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를 찾아서]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SK그룹 친환경 혁신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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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1-12-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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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업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의 차이는 그 기업에 소속돼 있는 사람들의 재능과 열정을 얼마나 잘 끌어내느냐 하는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 토마스 제이 왓슨 전 IBM 회장이 남긴 말이다. 기업 구성원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것은 최고경영자(CEO·Chief executive officer)의 역할이다. 이는 곧, 기업(Company)은 리더(Chief)의 역량에 따라 흥할 수도, 망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기업에서 리더의 역할은 중요하다. 아주경제는 기업(Company)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다양한 C(Chief : CEO or CFO or CTO)에 대해 조명해보려 한다. <편집자 주>
 
김준 부회장이 정유사업자인 SK이노베이션을 친환경 기업으로 전환하는 혁신을 이끌고 있다. 앞으로도 김 부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기조에 맞춰 SK이노베이션과 그룹 전체의 변신을 견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SK그룹은 2022년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해당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는 SK그룹 차원에서 결정된 것이 아니라 각 계열사가 독자적·개별적으로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개별 인사 중에서는 김 부회장의 승진이 돋보였다. 기존 탄소배출 중심인 SK그룹의 사업 영역을 친환경 중심으로 전환을 이끌고 있는 김 부회장의 리더십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1961년생인 김 부회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7년 유공(현 SK에너지) 석유화학부문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유공이 SK그룹에 인수된 이후는 SK그룹 여러 계열사를 두루 경험했다. SK에너지와 SK네트웍스, SK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 SK물류실 등 여러 계열사에서 전략기획과 사업지원 등의 업무를 역임했다.

처음 SK그룹 계열사 사장으로 올라선 것은 2015년 SK에너지 대표이사가 되면서다. 김 부회장의 취임 직전까지 적자를 내던 SK에너지는 2015년부터 흑자 기조로 전환됐다. 이후 2017년 SK에너지의 대주주인 SK이노베이션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에는 회사의 사업구조를 혁신해 배터리와 분리막 사업을 각각 글로벌 5위, 글로벌 1위로 성장시켰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SK온의 배터리 수주잔고는 김 부회장의 취임 첫해인 2017년 60GWh에서 올해 10월 기준 1.6TWh로 4년 만에 26배 이상 늘었다. 금액 기준으로 약 220조원 성장한 것에 해당한다.

이는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와의 합작사 설립과 현대차그룹, 다임러, 폭스바겐 등 글로벌 OEM 등의 수주를 지속해서 늘린 결과다.

올해 3분기 기준 매출은 8168억원을 기록해 지난 분기에 이어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연구개발비 등 초기 비용 증가 영향으로 98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미국 제1공장, 헝가리 제2공장이 본격적으로 양산에 돌입하는 내년에는 흑자전환이 전망된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분리막 사업을 살펴보면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IET를 성공적으로 상장시켰다. 생산설비도 현재 연간 14억㎡ 규모를 2023년 21억㎡, 2025년 40억㎡ 수준으로 확장하고 있다.

최근 배터리업계가 주목하는 폐배터리 재활용(BMR, Battery Metal Recycle) 사업에서는 수산화 리튬 회수 기술을 자체 개발해 54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사진=SK이노베이션]

김 부회장은 사업성과 이외에 SK이노베이션의 친환경 혁신 부문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그는 기존 정유·화학 사업의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 전환을 현실화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지난 7월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국내외 시장 및 언론 관계자 등 200여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한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를 통해 친환경 중장기 미래전략을 공개했다.

그는 이날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 즉 탄소 중심의 사업 구조를 그린 중심의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김 부회장이 밝힌 핵심 전략은 △그린 앵커링(Green Anchoring), 배터리를 중심으로 분리막, 폐배터리 리사이클 등 그린 포트폴리오 강화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reen Transformation), 기존 사업을 플라스틱 리사이클 등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 △넷 제로(Net Zero), 온실가스 배출 제로 조기 달성 등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0월 기준 1.6TWh까지 확대된 배터리 사업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지속적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당시 김 부회장은 “SK이노베이션의 그린 전략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화석연료 사용에 대한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는 것(No Footprint Left Behind)”이라며 “SK종합화학이 생산하는 플라스틱 100%에 해당하는 물량을 재활용하는 순환경제 모델을 완성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화학 사업 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옛 SK종합화학)을 중심으로 '폐플라스틱으로 다시 석유를 만드는 도시 유전' 사업 모델을 도입하기로 했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플라스틱은 유리, 강철 등에 비해 생산 과정에서는 친환경적이지만, 리사이클 비율이 낮은 것이 문제"라며 "재활용과 친환경 소재기업으로서 플라스틱 이슈를 위기가 아닌 성장 기회로 삼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석유 사업은 원유정제, 트레이딩 및 석유개발(E&P) 영역 등에서 탄소발생 최소화를 중심으로 운영 체질을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

모든 사업장을 저탄소·탈탄소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운영최적화, 수요감소가 예상되는 수송용 연료 생산을 감축하는 대신 석유화학 제품 생산 증대, 탄소 포집·저장 기술 개발, 바이오 신재생 에너지 사업 등 다양한 방식들을 동시에 추진해 갈 방침이다.

김 부회장은 "그린 포트폴리오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지주회사 역할에 중점을 둬 그린 영역에서의 연구개발(R&D)과 새로운 사업개발 및 M&A 등을 통해 제2, 제3의 배터리 사업을 발굴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인사에서도 김 부회장의 혁신에 대한 추진력을 엿볼 수 있다. 그는 SK이노베이션과 그 자회사의 조직을 신규사업 개발 및 연구개발(R&D) 역량 확대를 감안해 개편했다.

이에 따라 기존 전략본부는 포트폴리오 부문으로 확대 개편됐다. 차세대 성장사업으로 강력 육성하고 있는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인 BMR(Battery Metal Recycle)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BMR 추진담당'을 신설했다.
 
이와 함께 '카본 투 그린' 성장 전략 추진과정에서 중요한 기술·공정 등의 검증을 위해 전사 R&D 담당인 환경과학기술원에 분석솔루션센터를 신설해, R&D 기능의 그린 성장 역량을 크게 확대했다.
 
각 사업 자회사들도 그린 트랜스포메이션 실행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 제각각 별도 조직을 신설했다.
 
SK에너지 P&M CIC는 미래 디자인센터를 신설, 그린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에 필요한 비즈 솔루션 및 지원 기능을 통합 수행하도록 했다. SK지오센트릭은 ‘G2 Tech 센터’를 신설해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 그린 공정기술을 확보할 방침이다.

김 부회장은 "내년을 SK이노베이션의 파이낸셜 스토리 본격 실행의 원년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사진=SK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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