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판부 "본안 소송 1심 판결까지 정답 효력 정지"
  • "모두 정답하면 문제 없지만...소송 진행되면 큰 혼란"

[사진=연합뉴스]

출제오류 논란이 불거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과학탐구영역 생명과학Ⅱ 문항에 대해 법원이 정답 결정 유예 결정을 내린 가운데 향후 입시 과정에서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이주영 부장판사)는 이날 “교육과정평가원이 11월 29일 생명과학Ⅱ 20번 문항 정답을 5번으로 결정한 처분은 본안 소송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효력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집행정지란 행정청의 처분을 둘러싼 본안 소송이 끝나기 전에 처분의 집행 또는 효력을 임시로 막거나 정지하는 조치다. 본안 소송 도중 행정처분이 집행되며 당사자가 뒤늦게 소송에서 이겨도 권리를 보호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마련된 제도다.

재판부는 “정답 결정 처분의 효력이 유지되면 그에 따라 생명과학Ⅱ 등급이 결정된 성적표를 받게 되는 신청인들(수험생들)은 이를 기준으로 대입 합격 여부가 결정된다.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손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금전으로 보상할 수 없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라고 전했다.

다만, 재판부는 수험생들이 본안 소송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정답 결정의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신청한 것과 달리 1심 판결까지만 효력을 정지하기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정답 결정 처분의 효력을 정지하면 성적 통지가 지연되고 대입 전형 일정에 지장을 줄 수 있지만, 효력 정지 기간을 본안 소송의 1심 판결 전까지로 정하고 본안 사건을 신속하게 심리하면 대입 일정에 지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진=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해당 문항은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인 '진화의 증거 사례를 조사하여 변이와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의 원리를 설명할 수 있다'를 근거로 집단Ⅰ과 Ⅱ 중 하디·바인베르크 평형이 유지되는 집단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보기의 진위를 판단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문항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한 수험생은 92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제시문 내용에 따라 계산하면 한 집단의 개체 수가 음수가 되는 오류가 있으므로 문제의 전제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평가원은 “이의신청에서 제기된 바와 같이 이 문항의 조건이 완전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을 준거로 학업 성취 수준을 변별하기 위한 평가 문항으로서의 타당성은 유지된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정답 효력정지 결정으로 향후 입시 과정에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이날 평가원은 수능 성적 통지일인 오는 10일 생명과학Ⅱ 응시생 6515명에 대한 성적 통지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입시업체 종로학원은 “가처분 인용에 따라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20번 모두 정답을 처리할 경우에는 수험생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평가원에서 최초 발표대로 그대로 갈 경우 이후 소송 계속 진행, 이후 중복 합격자 발생 등의 큰 혼란 발생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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