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신화 주역 권오현 삼성전자 前 회장 "다시 '초격차' 필요"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반도체 신화를 이끈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이 '패스트 팔로워(빠른 추격형 전략)'의 유효 기간이 끝났다고 경고했다. 

권 전 회장은 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북콘서트 '다시 초격차'에서 "중국의 급부상 속에 과거 방식으로는 더 이상 우위를 지키기 어렵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권 전 회장은 1985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반도체 사업을 키운 핵심 인물로, 2017년 삼성전자가 인텔을 제치고 글로벌 1위에 올랐을 당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현재 삼성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기획재정부 중장기전략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그가 다시 '초격차'를 언급한 배경은 한국 성장 모델의 한계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반도체·ICT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요 수출 품목은 내년에 역성장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권 전 회장은 한국 산업이 과거에 모방을 통한 성장이었다고 지적하면서 새로운 산업 생태계에서 살아남으려면 구조적 전환을 이뤄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남이 다져놓은 길을 잘 걷는 데는 강하지만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데는 제약이 많다"며 "정부·기업·대학 모두 모범생을 키우는 시스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중국이라는 비정형적 경쟁자가 등장한 지 오래지만, 우리는 여전히 이를 간과하고 있다"며 "중국은 특수한 국가로, 대응하기 위해선 새로운 발상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권 전 회장은 한국이 퍼스트무버로 전환하기 위해선 회의·보고 중심 기업 문화를 바꿔야 하며 정책 환경 변화도 필수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제언하는 한편 '네거티브 규제가 주가 되는 규제 개혁도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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