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보험사 10여년 전부터 헬스케어 사업 진출…국내는 규제에 '걸음마' 수준
  • 의료데이터 적극적 개방 등 추가 규제 완화 필요
국내 보험업계는 20년 전부터 헬스케어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지만, 규제라는 ‘족쇄’에 묶여 해외 보험사와의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험사가 헬스케어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성장하기 위해서는 의료법 등 규제 완화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해외 보험사들은 각 정부의 지원으로 헬스케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의료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특징을 지닌 중국은 당국이 보험사들의 의료 서비스 제공을 적극 지원하며 헬스케어 산업을 확장하고 있다. 평안보험은 아래 '평안굿닥터'를 설립, 원격의료 서비스나 헬스몰, 건강검진, 질병위험 분석, 사후 모니터링 등의 헬스케어를 제공하고 있다.

개인 의료비 부담이 큰 미국 보험사들은 건강보험 사업의 지원 수단으로 헬스케어를 활용하고 있다.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은 헬스케어 서비스 전담 자회사 OPTUM을 설립하고, 웰니스 프로그램(운동·수면·만성질환 관리), 케어솔루션(의료비용 및 입내원 일정관리) 등을 제공한다. 이를 바탕으로 OPTUM의 매출은 2011년 390억 달러에서 2018년 1010억 달러로 급상승했다. 헬스케어 사업만으로 호실적을 거둘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고령자가 많은 일본은 간병서비스를 중심으로 헬스케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솜포재팬 홀딩스는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요양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예컨대 감지기가 장착된 침대를 요양시설에 설치해 고령자의 수면 활동, 생활 활동 등의 데이터를 확보, 고령층 치매 방지를 위한 분석에 활용하고 있다.

반면, 국내 보험사의 헬스케어 사업 진출은 걸음마 수준이다. KB손해보험이 국내 최초로 헬스케어 자회사 'KB헬스케어'를 설립하고 내달부터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신한라이프 역시 내달 관련 자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보험사 헬스케어의 성장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엄격한 규제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현행 의료법상 의료행위는 의료기관과 의료인만 할 수 있고, 비대면 진료·처방과 의약품 배송 등은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특히 의료계는 보험사의 헬스케어를 의료행위로 보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먼저 보험사들은 여전히 헬스케어 사업 진출의 필수 요소인 의료 데이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료계의 반발로 보건복지부 소속 공용기관생명윤리위원회(이하 공용IRB)로부터 건강보험 진료정보 활용 연구계획을 승인받은 보험사는 KB손보와 KB생명보험, 한화생명 등 세 곳에 불과하다. 공용IRB 심의는 보험사가 건강보험 데이터 보유 기관, 즉 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이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데이터 제공 또는 데이터 결합을 요구하기 위한 사전 절차다. IRB 승인 없이는 건강보험의 진료정보를 활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 이미 다양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AIA생명, 라이나생명, 메트라이프생명 등 외국계 보험사들도 국내에서는 규제에 눌려 헬스케어 사업을 거의 추진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또 국내 헬스케어 관련 핀테크, 인슈어테크들도 국내 서비스를 포기하고 해외로 진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당국의 보험사 헬스케어 자회사 설립 제한 완화 등으로 보험사들의 헬스케어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헬스케어 서비스의 성장을 위해서는 의료데이터의 적극적인 개방 등을 위한 금융당국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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