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오후 4시 발사... 국내 기관·기업 발사체 핵심 파트 개발
  • 2013년 나로호 발사 성공했지만... 러시아 기술 의존 한계
  • 항우연 "민간 우주기업이 발전할 수 있는 토대 만들 계획"
  • 미국선 민간 주도 우주개발 '뉴 스페이스'로 패러다임 전환
  • 중국 '우주 굴기'... 달·화성 탐사에 내년 우주정거장 건설 완료

[그래픽=김효곤 기자]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II)'가 오는 21일 오후 4시 발사된다. 발사체의 핵심인 엔진, 추진제 탱크, 발사대를 모두 국내 연구기관과 기업이 만들었다. 한국이 자체 기술로 우주발사체를 쏘아 올린 7번째 '우주강국'이 될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따르면 현재 미국, 러시아, 프랑스(EU), 중국, 일본, 인도 등 오직 6개국만이 우주발사체를 자체 개발하고 조립해 사람과 위성을 안정적으로 우주에 보낼 수 있다. 이들은 우주발사체 경쟁력을 토대로 달·화성·소행성 탐사와 유인 우주 탐사, 우주정거장 구축 등 미래 우주 산업을 선점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정부 주도 우주 개발을 넘어 스페이스X나 블루 오리진을 중심으로 한 민간 우주 개발 단계로 넘어갔고, 다른 국가들도 타국의 위성과 우주인을 대신 우주로 보내주는 등 우주 개발을 하나의 산업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1980년대 이후 3~4년에 한 번씩 신규 우주발사체를 쏘아 올리며 미국·러시아와 기술 차를 좁히고 있다.

지금까지는 한국도 이들의 고객이었다. 한국은 1999년 아리랑 1호를 시작으로 총 11개의 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렸지만, 자체 우주발사체 기술이 없어 모두 미국, 러시아, 프랑스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한 번 위성을 우주로 보내기 위해 수천억원을 지불했다.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신규 위성 발사가 무기한 연기되는 등 해당 국가의 사정과 요구를 따라야 하는 문제도 있었다.

한국은 1990년대부터 고체엔진 기반 우주발사체(KSR1·2) 개발을 시작으로, 2002년 100㎏ 이하 소형 위성을 우주로 보낼 수 있는 액체 엔진 기반 우주발사체 '나로호' 개발에 착수했다. 나로호 발사는 2009년과 2010년 두 번의 실패를 맛보고, 2013년 발사에 성공했지만, 우주발사체의 핵심인 1단 엔진을 러시아 기술에 기댔다는 한계를 지적 받았다.

이에 정부와 항우연은 2010년 1.5톤급 중형 위성을 우주로 보낼 수 있는 우주발사체를 자체 기술로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누리호 개발에 착수했다. 누리호는 1.5톤급 중형위성을 600~800㎞의 지구 저궤도로 쏘아 올릴 수 있는 우주발사체다. 2013년 발사한 나로호와 비교해 적재중량이 15배 늘었다. 총 3단으로 이뤄진 누리호는 1단 75톤급 액체엔진 4기, 2단 75톤급 액체엔진 1기, 3단 7톤급 액체엔진 1기로 구성됐다.

누리호 발사가 성공했는지 여부는 발사 후 약 16분 뒤에 드러난다. 유일상 항우연 발사체체계관리팀장은 "발사 후 16분 7초가 지나면 누리호가 고도 700㎞의 태양동기궤도에 진입한다. 이때 싣고 있던 1.5t의 위성 모사체(더미 위성)를 분리해 궤도에 안착시키면 발사 성공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누리호의 성공으로 한국은 원하는 시기에 위성을 쏘아 올리는 등 국가 우주 개발 계획을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향후 관련 기술을 민간에 이전함으로써 민간 우주기업이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시험발사체 발사 근접 촬영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우주는 새 성장동력... 국가→민간 주도 '뉴 스페이스'로 패러다임 전환
국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우주 관련 연구·개발의 패러다임이 변하면서, 우주 관광과 우주 인터넷, 위성 제조·조립과 같은 새로운 사업 모델이 등장해 관련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미국에선 IT 억만장자들이 이 같은 ‘뉴 스페이스’ 시대를 개척하고 있다. 특히 우주 관광의 경우 빠른 수익화가 가능해 주요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이 우주여행에 성공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버진 갤럭틱의 우주비행선 ‘VSS유니티’는 브랜슨 회장을 포함한 승객 4명과 조종사 2명을 태우고 지상 86㎞까지 올라가 약 15분 정도 시험 비행했다. 당시 우주에서 무중력을 경험한 시간이 3분에서 4분 정도에 불과했지만, 우주 관광의 가능성을 보여줘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버진 갤럭틱은 내년 초에 본격적인 우주관광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비행당 6명의 승객을 태우고, 총 400회의 비행을 하는 게 목표다. 출발부터 도착까지 1시간 비행의 티켓 가격은 25만 달러(약 2억9000만원)에 달하지만, 600명이 줄을 섰다.

같은 달 20일에는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가 설립한 블루 오리진도 우주여행에 성공했다. 블루 오리진은 지난 7월 베이조스를 포함한 승객 4명을 태우고 우주 관광에 성공했다.

테슬라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도 우주 관광을 준비하고 있다. 버진 갤럭틱, 블루 오리진이 준궤도 우주여행을 시도한 것과 달리, 달과 화성 같은 먼 거리의 우주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 국제 우주정거장(ISS)에서 며칠 머물다가 지구로 돌아오는 여행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 상품의 좌석은 개당 5500만 달러(약 649억원)에 팔렸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11월 ISS에 우주인 4명을 태운 유인 우주선을 보내는 데 처음 성공했다. 지난 4월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달 탐사선 개발 프로젝트에 선정되기도 했다.

위성 인터넷도 민간에서 주목받는 사업 중 하나다. 이는 저궤도에 초소형 위성을 띄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통신망 구축이 어려운 개발도상국, 오지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페이스X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위해 600대 이상의 위성을 발사했다.

우주와 관련한 사업은 그동안 막대한 투자비, 높은 실패 위험 등으로 군사적, 과학적 목적으로만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그러나 발사체 재활용, 위성 부품 소형화 등의 기술 혁신으로 비용 절감이 가능해지면서 민간 기업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에 시장 규모도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올해 3500억 달러(약 413조원) 규모인 우주산업이 2040년에 1조 달러(약 118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누리호의 발사 성공 이후 민간 주도의 우주 산업이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순수 민간의 기술력으로 우주발사체를 개발·발사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위성 발사에 대한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는 만큼 기업과 연구기관이 독자적으로 위성을 만들어 쏘아 올리는 모습이 보편화될 전망이다.
 

미국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탑재된 우주선 캡슐 '크루 드래건'이 지난달 15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중국, 달·화성 탐사에 내년 우주정거장 완공 목표... '우주 굴기' 가속화
중국도 오성기를 휘날릴 장소로 우주 공간을 선택했다. 중국은 미국, 러시아에 이어 우주 사업에 적극적인 국가 중 하나다. 2019년 달 탐사, 올해 화성 탐사 성공에 이어 내년 말 우주정거장 완공을 목표로 우주선을 연달아 쏘아 올리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우주 사업에 투입한 금액은 10조원을 넘어선다. 중국은 2045년까지 세계 최고의 우주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지난 16일 새벽 우주비행사 3명을 태운 우주선 선저우 13호를 쏘아 올렸다. 지난 6월 선저우 12호를 발사한 지 4개월 만이다. 우주비행사들은 6개월간 체류하면서 현재 구축 중인 우주정거장 ‘톈궁’ 건설과 조작에 필요한 기술을 검증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중국은 내년 말까지 톈궁을 완성해 운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6월에도 유인 우주선 선저우 12호를 발사했고, 4월에는 화물 우주선 톈저우 2호와 3호를 쏘아 올렸다.

중국은 그동안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 1호와 2호를 우주로 보냈다. 내년에 완공될 톈궁은 길이 37m, 무게 90톤 규모로 제작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공동 운영하는 국제 우주정거장(ISS) 크기의 3분의1 정도다.

중국이 직접 우주정거장을 구축하는 이유는 ISS 이용이 배제돼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 러시아보다 상대적으로 늦은 2003년에 처음 궤도에 우주비행사를 보냈다.
 

지난 6월 17일 중국 서북부 간쑤성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유인우주선 선저우 12호가 발사되자 이를 지켜보던 주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은 달 탐사에 이어 화성 탐사도 시작했다. 지난 6월 중국 무인 화성 탐사선 톈원은 지난해 7월 발사된 후 10개월간 4억7000만㎞를 비행해 화성 유토피아 평원 남부에 착륙했다. 이는 미국, 러시아에 이어 세 번째 성과다. 톈원에 실린 탐사 차량 주룽은 화성의 토양과 지질 특성 등을 조사했다.

중국은 2019년 달 뒷면에 인류 최초 탐사선인 창어 4호를 착륙시키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창어 5호는 달 토양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귀환했다. 2023년엔 창어 6호도 발사된다.

중국 정부는 2045년까지 세계 최고의 우주 강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계획을 2018년에 발표한 이후 달·화성 탐사를 포함한 우주 개발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중국이 우주 개발에 투자한 금액은 약 88억5200만 달러(약 10조6400억원)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발사체 발사 횟수는 39회로 미국(37회)을 앞선다.

AFP 통신은 “중국은 우주 프로그램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수십년간의 우주 탐험 경험이 있는 미국과 러시아를 따라잡는 데 있어 큰 진전을 이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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