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벨라루스 제재 확대할 듯...가스 공급·난민 사태 악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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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11-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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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과 벨라루스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자국 야당 인사 체포를 위한 여객기 강제 착륙 사건 이후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는 양측에는 난민 사태로 긴장감이 고조하고 있다. EU의 추가 제재가 임박했다는 관측 속에서 벨라루스는 천연가스 공급 방해를 언급하며 위협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조셉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를 인용해 EU 집행위원회가 15일 중 벨라루스에 대한 제재를 확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보렐 대표는 프랑스 시사주간지 '르 주르날 뒤 디망슈'에서 1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진행될 EU 외무장관 회의에서 벨라루스에 대한 여행 금지와 자산 동결 처분 결정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최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정권에 제기된 '난민 밀어내기(이민자 밀수)' 의혹 때문이다. 폴란드와 국경을 접한 벨라루스 일대에는 EU로 진입하려는 중동 지역 난민이 몰려들며 '국경 위기'가 고조하고 있다.
 

알레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보렐 대표는 EU가 난민 밀어내기 의혹에 연관된 여행사와 항공사에 대한 자산 동결과 함께, 루카셴코 행정부 내 관료 30여명에 대한 개인 제재 등의 EU 여행 금지와 자산 동결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보렐 대표는 "루카셴코 벨라루스 정권이 이와 같은 보복에 EU가 제재를 해제할 것이라고 믿었다"면서 "루카셴코는 틀렸으며, 정반대의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EU)는 루카센코에 협력하는 이들을 정확히 겨냥해 제재를 강화할 것"이라면서 "그간 EU는 벨라루스 시민의 생활 조건 악화를 우려해 기업 제재를 피했지만, 이젠 (EU에 대한) 수출 입지를 확보한 기업도 제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르 주르날 뒤 디망슈는 이날 보렐이 밝힌 추가 제재 방안을 놓고 내년 3월 채택 예정인 'EU 전략 나침반'과의 연관성을 지적했다. 이는 지난 2월 EU 정상회의에서 결의한 방위·안보 신전략으로, 2025년까지 5000명 규모의 유럽군을 창설하고, '전략적 자율성'을 기반으로 국제 안보와 회원국 공동 방위 문제를 다루겠다는 내용이다.

EU와 벨라루스의 갈등은 지난 6월 루카셴코 정권이 자국의 야권 인사를 체포하기 위해 아일랜드 항공사 라이언에어 소속 여객기를 강제 착륙시킨 데서 시작했다.

이 사건 직후 EU는 곧바로 미국과 함께 벨라루스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시행했다. 당시 루카셴코 정권 주요 인사 78명과 8개 단체에 대한 개인 제재과 함께 벨라루스 정권의 주요 수입원인 탄산칼륨 비료 수출, 담배 산업, 석유·석유화학 제품, 금융 부문을 겨냥한 제재 등이 포함했다.

양측의 갈등은 최근 벨라루스의 난민 밀어내기 의혹으로 다시 긴장감이 고조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3만명 이상의 난민이 벨라루스와 폴란드의 국경을 통해 EU로 진입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개월간 이들 난민의 수가 급증했는데, 이에 대해 EU는 벨라루스가 자국의 항공기를 통해 러시아를 포함해 10여개국에서 중동 지역 난민을 수도인 민스크로 실어나르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따라 EU는 벨라루스가 제재에 대한 보복 조치로 난민 유입으로 EU 측에 부담을 주기 위해 이를 적극적으로 조장했거나 방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의혹 이후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 등의 국경에선 무력 대치 상황도 악화하고 있다. 벨라루스를 지원하는 러시아와 폴란드가 소속한 서방 진영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병력을 집결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지난 11일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EU가 추가 제재를 결정한다면 자국을 지나는 유럽으로의 가스 운송관을 차단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유럽 공급을 위한 '야말-유럽' 가스관이 지나가는 경유국이다.

다만 이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국의 통신사 스푸트니크를 통해 "벨라루스가 유럽으로 가는 러시아산 가스 공급을 차단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면서 "이는 우리(러시아)와의 가스 운송 계약 위반이며, 그래서 좋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벨라루스 국경에서 폴란드 진입을 기다리고 있는 중동 지역 난민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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