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긴축 대비' ​신흥국 릴레이 금리인상...체코도 1.25%p 대폭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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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 기자
입력 2021-11-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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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은행(연준·Fed)의 긴축 전환이 가까워지는 가운데, 신흥국들이 연이어 금리인상에 나서며 선제적으로 '긴축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브라질, 헝가리, 칠레 등에 이어 체코도 기준금리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체코 중앙은행인 체코국립은행(CNB)이 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1.5%에서 2.75%로 인상했다. CNB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사회가 기준금리를 125bp(베이스포인트·1bp=0.01%p) 인상해 2.75%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체코 프라하에 위치한 체코국립은행(CNB). [사진=게티이미지뱅크]


CNB는 체코 국내외 경제에서 매우 강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통화 정책을 통해 이에 대응해 물가상승률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CNB는 연간 2%의 물가 수준을 목표하고 있지만, 실물경제의 물가상승률은 2.8%를 기록한 지난 6월부터 목표치를 웃돌고 있다.

이날 CNB가 큰 폭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예상보다 길어진 인플레이션(물가상승세) 상황 때문이다. CNB에 따르면, 체코의 9월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4.9% 높아졌으며, 올해 말에는 상승 폭이 7%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체코가 인플레이션 상황을 우려하며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CNB는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0.75%p 낮아진 0.25%로 인하했으며, 올해 6월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CNB는 6월과 8월 당시 기준금리를 2회 연속 0.25%p씩 올렸다. 이후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상폭은 0.75%p로 크게 커진 데 이어 이달에도 더욱 가팔라졌다. 실제 로이터 역시 자체 전문가 조사에서 체코의 금리 인상폭이 이 정도로 커질 것으로 예상한 분석가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조사에 참가한 분석가 중 5명은 인상폭이 지난 9월과 같은 75bp 수준으로, 7명은 50bp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전날 미국 연준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개시를 선언한 것 역시 금리 인상폭 확대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의 긴축 전환 시기가 점차 다가오면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을 강하게 받게 되는 신흥국들에선 선제적으로 이에 대비할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미국 달러화 환율과 시장금리는 큰 변동성을 맞이한다. 때문에 주요국보다 구조적으로 금융 환경이 취약한 신흥국은 그 영향을 더 강하게 받는다. 

최근 △노르웨이 △멕시코 △아이슬란드 △칠레 △헝가리 △브라질 △러시아 △콜롬비아 등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상태다. 

노르웨이 중앙은행이 지난 9월 23일 선진국들 중에서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연 0%에서 0.25%로 높인 이후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는 신흥국들도 일제히 금리인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 30일 멕시코 중앙은행은 올해 들어 세 번째로 금리를 인상하며 기준금리를 25bp 오른 4.75%로 발표했다.

아이슬란드 중앙은행은 지난 10월 6일 금리를 25bp 인상해 1.5%로 공시했다. 지난 9월 4.4%까지 오른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칠레 중앙은행은 지난 8월 말 금리를 인상한 뒤 지난 10월 13일 다시 금리를 기존의 1.5%에서 2.75%까지 끌어올렸다.

헝가리 중앙은행은 지난 10월 19일 기준금리를 15bp 인상한 1.8%로 발표하고,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해 가장 단호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로이터가 같은 날 보도했다. 2016년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는 러시아 중앙은행은 10월 22일 올해 6번째 금리인상을 통해 금리를 75bp 올려 7.5%까지 끌어올렸다.

브라질 중앙은행 역시 지난 10월 27일 2002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금리를 인상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150bp 오른 7.75%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콜롬비아 중앙은행 역시 지난 10월 30일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해 2.5%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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