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코드레이 초대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국장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은행감독 담당 부의장으로 지명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전임자들에 비해 금융 규제를 강화할 수 있는 인사라는 분석이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코드레이 전 국장을 차기 연준 은행감독 담당 부의장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처드 코드레이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국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앞서 해당 자리에는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지명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었다. 금융권 감독에서 강경한 입장을 펴는 주요 인사가 연준에 필요하다는 미국 민주당 진보파의 요구 때문이었다. 다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브레이너드 이사를 연준 부의장에 지명하고, 은행감독 담당 부의장 자리는 여전히 공석으로 남겼다. 따라서, 시장은 백악관이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민주당 진보파의 불만을 막기 위해서라도 금융권 규제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인사가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고려했을 때, 코드레이 전 국장은 미국의 금융 규제 기관 정점에 있던 인사로서 민주당 진보파도 그의 지명에 별다른 반대를 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리처드 코드레이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지명으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CFPB의 국장으로 재임했다. CFPB는 지난 2008년 국제 금융위기 이후 금융 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융 기관들을 규제하기 위해 신설된 기관이다.

당시 오바마 행정부는 금융위기를 초래한 월가에 대한 개혁을 강하게 밀어붙이며 2017년 '도드-프랭크 월스트리트 개혁 소비자 보호법'을 제정했다. 이 법으로 3대 금융 규제 기관인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금융안전감시위원회(FSOC)와 CFPB가 설립됐으며, CFPB는 이 중 최상위 규제 기관이다. 

코드레이 전 국장은 CFPB 국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금융기관들에 대해 칼을 뽑아 들었다. 최대 400%의 이자를 물릴 수 있는 소규모 단기 대출 제도에 대해 차용인이 대출을 상환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게 하는 등 새로운 규제를 도입했으며, 은행 계좌와 신용카드 등 은행 상품에 대해 소비자들이 뭉쳐 고소할 수 있게 하는 '중재 규칙'을 채택했다. 다만, 이후 해당 규제는 금융 규제를 거부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축소됐다.

코드레이 전 국장은 CFPB 국장직 퇴임 이후 현재까지 미국 교육부 산하 학자금 지원 기관인 연방학생지원(FSA·Federal Student Aid) 사무국의 최고 운영 책임자로 재직하며 1조6000억 달러(약 1889조 2800억원) 규모의 학자금 대출 프로그램을 감독했다. 

연준 관계자 지명자에 대한 의회 청문회를 주재하는 셰로드 브라운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의장 역시 이날 "코드레이 전 국장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에 대해 백악관과 이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코드레이 전 국장이 미국 상원의 인준까지 통과할 경우, 그는 대형은행 규제와 기후변화 관련 대응에 보다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민주당 진보파가 연준에 주문해왔던 내용이기도 하다. WSJ 역시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워런 상원의원이 비밀리에 백악관 고위 관리들에게 코드레이 전 국장을 지명하도록 압박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워런 상원의원은 특정 후보자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11월 29일 "금융 시장이 효과적으로 기능하기 위해 규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하고, 그러한 통찰을 따를 용기가 있는 사람"이 연준의 은행감독 담당 부의장으로 지명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은행감독 담당 부의장인 랜달 퀄스는 연준의 금융권 규제 역할을 소극적으로 수행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은행 투자자 출신의 퀄스 부의장은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명으로 연준의 초대 은행감독 담당 부의장에 올랐다. 올해 12월로 4년 임기를 마무리하는 퀄스 부의장은 해당 직위에 대한 사임 의사를 밝힌 상태다. 다만, 부의장 임기 종료 후에도 퀄스 부의장은 2032년까지 연준 이사로 남아있는다. 
 

랜달 퀄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은행감독 담당 부의장[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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