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5∼11세 코로나19 백신 접종···국내에 영향 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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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기자
입력 2021-11-05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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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식약처 허가 있어야···해외사례, 연구결과 살펴볼 것”

서울시 양천구 홍익병원에서 16∼17세 청소년이 코로나 19 백신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달부터 시작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따른 방역 완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지난 3일부터 이틀 연속 2000명대 중반을 기록하는 등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5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400명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사흘째 비슷한 규모의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0대 신규 확진자 비율이 늘어나면서 12세 이하 어린이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미국이 5~11세 어린이에 대한 백신 접종을 시작해 국내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 “식약처 허가 전제···안정성, 효과성 평가 중요”
 
우선 방역당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에 5∼11세를 포함할지는 충분한 검토를 거쳐 결정하겠다면서 신중한 입장이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지난 4일 정례브리핑에서 “5∼11세 연령에 대한 접종 여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다른 나라 접종 시행 상황, 국내외 연구결과 등을 토대로 충분히 검토한 후에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반장은 “우리나라에서 해당 연령에 접종하려면 우선 식약처 허가가 전제돼야 한다”며 “현재까지 식약처가 허가한 화이자 백신은 접종 연령이 12세 이상으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5∼11세 접종에 대한 허가가 나오려면 안정성과 효과성 평가가 중요하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김 반장은 “백신의 안전성은 모든 연령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고 가장 중요하게 검토할 사항”이라며 “안전성과 효과성은 기본적으로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허가 과정에서 검토가 이루어질 예정이고,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나라 사례와 연구 결과를 모니터링하고, 국내 코로나19 상황과 접종 타당성 등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제약 업계에 따르면 화이자가 국내에서도 5~11세 연령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허가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조만간 식약처에 허가변경 승인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이자는 5~11세 아동 약 310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이 백신이 90.7%의 효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맞는 미 코네티컷 8세 어린이. [하트퍼드 AFP=연합뉴스]


◆ 미 CDC, 만장일치로 5~11세 코로나 백신 접종 권고

미국은 5~11세 어린이에 대한 백신 접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가 화이자 백신을 5∼11세 어린이에게 맞히라고 권고한 것을 받아들여 이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ACIP는 표결을 통해 14 대 0의 만장일치로 이 연령대에 대한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CDC는 “우리는 백신 접종 권고를 미국 내 약 2800만명의 어린이 집단으로 확대하고 의사들이 가능한 한 빨리 이들에게 백신을 맞히도록 허용한다”고 밝혔다.

월렌스키 국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어린이 백신 접종에 대해) 의문이 있는 부모들은 이 백신과 백신 접종의 중요성에 대해 더 많이 배우도록 소아과 의사나 보건교사, 동네 약사와 상담하라고 권장하겠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CDC의 최종 승인이 팬데믹과의 전쟁에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결정은 부모들이 수개월간 자녀를 걱정해온 것을 끝내게 하고, 어린이들이 바이러스를 다른 사람에게 퍼뜨리는 정도를 완화시킬 것”이라며 “이 나라에서 코로나19를 물리치기 위한 우리의 싸움에서 중대한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번 결정이 나올 것에 대비해 전국 2만5000여개의 접종소에서 어린이 접종을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다.

다만 어린이 백신 접종에 대한 부모들의 불신과 우려가 있어 해당 연령대의 접종률이 얼마나 나올지는 미지수다.

미국 카이저가족재단(KFF)의 지난달 말 여론조사 결과 5~11세에 대한 코로나19 접종 승인이 내려지면 자녀가 백신을 맞도록 하겠다고 답한 부모는 27%에 불과했다.

현재까지 이 연령대 어린이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승인한 나라는 중국과 쿠바, 아랍에미리트(UAE)를 포함해 극히 일부다.

한편, 미국에서 5세 미만용 백신은 내년 초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에서 유일하게 백신 사각지대로 남아 있는 이 연령대용 백신까지 나오면 모든 연령대에 백신 접종 자격이 주어지게 된다.

미 연방정부의 공중보건 분야 대변인 격인 비베크 머시 보건복지부 의무총감은 4일(현지시간) CNN에 출연해 “5세 미만 어린이를 상대로 한 임상시험이 그동안 진행돼 왔다”면서 “그리고 우리는 2022년 초가 어쩌면 그 연령대 아이들을 위한 백신이 나올 시점이라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화이자와 모더나 등의 코로나19 백신 제약사들은 6개월∼5세 미만 연령대 어린이를 위한 백신에 대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 국내서 10대 확진자 비율 늘어···정부 “접종 이득 커” 권고

최근 백신 접종 사각지대에 놓인 소아·청소년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 당초 소아·청소년 접종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정부는 확진자가 늘어나자 “10대 역시 백신 접종을 받는 게 더 유리하다”며 접종을 권고하고 나섰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4일 0시 기준 전체 확진자 2482명 중 10대 이하 청소년 비중은 22.4%다. 9월 말 16.5%였던 것과 비교해 증가했다. 연령별로 보면 10~19세가 321명, 0~9세가 235명이다.

소아·청소년 사이에 확산세가 커지고 있지만, 10대의 경우 상대적으로 백신 접종에 따른 이득이 적어 접종 속도는 더딘 상태다.

12~15세(06~09년생) 대상자 186만2000명 중 사전예약을 마친 이들은 53만7517명으로 약 28.9%다. 이 중 1차 접종을 마친 이들은 3만4673명(1.9%)에 불과하다.

그나마 16~17세(04~05년생)의 접종률은 나은 상황이다. 지난달 29일까지 실시한 사전예약에선 전체 대상자 87만5000명 중 57만2000명(65.4%)이 참여했다. 실제 1차 접종을 받은 인원은 43만6444명으로 전체의 절반 정도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10대에 대해서는 현재 접종을 강제하지 않고 있으나, 의학적으로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감염 위험성보다 더 높다고 판정하고 있고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격리 등 간접적인 피해까지 고려한다면 접종을 받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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