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전 시장] “국경 없는 쟁탈전”…기업들, 경쟁사 ‘모국 공략’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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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기자
입력 2021-11-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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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LG전자는 미국·러시아로…일렉트로룩스·밀레 등 유럽 기업은 한국행

글로벌 가전 업계가 서로 상대방의 텃밭을 공략하며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국내 대표 가전 기업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해외 시장을, 해외 기업들은 한국 시장에서 잇따라 입지를 넓히는 시도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유럽총괄 직원이 지난달 온라인으로 진행한 가상 프레스콘퍼런스 ‘라이프 언스토퍼블(Life Unstoppable·멈추지 않는 일상) 2021’에서 비스포크 가전과 라이프스타일 TV '더 프레임'을 소개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LG전자, '비스포크 홈·오브제 컬렉션' 앞세워 해외로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3월 국내에 선보인 소비자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 홈(BESPOKE HOME)’의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가전을 앞세워 미국, 유럽,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비스포크 홈은 소비자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맞춰주는 ‘비스포크’ 콘셉트를 생활가전 제품 전체로 확대한 제품군을 말한다. 이를 통해 집안 전체를 다양한 제품과 디자인으로 일관되면서도 각자 취향에 맞는 공간으로 구현한다.

먼저 세계 최대 가전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에 진출했다. 지난 5월 미국을 중심으로 온라인을 통해 ‘삼성 비스포크 홈 2021’ 행사를 열고, 전 세계 미디어를 대상으로 비스포크 홈을 알리는 자리를 마련했다.

또 최근에는 미국에 이어 유럽 시장에서도 비스포크 가전을 알리고 나섰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가상 프레스콘퍼런스인 ‘라이프 언스토퍼블(Life Unstoppable·멈추지 않는 일상) 2021’을 개최했다.

해당 행사에서 비스포크 가전은 물론 라이프스타일 TV, 폴더블 스마트폰 등을 중심으로 유럽 소비자들의 삶을 한층 풍요롭게 할 혁신 제품들을 선보였다. 이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진행됐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주요 제품 및 서비스를 현지 미디어와 거래선에 소개하기 위해 삼성전자 유럽총괄에서 도입한 양방향 온라인 콘퍼런스·체험 플랫폼이다.

삼성전자는 집 안의 다양한 공간에서 제공하는 솔루션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제품으로 구성된 비스포크 홈 라인업 △‘퀀텀 미니 발광다이오드(LED)’가 적용된 네오 큐엘이디(Neo Qled △프리미엄 프로젝터 ‘더 프리미어(The Premiere)’ △최고 사양을 탑재한 커브드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네오(Neo) G9’ 등을 소개했다.

특히 비스포크 냉장고는 지난해 10월 북유럽을 시작으로 유럽 시장에 도입돼 호평을 받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재까지 40여 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행사 당시 유럽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가상 쇼룸 ‘비스포크 스튜디오’를 열기도 했다.
 

LG전자가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현지 인플루언서들과 함께 진행한 오브제 컬렉션 출시 행사에서 배우 글라피라 타르하노바(Glafira Tarkhanova)가 오브제컬렉션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는 지난해 10월 공간 인테리어 가전인 ‘LG 오브제 컬렉션(LG Object Collection)’을 처음 내놓고 해외시장에서 영토를 확대 중이다. 지난 5월 중국에 먼저 오브제 컬렉션을 론칭했다. 또 최근에는 러시아에도 제품을 출시하면서 공간 인테리어 가전의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LG전자는 향후 중동과 유럽 등으로 오브제 컬렉션의 입지를 지속해서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러시아에는 오브제 컬렉션 상냉장 하냉동 냉장고와 1도어 컨버터블 패키지를 시작으로 원바디 세탁건조기 ‘워시타워’, 스타일러 등으로 점차 제품군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또 현지 고객들의 선호도를 고려해 오브제 컬렉션 색상 가운데 베이지와 실버를 먼저 선보인다. 이후 순차적으로 색상을 확대 적용한다. LG전자는 오브제 컬렉션에 전문가가 엄선한 색상과 혁신적인 신제품을 지속 확대해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 세계적인 색채 연구소 미국 팬톤 컬러연구소와의 협업 등을 통해 총 17가지 색상으로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혔다. 또한 △신개념 식물 생활가전 LG 틔운 △코드제로 A9S 올인원타워 무선청소기 △인공지능 로봇청소기 코드제로 R9 등을 추가해 총 16종으로 늘었다.
 

스웨덴 종합가전기업 일렉트로룩스의 프리미엄 무선청소기 ‘얼티밋홈 900’. [사진=일렉트로룩스 제공]

글로벌 가전 기업들 "韓 프리미엄 가전 시장 주목"
최근 들어 해외 가전 기업의 한국 시장 공략 추세도 눈에 띈다. 스웨덴 종합가전기업 일렉트로룩스는 오는 24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국내 최초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다.

‘스웨디시 하우스(Swedish House)’라는 이름의 이번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더 건강한 삶’을 위해 고민해 온 일렉트로룩스의 철학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일렉트로룩스가 단독 매장을 여는 것은 한국 시장에 진출한 지 약 20년 만이다.

또한 일렉트로룩스는 최근 프리미엄 무선청소기 ‘얼티밋홈 900’도 내놨다. 이는 바닥 먼지를 99% 제거하는 강한 흡입력과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장착된 물걸레 기능이 특징이다. 한국식 마룻바닥에 특화한 소재의 ‘롤러’가 먼지와의 밀착력을 높여 닦아내듯 청소할 수 있다.

이 제품에는 한국 소비자의 니즈(욕구)를 고려해 일렉트로룩스에서 최초로 선보인 LED 물걸레 노즐도 장착됐다. 이를 통해 청소가 어려운 소파나 침대 아래 등 어둡고 낮은 부분까지 깔끔하게 청소해준다.

독일 대표 가전기업인 밀레도 이달 중 한국 시장에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2000만원대의 초프리미엄 냉장고 ‘마스터쿨’ 빌트인 시리즈를 출시해 최고급 프리미엄 제품군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냉장고는 빌트인 형식은 물론 1000~1500리터(L)의 대용량을 자랑한다.

밀레 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국내에서는 정식 출시 이전이지만, 일부 소비자에게 초프리미엄 냉장고 관련 구매 문의 및 판매 예약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실제 제품을 인도하는 시점은 출시 이후가 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 9월에는 밀레 한국법인 밀레코리아가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실시간 소통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마케팅을 펼치기도 했다. 김호윤 셰프가 쇼핑라이브에 출연해 ‘밀레 투인원(TwoInOne) 인덕션’을 활용해 최고급 한우 요리의 조리 과정을 소개했다. 해당 제품은 후드와 인덕션 전기레인지가 하나로 결합한 특징을 갖는다.

이렇듯 해외 가전 기업이 잇따라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배경에는 프리미엄에 특화한 한국 시장의 특성이 자리한다. 한국 가전 시장은 글로벌 가전 업계에서 트렌드에 민감하고, 품질에 대한 인식으로 프리미엄 제품군을 처음 출시해 시험해보기 좋은 시장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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