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 가격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톤(t)당 철광석 가격이 10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11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11월 1~5일) 기준 철광석 주간 가격(중국 상하이항)은 t당 98.11달러를 기록했다. 전주와 비교하면 15.6% 급락한 가격이다.

중국정부의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조강 생산규제가 지속하면서 원재료인 철광석 수요 둔화 우려 심화가 가격하락을 이끌었다.

반면 고철가격은 고공행진 중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9일 기준으로 전국 평균 철스크랩(중량A)의 t당 가격은 60만원에 달한다. 지난 6월 t당 49만90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5개월 사이 20.2%가 올랐다. 주요 제강사들이 전기로 도입을 확대하고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해 철스크랩을 찾기 시작한 것이 원인이다. 철스크랩은 쇳물 생산 과정에서 철광석보다 탄소 배출량이 적다.

철광석 가격 급락으로 인해 철강업계와 완성차 업계의 강판 가격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두 업계의 자동차강판 협상은 철광석 가격이 t당 200달러를 넘어설 때 시작했는데, 철광석 가격이 지속해서 하락하자 완성차 업계가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장기전이 됐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이미 끝났을 협상이 장기화한 데에는 급락한 철광석 가격이 크게 작용했다”며 “예상보다 큰 철광석 가격 하락 폭에 완성차 업계에서 더 낮은 가격을 요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비철금속 가격도 하락세다. 11월 첫째 주 런던금속거래소(LME)의 동 가격은 전주 대비 1.3% 하락한 t당 9808달러를 기록했다. 니켈과 아연은 각각 1.7%, 2.7% 하락한 t당 1만9623달러, 3354달러로 집계됐다.

세 광물의 가격하락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결정에 따른 달러 강세가 원인이다. 중국의 전력사용 규제 완화도 비철금속 가격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연준은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매월 말 150억 달러 규모로 채권매입을 축소하는 테이퍼링 시행을 공표했다. 다만 해당 정책이 금리 인상의 직접적인 신호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달러 강세가 시작됐고 위험자산 기피 심리로 인해 비철금속의 가격 하방압력이 발생했다.

동의 경우는 주요 공급처인 페루 광산 인근 지역 주민의 운송로 봉쇄가 해제되면서 추가적인 가격하락 요인이 발생했다. 동 공급감소 위험요소가 사라진 영향이다. 반면 칠레의 9월 동 생산량이 7개월 최저치인 45만1128t을 기록한 것은 하락 폭을 제한했다.

LME의 동 재고량 역시 지난달 초 기준 전주 대비 16.6% 줄어드는 등 10주 연속 재고량이 감소하면서 가격하락 압력을 부분적으로 상쇄했다.

11월 첫째 주 연료탄 가격은 전주 대비 15.7% 하락한 t당 141.85달러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의 석탄 가격 상한제 도입 등 시장개입 확대 및 석탄 증산 전망이 원인이다. 연료탄 가격 급락세 등 에너지원 가격하락에 따라 우라늄 가격도 전주 대비 9% 하락한 파운드(lb)당 43.71달러를 기록했다.

페로망간은 공급량 증가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전주 대비 14.8% 하락한 t당 2125달러를 기록했다. 현물 구매 감소와 공급 증가는 합금시장을 지속해서 압박했다. 특히 중국 정부의 목표에 따라 철강 생산량이 억제되면서 합금 소비가 감소한 것이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탄산리튬, 코발트, 희토류 등은 상승했다. 먼저 11월 첫째 주 탄산리튬 가격은 전주 대비 1.8% 오른 t당 3만349달러를 기록했다.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수요 증가가 원인이다.

특히 최근 테슬라 등의 리튬인산철 배터리(LFP) 선택 등으로 인한 강력한 수요 증가가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베이징의 한 무역회사의 경우는 공급 부족으로 인해 소량 주문에 대한 제안 가격을 t당 약 3만3000달러까지 인상하기도 했다.

탄산리튬 가격 인상으로 인해 리튬이온 양극재 생산 비용도 많이 증가했으나 공급처가 한정돼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코발트 가격은 전주 대비 1.8% 상승한 lb당 27.6달러로 집계됐다. 중국 금속 생산업체는 생산량을 줄였지만 일본의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 시장 진출을 확대하면서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 여기에 미·중 갈등으로 배터리 생산업체들이 중국 외 다른 공급처를 찾으면서 가격 상승의 요인이 됐다.

한편 국내 철강업계는 요소수 부족 사태로 인해 위기를 맞았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의 요소수 비축량은 한 달 치에 못 미쳐 당장 다음 달부터 질소산화물 저감설비(SCR)의 가동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제철소에서는 철광석을 가공해 소결광으로 만드는 과정을 거치는데 여기에서 대량의 질소산화물이 발생한다. 국내 철강업계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을 저감시키기 위해 SCR 설비를 이용한다. 이 설비에 투입되는 촉매제가 요소수다. 이 설비는 소결배가스 청정설비라고도 불린다.

즉 요소수가 부족하게 되면 SCR 설비 가동이 불가능해지고, 환경부의 환경기준도 맞출 수 없어 생산이 어려워지게 되는 것이다. 무리한 생산 강행은 환경오염으로도 이어진다.

정부가 요소수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조정 정책을 통해 요소수 물량 통제 나섰지만 이같은 정책의 효과가 철강업계에까지 확산될지는 미지수다.

SCR 설비의 가동에 차질이 생기면 포스코 등은 철강 생산량 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가뜩이나 공급부족 상황인 철강업계에는 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철광석 가격 하락에도 공급 부족에 따른 철강제품 가격 상승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부 제철소에서는 철강제품 생산 시 발생하는 암모니아를 요소수로 가공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암모니아 가공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많아 이번 기회에 암모니아 가공을 통한 자체 요소수 생산을 꾀하는 기업도 있다”며 “다만 임시방편일 뿐 자체조달할 수준의 물량은 안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제철의 경우는 2019년부터 SCR 설비에 요소수 대신에 암모니아를 투입하고 있어 요소수 대란을 피할 수 있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요소수 대신 암모니아를 SCR 설비에 투입하는 만큼 요소수 대란으로 인한 생산 차질 우려는 없다”며 “다만 외주를 맡긴 물류부문의 간접적 타격은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진=포스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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