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쌍감 정책에…초·중·고등교사 자격시험 열기 더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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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1-11-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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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 숙제·방과후 교육비용 부담 완화 목적

  • 초·중·고등교사 시험 응시자 올 최소 1000만명

  • 사교육계 감원·취업난 더해 석·박사까지 몰려

[그래픽=아주경제]

'쌍감(雙減· 두 가지를 줄인다) 정책 이후 뜨거워진 교사 자격시험 열기'

지난달 30일부터 나흘간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뜨겁게 달군 해시태그다. 중국은 최근 정부 주도 하에 공교육 과정을 전면 개편하고 사교육에 철퇴를 내리고 있는 가운데 쌍감 정책이 초·중·고등학교 교사 자격시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쌍감 정책이란 중국 정부가 학생들의 숙제 부담과 방과 후 교육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 9월 1일 신학기를 기점으로 출범한 교육 개혁이다. 쌍감 정책에 따라 초·중·고 학생에게 예체능 이외에 국·영·수 등 교과목을 가르치는 사교육업체 설립이 금지됐고, 현존하는 관련 사교육 업체도 모두 비영리성 기관으로 전환해야 했다.
 
中 교사 자격시험 응시자 수, 역대 최고치 경신

올해 하반기 중국 곳곳에서 초·중·고등학교 교사 자격시험 응시자 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일 중국 공산주의청년단 기관지인 중국청년보는 초·중·고등학교 교사 자격시험 응시자 수 잠정 통계로 지난달 30일 중국 28개 성(省)·시·자치구에서 약 600만명이 자격시험에 응시했다고 보도했다. 28개 성·시·자치구 가운데 24곳에서 응시자 수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 전국에서 가장 응시자가 많은 허난성의 경우 56만7000여명이 몰리기도 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보다 19% 증가한 것이며 역대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한 것이다. 

중국은 매년 3월, 11월 두 차례 교사 자격시험을 시행한다. 올 상반기 응시자 수가 468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올 한 해 최소 1000만명이 교사 자격시험에 응시한 셈이다.

사실 중국 초·중·고등학교 교사 자격시험의 경쟁이 치열해진 건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지난 2016년 260만명에 불과했던 응시자 수가 1년 만에 2배 가까이 늘더니 2019년엔 900만명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로 연기돼 하반기에만 치러졌음에도 응시자 수가 990만명에 육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좀 다르다. 지난 7월 아이들의 숙제와 사교육의 부담을 줄이겠다며 발표한 쌍감 정책으로 취업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초·중·고등학교 사교육기관은 물론 공교육 기관도 조정기를 거치면서다. 많은 교육기관에서는 교사들의 '이탈' 행렬이 이어졌고, 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의 단속으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교사가 되려는 중국인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28개 성·시·자치구 가운데 수도 베이징에서만 응시율이 떨어졌을 뿐이다. 베이징에서 9만2000명이 교사 자격시험에 응시했다. 지난 상반기(10만명)와 비교하면 소폭 줄어들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8만2000명)보다는 늘어났다.

 

중국 교사자격증[사진=바이두 갈무리]

◆쌍감 정책 시행에 교사직 인기 더욱 커질 듯

불확실성이 여전한데도 교사자격시험 응시율이 여전히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중국 당국이 정책적으로 사교육을 엄격히 금지하면서 공교육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대폭 강화했기 때문이다.

이에 사교육기관에 종사하던 교사들이 대거 공교육 기관으로 이직하기 위해 교사자격시험을 응시한 사례가 늘고 있다. 중국교육보는 이 같은 사례가 올해 상반기보다 20% 늘어났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7월 중국 당국은 공교육의 역할을 강화하고, 양호한 교육 생태계를 구축해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대대적인 교육 개혁에 나섰다. 온라인 및 오프라인 교육에 대한 관리·감독을 역대 최고 엄격한 수준으로 강화하고 베이징을 포함한 9개 지역을 국가 시범지역으로 지정해 추진하기도 했다. 이에 사교육 업계에서 감원 바람이 불었고, 실직한 교사들이 공교육으로 발길을 돌린 것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는 한, 취업 시장에서 교사직이 한동안 취업준비생들에게 큰 인기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중국 취업 시장에서 처우개선이 뚜렷해진 교사직에 베이징 소재 명문대 석박사 출신 등 고학력자들이 대거 몰리고 대기업 종사자들도 교사직을 구하기 위해 교사 자격증을 따려고 혈안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최근 들어 중국 당국이 교사의 취업 문턱을 높이면서 교사 자격증 취득이 필수가 된 점도 응시율이 높아진 배경으로 꼽힌다. 현재 공교육뿐만 아니라 사교육기관의 특정 과목 담당 교사가 되려고 하면 반드시 교사자격증이 필요하다.

또 취업난이 워낙 심각하다보니 굳이 교사가 되지 않더라도 교사자격증을 따서 경력 한 줄 더 채우려는 구직자들이 늘어난 것도 응시율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 실제 대학 졸업생 톈모씨는 최근 구직 생활을 하고 있는데, 이력서를 채우기 위해 교사 자격증까지 따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만만치 않은 대졸 청년층 취업난과 지난해부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등의 영향으로 중국 젊은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 제공이 점점 더 어려워진 점도 교사자격시험 열기에 기름을 부었다.

1976년 문화대혁명 이후 최악의 고용환경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중국의 대졸 취업난은 최근 심상치 않다. 올해 취업문을 두드리는 신규 대졸자는 870여만명. 해외 유학자와 전년도 미취업자까지 포함하면 취업준비생은 9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실 중국에서 너도나도 교사 자격시험을 따려는 것이다. 중국청년보는 쌍감 정책이 교육에 관심 있는 젊은 인재를 선별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쌍감 정책 하에 높은 수준의 초·중등 교사 인재를 육성하고, 기초 교육의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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