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오는 26일 '유류세 인하 방안' 최종 발표 예정
  • 유류세 15% 인하 시 휘발유 최대 7%↓·경유 6%↓
  • 재고 문제·치솟는 국제 유가에 체감 효과 적을 수도

지난 8월 1일 오후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유류세 인하' 카드를 꺼내 들었다. 3년 만이다. 국제유가 고공행진으로 서울 평균 휘발윳값이 1800원을 넘어서는 등 물가와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유류세를 조정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인하 효과를 곧바로 체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민간 사업자인 주유소들이 유류세 인하분을 소비자 가격에 언제, 얼마나 반영할지는 가늠하기 어려워서다. 치솟는 국제유가도 문제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유류세를 인하하더라도 소비자가 체감하는 유가 하락 폭은 작을 수밖에 없다.
 
기름값 고공행진에 서민 경제 '흔들'...정부 "유류세 인하" 
정부가 다음 달 중순부터 유류세를 15% 낮추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유류세는 국회 동의 없이 정부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최대 30%까지 낮출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낮출 경우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어 20% 이상 인하는 검토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유류세 인하 방안은 오는 26일 비상 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최종 발표될 예정이다.

유류세 인하 시기는 내달 중순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류세 탄력세율 조정은 법 시행령 개정 절차가 필요하다.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공포 등 절차를 고려할 경우 절차를 가장 앞당기면 11월 11~12일, 정상적인 절차를 밟으면 15~16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물가 안정과 서민 경제 부담 완화를 유류세 인하 명분으로 내세웠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9월 석유류 물가지수는 110.07(2015년=100)로 1년 전보다 22.0% 상승했다. 세부적으로는 경유가 23.8%, 휘발유가 21.0%, 자동차용 LPG가 27.7%씩 뛰어올랐다.

소비자 판매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1732.4원이다. 2014년 11월 둘째 주 이후 약 7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것. 특히 서울 휘발유 가격은 2014년 11월 이후 7년 만에 1800원대를 넘어섰다.

유류세 인하 기간은 유류 수요가 많은 동절기를 여유 있게 포괄하는 4∼5개월이 검토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전인 내년 3~4월까지가 유력하다. 다만 향후 국제유가 동향에 따라 유류세 인하 조치가 연장되거나 단축될 가능성도 있다.
 
유류세 내려도 당장 체감하기 어려워...국제 유가도 변수
관건은 실제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기름값이 언제, 얼마나 내려갈지다.

유류세를 15% 인하하면 휘발유 가격은 1ℓ당 123원 정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휘발유 1ℓ를 구매할 때는 ℓ당 529원의 교통·에너지·환경세(교통세)와 138원의 주행세(교통세의 26%), 79원의 교육세(교통세의 15%) 등 약 746원의 유류세가 발생한다. 여기에 부가가치세(유류세의 10%)를 더하면 ℓ당 820원의 세금(기타 부가세는 제외)이 붙는다.

15% 인하된 세율을 적용하면 ℓ당 세금은 697원으로 123원 내려간다. 10월 셋째 주 전국 평균 판매 가격 기준으로 계산하면 휘발유 가격은 1732원에서 1609원으로 7.1% 낮아지게 된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경유 역시 ℓ당 87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한다. 판매 가격도 1530원에서 1443원으로 5.7% 낮아진다. 다만 이는 세율 인하가 휘발유·경유 가격에 100% 반영된다고 가정한 수치다.

문제는 시차다. 유류세가 낮아지더라도 실제 소비자 가격에 유류세 인하분이 반영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민간 사업자인 주유소 업체가 세금이 내리기 전 가져온 것을 우선 소진해야 변동된 가격으로 들어온 물량이 시중에 풀리기 때문이다. 많게는 열흘 치 재고를 쌓아놓는 비직영 주유소도 있어 다음 달 말은 돼야 유류세 인하를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류세 인하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유류세는 정유사들이 주유소에 주는 최고가격에 붙는 세금이다. '유류세 인하=휘발유 가격 인하'가 절대 공식이 아니라는 얘기다. 주유소 업체가 정유소에서 기름을 저렴하게 사 왔어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지 않으면 체감 효과는 예상보다 낮아질 수 있다. 한 시민단체 모니터링 결과, 2018년 11월 정부가 유류세를 15% 내렸을 당시에도 유류세 인하분을 가격에 반영한 주유소는 약 47%였다. 전체의 절반에도 못 미친 셈이다.

치솟는 국제유가도 문제다.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8월 69.5달러, 9월 72.6달러로 오른 데 이어 이달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등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제유가가 내년 초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세전 정유 가격 자체가 치솟으면 유류세가 인하되더라도 유류 가격은 다시 불안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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