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찍은 항공업계, ‘유종의 미’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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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1-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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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선 속속 재개...하와이·괌·사이판 등 확대

  • LCC도 국제선 활성화 주력...소비자 반응도 좋아

  • 해운 대란·연말 성수기 맞물리며 항공 화물 운임도 급상승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국내 항공업계가 올해 4분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내달 ‘위드 코로나(코로나19와 함께 살기)’가 본격화되고, 연말 성수기를 맞아 화물 등 항공 수요 많아지면서 점차 활기를 찾을 것이란 분석이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달 17일 오전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가 귀성객 및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제선 속속 재개...하와이·괌·사이판 등 확대
23일 업계에 따르면 내달 위드 코로나가 공식화되면 항공업계의 숙원이었던 국제선 운항도 본격 재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항공사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국제선 운항 재개로 대형항공사(FSC)들은 연간 흑자전환을, 저비용항공사(LCC)는 적자 폭 축소를 이뤄낼 것이란 뜻이다.

실제 국내 항공사들은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을 체결한 미국 하와이, 괌과 사이판 등을 중심으로 11월부터 정기편 운항을 속속 시작한다. 트래블 버블은 방역관리에 대한 신뢰가 확보된 국가 간 상호 격리를 면제해 자유로운 여행을 허용하는 것을 뜻한다.

대한항공은 다음달 3일부터 하와이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4월 3일부로 운항을 중단한 지 19개월 만이다. 대한항공은 인천~호놀룰루 노선을 주 3회 운항할 예정이다.

국내 항공사들은 지난 9월 추석 연휴를 맞아 전세기와 항공편 등으로 하와이 운항 재개를 계획했지만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확산하며 취소된 바 있다. 하지만 하와이를 방문한 내국인 여행객의 숫자가 지난 1월 200여명에서 최근 월 1000여명으로 확대되고 있어 대응에 나선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003년 수익성 악화로 중단했던 인천~괌 노선 운항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12월 하순 취항을 목표로 현재 국토교통부 허가를 받았다. 현실화되면 아시아나항공이 괌 노선을 운항하는 것은 2003년 3월 이후 18년 만이다.

또한 인천~사이판 노선도 현재 주 1회 운항에서 주 2회로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사이판은 한국의 첫 트래블 버블 협약 국가로 현재 아시아나항공 외에 제주항공, 티웨이항공이 운항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LCC도 국제선 활성화 주력...소비자 반응도 좋아
제주항공은 다음달 5일부터 인천~태국 치앙마이 노선에 골프 관광 목적의 전세기 운항을 진행한다. 태국 정부는 다음달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치면 자가격리를 면제해 주기로 하는 등 주요 여행 지역에 대한 외국인 입국을 허용한다.

에어서울은 오는 12월 23일부터 인천~괌 노선에 재취항할 계획이다. 인천~괌 노선은 주 2회 운항한다. 괌 외에도 사이판 등 신혼여행 수요가 있는 휴양지 노선을 중심으로 국제선 운항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싱가포르 노선 취항에도 도전한다. 최근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국토교통부로부터 인천~싱가포르 노선 허가를 취득했다. 싱가포르 노선은 동남아 경유 관광객 수요까지 확보할 수 있어 '알짜노선'으로 통해 코로나19 이전부터 LCC들이 취항을 노려왔다. 여기에 양국 정부가 최근 트래블 버블에 합의하며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밖에도 현재 국내 항공사 중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주 4회, 주 3회 일정으로 인천~싱가포르 노선을 운항 중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다음달 15일부터 주 4회 인천~싱가포르 노선 가운데 3편을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14일 경과 이후)자만 탑승할 수 있는 전용노선(VTL)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VTL 직항편을 이용하면 입국 후 자가격리가 면제된다.

소비자의 반응은 뜨겁다. 일례로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은 앞서 사전예약에 들어간 인천-사이판 노선 고객을 이미 연말까지 각각 1000여명, 1200여명 확보했다.
 

하나투어가 전 직원 정상근무를 시작한 지난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4월부터 필수 인력 외 직원을 상대로 유·무급 휴직을 시행한 하나투어는 이날부터 정상근무를 시작했다. [사진=연합뉴스] 


◆해운 대란·연말 성수기 맞물리며 항공 화물 운임 상승
해운 대란과 연말 성수기가 맞물리면서 항공 화물 운임도 크게 상승해 항공사들의 실적 회복에 보탬에 될 것으로 예측된다. 홍콩에서 발표하는 항공 화물 운송 지수 TAC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홍콩~북미 노선 화물 운임은 1㎏당 9.9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7.6% 오른 수치이다.

이 같은 추세는 적어도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증권업계는 3·4분기 항공화물 매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3.7% 증가한 1조5618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약 8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국내 항공사들은 올해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으로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작년 대비 632% 많아진 7971억원이다. 아시아나항공도 240억원 수준으로 흑자전환한다.

제주항공과 티웨이 등 주요 LCC들은 지난해보다 적자 폭이 크게 줄 것으로 추정된다. 양사의 영업손실은 올해 각각 2793억원과 1166억원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각각의 영업손실 3358억원, 1743억원보다 선방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FSC들은 화물을 중심으로 그간 선방했지만, LCC들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하지만 국제선 운항의 재개가 본격화되면 소비자의 여행 수요와 맞물려 LCC들도 실적 회복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항공유가와 원·달러 환율로 인해 예상만큼 실적 반전을 이뤄내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 평균 항공유가는 배럴당 75달러로 2분기보다 7.5% 올랐고, 같은 기간 평균 환율도 54원 오른 1185원이었다”며 “항공사 운영비의 최대 30%에 이르는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료를 올리는 원·달러 환율은 올해 실적 반등의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6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관계자들이 우리 정부가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직접 계약한 코로나19 백신 44만2000회분을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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