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엿보기] 꼰대 아닌 어른의 성찰 담은 ‘어떤 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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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1-11-0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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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윤춘호 | 개마고원 | 308쪽

[사진=개마고원 제공]


13인과의 대화를 통해 ‘인생의 성찰’을 발견할 수 있는 책이 나왔다.

출판사 ‘개마고원’이 신간 ‘어떤 어른’을 출간했다.

지은이 윤춘호는 “이 책은 어른들의 이야기인 동시에 꼰대들의 이야기다. 때론 어른으로, 때론 꼰대로 둘 사이를 오가는 삶이 아마도 이들의 진정한 모습일 것이다”라며 “열세 번의 만남을 통해 어른과 꼰대 사이를 가르는 기준은 ‘성찰’ 두 글자에 있을 듯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과 그 성찰의 아름다움을 함께 공감하고 싶다. 경험, 책임, 무게, 배려 같은 느낌을 주는 어른 본래의 모습을 만난 순간도 함께 나누고 싶다”라고 소개했다.

대개의 인터뷰집이 묻고 답하기의 대화로 채워져 있지만, 저자는 이 책이 “말하는 사람이 부르는 대로 적은 글이 아니라”며, “말하는 사람에 못지않게 듣는 사람의 시각과 목소리가 담긴 글을 쓰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인터뷰이의 말은 전체 맥락 속에 최소한으로만 인용됐다. 

각기 다른 13인을 만날 수 있다. 나이듦이 완성을 향해가는 과정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가수 최백호, 이제 한국 사회도 남성학, 남성운동이 있어야 한다는 오한숙희 (사)누구나 이사장, 기부와 나눔도 나의 행복을 위해서라는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실패 중독의 운명을 새로 개척해가는 명리학자 강헌, 실패를 권유하는 노벨상 후보 현택환 서울대 석좌교수, 여성,시민운동이 자신을 살렸다는 윤정숙 녹색연합 상임대표에 대한 글을 담았다. 

해맑은 예술후원의 수줍은 기업가 김판수 (주)호진플라텍 회장, 약육강식의 제도화만큼은 막겠다고 나선 작가 김훈, 가슴에 묻은 아들이 남긴 숙제를 감당하겠다는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4.3을 알고 다시 작은 자들의 주교로 발언하는 강우일 전 제주교구장, 의료운동가의 질문지 받아든 병원사업가 이왕준 명지의료재단 이사장, 내 생애 봄날은 바로 지금이라는 방송인 송해, <샘터> 제2막 도전에 나선 발행인 김성구와의 대화도 실렸다. 

젊은이들의 롤모델이 될 만한, 누구나 인정할 만한 성취를 이룬, 할말 많고 살아온 시간이 긴 사람을 가리켜 어른이라고 한다.

그러나 살아온 세월의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어른의 경륜, 책임, 무게, 여유 등이 동전의 양면처럼 자기 경험에만 갇혀 키워진 고집, 유연하지 못한 사고, 고리타분하고 경직된 태도 등의 꼰대스러움과도 짝을 이루는 이유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터뷰이들 역시 그런 양면을 모두 가진 보통의 연장자들이다. 일종의 ‘꼰대 어른’이라 해야 할까.

다만 이들이 꼰대로 그치지 않는 이유는 이들이 어른과 꼰대 사이를 가로지르는 ‘자기 성찰의 강’을 끊임없이 오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할말 많은 꼰대들이 풀어내는 뻔할 듯한 이야기지만, 거기 보석처럼 박힌 자기 성찰의 대목대목마다 경륜과 지혜가 빛을 낸다. 도전과 성취, 영광과 상처, 수치와 깨달음까지도 진솔한 고백과 회한의 토로 속에 함께 자리한다.

저자 윤춘호는 서울대에서 서양사를 공부했고, 1991년부터 SBS 기자로 일하고 있다.

자신의 몸을 써서 일하는 사람들, 세상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 다른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을 견디며 자기의 길을 가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크다. 이런 사람들과의 만남을 SBS 온라인 사이트에 ‘그 사람’이란 제목(타이틀)으로 연재 중이다.

역사 속에서 잊히고 목소리를 잃은 사람들에 대한 관심에서 <봉인된 역사 -대장촌의 일본인 지주들과 조선 농민>(2017), <다산, 자네에게 믿는 일이란 무엇인가>(2019)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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