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창출보단 시장지배력"…손정의 비전펀드 전략 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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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1-11-0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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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소프트뱅크 제공]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세계 최대 벤처투자펀드 '비전펀드'의 핵심전략이 투자 대상의 이익 창출보다 시장 지배력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정책본부 AI·미래전략센터에서 발간된 '비전펀드 기업을 통해 본 글로벌 미래산업 변화 모습' 보고서에 따르면, 비전펀드는 출범 이후 지난 8월까지 166개 기업에 투자했다. 이는 인공지능(AI) 기술로 모빌리티·통신·에너지 산업 질서를 재편하는 '뉴 인더스트리'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됐다.
 
비전펀드는 "투자대상의 선별에 있어 '이익 창출 능력'이 아닌 '규모에 기반을 둔 시장지배'를 중요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지배를 위해 "50~80%의 시장점유율과 글로벌 성장 잠재력을 갖춘 기업에 '성장에 충분한 자금'을 대규모로 투자"하는 방식을 즐겨 썼고, "기업 지분 인수보다는 매년 수십개씩 투자 기업들을 늘려나가 생태계를 만들고 확장하는 것에 집중"했다.

또 비전펀드는 현지 시장 지배력이 큰 신흥국 기업에 대거 투자했고, 특정 산업의 가치사슬 전·후방 모든 분야에 투자해 특정 산업 영역을 선점하는 성향을 나타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 부품·소프트웨어(SW) 개발과 차량 제작·서비스를 아우르는 엔비디아·ARM·멤박스·오로라·크루즈·우버·그랩 등에 투자한 방식이 그런 사례로 꼽혔다.

비전펀드는 지난 2016년 소프트뱅크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애플, 폭스콘, 퀄컴 등의 출자로 시작된 다국적 펀드다. 비전펀드는 한국의 쿠팡과 미국의 도어대시 등 올해와 작년 말 상장한 기업을 통해 상당한 투자 성과를 거뒀고, 이 성과는 순이익 5조엔(약 51조5000억원)을 기록한 소프트뱅크의 2020 회계연도(작년 4월~올해 3월) 연결 실적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NIA 보고서는 "소프트뱅크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거액 베팅'의 이면에 'AI 군(群) 전략'이 내재"한다고 지적했다. 소프트뱅크가 비전펀드 포트폴리오를 통해 소프트뱅크를 중심으로 각 분야에서 1등을 차지한 업계 최고 기업들과 연합해, 각 기업의 역할을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AI를 통해 모든 산업을 재정의'하는 플랫폼으로 만드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미래 산업을 떠받칠 3대 핵심인 통신·모빌리티·에너지 분야에서 5세대(5G) 이동통신과 환경, 차량공유, 클린에너지 영역에 집중하는 플랫폼 기업이 되고, AI 기반으로 이를 연계해 자동화·최적화함으로써 사회시스템 전체의 플랫폼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2017년 5월 출범한 1000억 달러 규모의 비전펀드 1호는 첨단산업·모빌리티·통신·에너지 분야 중심의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에 주력해 왔다. 기존 투자자에 더해 마이크로소프트(MS), 골드만삭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이 신규 참여해 2019년 7월 1080억 달러 규모로 출범한 비전펀드 2호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시장 주도형, 기술 중심 성장기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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