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쉬운 뉴스 Q&A] '트래블룰'이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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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12-1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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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거래소가 개정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본격 발효에 따라 '빅4' 체제로 개편되면서, 이들은 내년 3월 25일 시행되는 '트래블룰' 구축에 한창입니다. 신고를 마친 거래소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지만 트래블룰 시스템 구축에 따른 '2차 개편' 가능성도 남아있습니다. 자금세탁방지를 위해 필요하다는 트래블룰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트래블룰'이란
자금세탁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 금융권에 구축된 '자금 이동 추적 시스템'입니다. 은행들이 해외 송금 시에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가 요구하는 형식에 따라 송금자의 정보 등을 기록하는 것을 뜻합니다. 쉽게 말하면, 가산자산을 주고받을 때 정보를 공유하는 규칙이죠.

2019년에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트래블룰 대상에 가상자산을 추가해 가상자산 전송 시 수신자 정보를 수집해야 하는 의무를 가상자산사업자(VASP)에 부과하고 있습니다. 코인을 이전할 때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정보를 사업자가 파악하라는 것입니다. 최근 FATF 지침서에는 거래소 간 암호화폐 간 이동뿐만 아니라 거래소와 개인지갑 간 이동에도 트래블룰을 적용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트래블룰 도입은 의무화된 건가요?
국내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불법행위에 대응하기 위한 가상자산 관련 규제의 일환으로 특금법에 해당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특금법에 따라 내년 3월 25일부터 국내에서 트래블룰이 적용되면 가상자산사업자는 가상자산을 100만원 이상 전송하는 송수신인의 신원정보를 기록해야 합니다. 또 해당 기록에서 자금세탁 등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금융정보분석원에 보고해야 합니다. 

금융당국은 내년 3월 25일 시행되는 트래블룰과 관련해 엄정한 관리감독을 예고한 상황입니다. 김정각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은 지난 11월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금융정보분석원 설립 20주년 기념 국제콘퍼런스'에서 "이번에 개정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지침서에서는 트래블룰에 대해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며 "지침서에 따라 국내 트래블룰 제도가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도록 제도개선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이길성 금융감독원 자금세탁방지실 실장도 지난 11월 30일 여의도 전경련회관 루비홀에서 열린 '가상자산사업자의 자금세탁방지 의무 준수를 위한 FATF 개정 방향과 트래블룰 표준화 방안' 세미나에서 "42개사에 대한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수리가 완료되면 FIU에서 검토권을 가지고 빠른 시일 내 검사 일정을 잡아서 영업상황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내년 3월 25일 이후 신고 접수되는 사업자들에 대해서는 트래블시스템 구축에 대한 유예기간이 없는 만큼 기존 사업자들이 갖춰놓은 트래블룰 시스템을 보고 미리 준비해서 들어와야 한다"면서 "즉 영업하려면 트래블룰을 바로 이행할 수 있어야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코드 트래블룰 프로토콜 구축 프로세스. '주소 검색' 방식을 채택해 수취인의 지갑 주소만으로 양쪽 VASP가 송수신 고객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 [표=아주경제 그래픽팀]

트래블룰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있나요?
트래블룰은 현재까지 국제 표준이 마련되지 않았고 우리 금융당국의 명확한 지침도 나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때문에 각 가상자산거래소들이 적용 시기에 맞춰 자체적으로 개발 중에 있습니다. 트래블룰 솔루션은 사업자 간 정보 공유가 핵심이라 솔루션 참여 업체를 얼마나 많이 끌어모으느냐가 관건인데요.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는 자회사 람다256을 통해 자체적인 트래블룰 베리파이바스프(VerifyVASP) 솔루션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베리파이바스프 제휴사 모임에는 가상자산거래소 외에도 수탁업체, 금융사 등 같은 가상자산 운영 기업뿐 아니라 블록체인 기술 제공사, 핀테크 기업도 참여가 가능합니다. 업비트 솔루션에는 국내에선 한빗코, 에이프로빗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의 규제당국으로부터 인가받은 디지털 자산 사업자를 포함해 약 20여곳이 연동을 시작했습니다. 

빗썸·코인원·코빗 거래소는 10일 트래블룰 합작법인 '코드(CODE)'를 출범시켰습니다. 코드는 3사가 지난 8월 모여 만든 국내 첫 VASF컨소시엄입니다. 코드의 트래블룰 솔루션은 코빗이 전체적인 로직을 설계·기획한 뒤 코인원이 솔루션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개발했습니다. 이후 세일즈와 대관업무는 빗썸이 담당합니다. 코드 트래블룰 솔루션은 현재 각 거래소와 연동 테스트를 하고 있으며 12월 말부터는 모든 입출금 시스템에 트래블룰을 적용할 예정입니다. 내년 1월부터는 국내외 VASP 회원사를 본격적으로 모집합니다. 

코드는 지난 8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확장성'에 가장 방점을 뒀다고 강조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예고했는데요. 코드의 트래블룰 솔루션은 '주소 검색' 방식을 채택해 수취인의 지갑 주소만으로 양쪽 VASP가 송수신 고객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코드 솔루션을 주도적으로 설계한 차명훈 코인원 대표는 코드 솔루션은 △효율성 △안전성 △확장성 △편의성 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코드 솔루션은 세계 최대 금융 블록체인 컨소시엄 R3 코다의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합니다. R3 코다는 금융에 특화한 데다 이미 검증을 마친 컨소시엄이기 때문에 안전성이 보장된다는 게 코드 측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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