자금을 기업 대출이나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기업에 직접 자금을 빌려주는 사모대출펀드(Private Debt Fund), 구조화 채권이나 부실 자산 등 보다 넓은 범위의 자산에 투자하는 사모신용펀드(Private Credit Fund) 등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경영권을 가져오는 바이아웃(Buy Out) 펀드와는 달리 소수지분을 인수하는 방식도 크레디트 투자에 해당한다. VAC 뿐만 아니라 국내 다수 PEF 운용사들이 크레디트 부문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IMM PE는 지난해 자회사인 IMM크레딧솔루션(ICS)을 신설했고, 글랜우드 PE 역시 올해 글랜우드크레딧을 새롭게 설립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크레디트 펀드가 기업의 주요한 자금 조달 수단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기업에 직접 자금을 빌려주는 다이렉트 랜딩(Direct Lending) 이외에도 다양한 유형의 상품들이 존재한다. 국내에서도 PEF 운용사들의 시장 진출이 허용된 만큼 향후 선택지가 늘어날 것이라는 평가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해외 시장은 투자 상품이 전략별로 세분화되어 다양한 편이나 국내는 인수금융 및 일부 메자닌 방식 투자에만 한정되어 있다"며 "다만 북미 시장 발전사에서 보이듯이 기존 은행권에서 제공할 수 없는 맞춤형 파이낸싱에 대한 기업의 수요,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수요 증가로 향후 시장이 성숙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장 PDF나 PCF 시장이 큰 성장세를 기록할 순 없다는 시각도 있다. 주요 은행들의 기업 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북미와 여전히 은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일반화된 국내 시장은 상황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이 기업 대출 비중을 상당 부분 줄였으며, 신용등급 역시 세분화되어 있어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은 은행이 아닌 다른 수단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다"며 "여전히 기업들에 대한 대출이 쉬운 국내 시장에선 PDF 등 크레디트 펀드의 성장세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PEF들의 진출 역시 시장 선점의 성격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법 개정으로 새로운 시장이 열린 만큼 기존 PEF 운용사들도 수익이 적더라도 관련 사업 부문을 만들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먼저 시장에 진입한 운용사들이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처럼 장기적 시각에서 성장을 기대하고 진출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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