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기술력 유지 못하면 미국서 찬밥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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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기자
입력 2021-11-23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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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오현 삼성전자 고문, 한국반도체산업협회 30년사 인터뷰서 밝혀

권오현 삼성전자 상임고문(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이 삼성전자가 반도체 기술력을 유지하지 못하면 미국에서 '찬밥 신세'를 당할 수 있다는 평가를 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권 고문은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최근 발간한 한국반도체산업협회 30년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권 고문은 반도체산업협회 제6대(2008~2011년) 협회장으로 협회 특별 인터뷰에 참여했다.

권 고문은 인터뷰에서 “미국이 삼성전자나 (대만의) TSMC를 반도체 회의에 초대하거나 미국 내 팹(공장) 투자를 주문하는 것은 삼성이나 TSMC의 기술 때문”이라며 “이들의 앞선 반도체 제조 능력을 찾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기술이다. (삼성전자가) 기술을 잃어버리면 찬밥 신세가 될 것”이라며 기술 리더십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고문은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주요국들의 반도체 자립화 움직임에 대해서는 “우리나라가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생각하진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어 “반도체는 국제 분업이 잘 이뤄져 왔고 우리나라는 반도체 제조 기술이 강하다”며 “주요 국가에서 반도체 자립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런 분업화가 쉽게 흔들리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유럽이나 미국도 반도체를 직접 다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전략적으로 대응하면 언제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지니어 출신 전문경영인인 권 고문은 2004년 시스템LSI사업부(시스템반도체 설계 부문) 사장, 2008년 반도체사업부 총괄사장을 거쳐 2012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DS(반도체 부문)부문장에 오른 뒤 이후 5년간 대표이사직을 수행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직을 끝으로 지난해 고문으로 물러났다.

아울러 권 고문은 국내 시스템반도체 산업 육성 방안에 대해 “흔히 시스템반도체를 다품종 소량생산이라고 하지만 정의부터 잘못됐다”라며 “시스템 반도체는 다품종 대량생산 비즈니스로 중소기업이 단독으로 해내기 어려운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구개발 비용과 글로벌 시장 대응을 위해 큰 기업이 돼야 하는데 국내 기업들은 소수를 제외하고 1000억~2000억 규모에 머물러 있다”며 “(정부가)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시스템 반도체를 육성하겠다고 접근하면 앞으로도 성공할 기회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상임고문(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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