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대선이다] 李도 尹도 250만호…'빈수레만 요란'한 공급폭탄부터 '재탕 공약'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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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1-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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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공약 숨은 1인치 ⑤부동산>

  • 李 "공급 충분히 늘리는 쪽으로 가야"

  • 공항 이전해 신규 주택 공급 구상 중

  • 尹도 '역세권 첫집' 등 250만호 약속

  • "방향 바람직...관건, 재원·부지 확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대선 공약으로 각 250만가구의 주택 공급을 약속한 가운데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비판이 들끓는다. 

7일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임기 내 기본주택 100만가구를 포함한 주택 250만+'α(알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윤 후보도 '역세권 첫집 주택' 20만가구 및 '청년원가주택' 30만가구를 포함한 주택 250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의 기본주택이나 윤 후보의 역세권 첫집 주택은 모두 과거 실패 사례가 있는 '토지임대부 주택'의 재탕 정책이라는 점에서 비판을 받는다. 지난 2007년 경기 군포시에 공공자가주택이 환매조건부와 토지임대부 형태로 공급됐는데 전체 물량 가운데 92.4%가 미분양돼 전량이 일반분양으로 전환된 바 있다.

양당 대선 후보가 성난 부동산 민심 잡기에 급급해 현실성이 낮은 공급 폭탄을 약속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모임 공간(앤드스페이스)에서 무주택자들과 '주택청약 사각지대'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포공항 이전 꺼낸 李···'250만+α가구' 예고

이 후보는 최근 문재인 정부 부동산 실책에 직접 사과하는 한편 '대규모 주택 공급'을 거듭 예고했다. 이 후보는 지난 2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시장에서 기대하는 이상의 추가 공급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일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는 "일반의 예상을 뛰어넘는 대대적 공급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앤드스페이스에서 열린 '주택청약 사각지대 간담회'에 참석해 대규모 주택 공급 기조를 재차 확인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공급을 충분히 늘리는 쪽으로 가야 한다"며 "어차피 계속 밀도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민간 공급을 늘리거나 공공택지 공급을 더 과감히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가 경선 후보 시절 약속한 250만가구 공급에 더해 추가 주택 공급도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이 후보 측은 신규 주택 공급부지로 김포공항을 유력히 검토 중이다. 공항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해당 부지에 신도시를 개발한다는 뜻이다. 이 밖에도 경인선 지하화, 공원 부지 등을 활용하는 방법도 고민하는 상황이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수도권 공급 대책에 대해 다양한 경우의 수를 열어 놓고 검토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공항 부지와 전철 활용 등 공급 대책에 대해서 준비하고 있고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적정한 시기에 후보가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尹도 250만가구 공급...부지·재원 '글쎄' 

윤 후보 역시 5년간 주택 250만가구 공급을 약속했다. 그중 20만가구를 역세권 첫집으로, 30만가구를 청년원가주택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역세권 첫집은 우선 교통이 편리한 역세권에 무주택자를 위한 공공분양주택을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역세권 첫집의 경우 역세권 민간 재건축단지의 용적률을 기존 300%에서 500%로 상향하고, 물량의 50%를 기부채납받아 주택을 공급하면 별도 비용이 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가주택은 청년층이 시세보다 싼 원가로 주택을 분양받아 최소한 5년 이상 거주한 뒤 국가에 매각하면 시세차익의 70% 이상을 보장해준다는 구상이다. 이 과정에서 민간 재개발·재건축 관련 규제를 해제해 도심 지역 주택 공급 자체를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윤 후보의 역세권 첫집은 토지임대부 주택 형태라는 점에서 효용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무주택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분양가의 70% 비중을 차지하는 택지비를 제외하고 건물값만 받는 주택인데, 이에 따라 주택을 분양받은 사람은 국가 소유인 토지에 대해 매달 별도의 임대료를 납부해야 한다. 주택 거주자의 부담이 줄지 않는 셈이다. 이 후보의 기본주택 역시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두 후보의 부동산 공급 정책에 대해 결국 부지와 재원 확보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취약계층이 주거 안정을 도모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면서도 "그럴 만한 부지가 있는지, 재원은 어느 정도 되는지가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 같다"고 했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재원 마련을 위해 예산 조정을 해야 할 것"이라며 "그래도 부족하면 주택도시기금에 납부하는 정부 예산을 늘려도 되고 회사채를 발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임 교수는 공공임대주택을 늘리겠다는 두 후보 정책 방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과 비교해 국내에 공공임대주택 비중이 낮은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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