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이근 대위가 말하는 치열한 미디어 세계 속에서 살아남는 법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호이 객원기자
입력 2021-10-16 08: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비행기에서 뛰어내리고 암벽을 올라가고 사막을 달린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이야기지만 이걸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 있다.

그의 이름은 이근.
흔들리지 않는 강인함과 뚝심으로 특수부대라는 목표를 이뤄내고 지옥훈련을 견뎌낸 강철 같은 사람이다. 혹독한 훈련에서도 살아남았던 그는 사회로 나와 창업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는 치열한 미디어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근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근 대위 [사진=다산북스 제공]


Q. 버지니아 군사대학을 졸업한 후 한국에 오게 된 이유가 뭔가요?

A. 원래는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졸업 후 미국 네이비실(Navy SEAL)이 되려고 했어요.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해군 UDT/SEAL 장교가 되는 게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여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하하).

Q. 미국에서 지내면서 극심한 인종차별과 따돌림 속에서 진짜 ‘이근’을 찾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했나요? 그리고 이런 경험들이 당신의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A. 딱히 다른 노력들을 한 것은 없어요. 그냥 평소에 하던 수영과 격투기 등에 더 집중하고 열심히 했습니다. 그때 전 목표가 확실했고, 그 목표를 위해 열심히 했을 뿐이에요. 다만 저를 괴롭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절대 그 사람들처럼 되면 안 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사람들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늘 생각하고 있었고요. 사실 큰 영향은 없었어요. 저는 누구보다 제 자신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경험들이 없었어도 지금의 삶을 선택했을 거예요.

Q. 일곱 살 때 영화 <네이비 씰>을 보고 군인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들었습니다. 막상 특수대원이 되어 보니 영화 속에서 보던 것과 어떻게 다르던가요?

A. 영화 속에서는 특수부대의 멋있는 액션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의 특수부대원은 정말 많은 일을 소화해내야 하고, 특히 장교는 부대관리, 지휘, 그 밖에 많은 행정 업무를 해야 합니다. 현실의 특수부대 장교는 영화 속에선 보이지 않는 훨씬 더 많은 일들을 하고 있는 셈이죠. 그래서 영화 속에서 비치는 모습보다 현실 속 특수부대 장교가 영화만큼이나 더 멋집니다. 단순히 통쾌하고 멋진 작전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겐 보이지 않는 중요한 임무가 아주 많습니다.

Q. 군인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나라를 위해 헌신을 합니다. 이근 대위는 어떤 방법으로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있으며, 그 방법을 어떻게 찾게 됐나요?

A. 저는 군 제대를 하자마자 자연스럽게 민간 신분으로 경찰특공대를 교육하게 됐어요. 그때 저는 딱 느꼈어요. ‘아, UDT만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아니구나. 내가 경험하고 배운 노하우로 우리나라 전 군과 경찰들을 도와줄 수 있겠구나’라고 말이죠.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동맹국까지 도와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저는 군 안에 있었을 때보다 군 밖에서 영향력이 더 크다고 봅니다. 제가 가진 이 영향력으로 우리나라 안보체계를 발전시키고, 우리나라 군, 경찰들에게 더 도움되는 일들을 지속적으로 할 거예요.

Q. 훈련을 하다 보면 고되고 힘든 순간들이 많을 텐데 어떻게 극복을 하셨고 이것들이 살아가는 데 어떤 도움이 됐나요?

A. 고되고 힘들다는 게 자기가 힘들다고 생각하면 힘든 순간이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사실 저한테는 모든 훈련들이 힘들지 않았어요(웃음). 왜냐하면 그 훈련들이 즐거웠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런 힘든 것들을 즐길 줄 알았습니다. 그런 식으로 극복했어요. 그리고 살아가면서 엄청 도움이 된 것은 군에서 평가하는 가장 힘든 훈련을 받다 보니까 그 외 나머지 모든 것이 인생에서 쉬워졌어요(웃음).

Q. 영원한 군인이 되고 싶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최고의 특수부대를 경험하고 파병 등 엄청난 커리어가 있고 분명 높은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역을 선택한 이유가 뭔가요?

A. 한 면에서는 군대가 정말 저의 적성에 잘 맞고, 군인은 정말 제게 잘 맞는다고 자부했던 직업이었습니다. 하지만 한 면에서는 엄청 제한적이었어요. 군대가 관료 조직이기 때문이에요. 저는 제가 가지고 있는 비전, 목표, 꿈을 이루기 위해서 제한적인 상황이 아닌 다른 곳에서 날개를 펼쳐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제대를 결심하게 됐고요.
 

[사진= 다산북스 제공]


Q. 이근 대위께서 창업하신 ROKSEAL은 어떤 회사이고 창업을 한 계기가 뭔가요?

A. 제가 설립한 ROKSEAL은 군사 컨설팅 회사입니다. 현장에서 군, 경찰 현역들에게 노하우와 경험들을 전파하여 우리나라 안보체계를 발전시키고, 궁극적으로는 국가 발전을 위하여 설립한 회사예요.

Q. 이 일을 하면서 바뀐 게 있나요?

A. 제가 바뀐 것은 없어요. 하지만 이 일로 바꾼 것은 많죠. 군인들에 대한 인식, 군인들에 대한 존중, 전술의 최신화 등 아주 많은 것들을 바꿨어요.

Q. 뭔가를 할 때 한계에 도달하면 내적갈등도 생길 텐데 그 상황 속에서 도전을 선택하게 하는 건 뭔가요?

A. 뭔가를 하고 싶은 그 마음의 크기가 도전을 선택하게 합니다. 그 마음에 따라서 한계도 극복할 수 있는 것이죠. 도전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면 어떤 장애물도 부수고 앞으로 나갈 수 있어요.

Q. 군대를 전역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마치 서바이벌같이 느껴질 때도 있을 것 같은데요. 군대와 사회 중 이근 대위에게 어떤 게 더 잘 맞던가요?

A. 나라가 누군가에게 정말 위험하지만 꼭 해야 하는 임무를 군인에게 하달해야 한다면, 그런 상황에서는 군대가 저에게 제일 잘 맞는 곳이에요. 제 비전이나 목표, 꿈을 달성하기 위해선 사회의 제한 없는 환경이 저에게 더 맞아요.

Q. 사회에서의 생존전략을 어떻게 세웠나요? 이근 대위만의 생존전략을 세우는 법이 궁금해요.

A. 생존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인드 셋이에요. ‘Will to survive’라고 표현하죠. 살아남을 의지가 가장 중요한 건데, 그것만 가지고 있으면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어요.

Q. 훈련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A. 기억에 남는 순간은 지옥주 3일 차에 환영이 보이던 때인데요. 잠을 안 자니까 눈에 이상한 것이 보이고, 실제로는 없는 것이 보이고, 뇌가 미쳐가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그 순간 그곳에서 이상한 것들이 보여도 자기 마인드만 굳게 믿으면 극복할 수 있는데, 대부분 그걸 못 하고 퇴교합니다. 저는 극복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어요. 아무리 그런 이상한 게 보여도 제 정신 상태에 흔들림이 없었어요.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강한 상황에서도 전 평화로웠어요. 그때 저는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정신 상태만 통제한다면 못 할 일이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꼈습니다.

Q. 이근에게 동료란 어떤 존재인가요? 어떻게 하면 동료들과 신뢰관계를 잘 유지할 수 있을까요?

A. 동료는 저에게 있어 믿을 수 있는 사람이란 뜻이에요. 신뢰는 그 동료와의 경험으로 얻을 수 있죠. 동료들과 신뢰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선, 절대 거짓된 약속을 하지 않아야 해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제가 할 수 없는 것은 솔직하게 말해야 해요. 한 번 뱉은 말은 책임지는 자세도 중요하고요.

Q. 장교의 경우 힘들어도 내색을 못하니까, 더 괴로웠을 것 같아요. 마인드 컨트롤과 멘탈 관리를 어떻게 하셨나요?

A. 제 자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졌어요. 그리고 확실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위해 노력했죠.
 

[사진= 다산북스 제공]

Q. 방송을 통해 알려진 후 살아가는 방식에 있어서 달라진 것들이 있나요?

A. 살아가는 방식에 있어선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아요. 그전에도 프로페셔널하게 살았고, 지금도 프로페셔널하게 살아가고 있거든요. 다만 방송을 통해 알려진 후 한 번도 만난 적 없고, 얼굴도 모르는 소중한 팬들이 생겼어요. 그들과 소통한다는 것은 제 삶에 추가된 그전의 삶과 다른 점이에요.

Q. 어록도 참 많은데요. 요즘 이근 대위가 처해 있는 상황에 맞는 어록은 뭔가요?

A. ‘운명은 내가 만드는 것이다.’ ‘내가 처해 있는 상황에서 항상 나의 운명은 내가 만들어 나갈 것이다.’

Q. 인성을 중요시 여긴다고 들었습니다. 어록 중 하나인 “너 인성 문제 있어”는 어떤 의미인가요?

A. “Do you have a character issue?’’ 영어 문장을 머릿속으로 한글로 번역한 것이었습니다.

Q. 이근이 생각하는 포기와 실패 그리고 성공의 정의는 뭔가요?

A. 포기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지만 너무 힘들고 어려워서 도전하지 않는 것입니다. 네이비실이 되고 싶었지만 힘들어서 종을 치고 퇴교하는 것은 포기한 것이라고 볼 수 있죠. 포기란 이근의 머릿속에 한 번도 떠올려지지 않은 단어입니다. 실패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시도했지만,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것입니다. 실 팀이 임무를 하달받고 작전을 하였으나, 완수하지 못한 것은 실패한 것입니다. 포기엔 자신의 의지가 들어가 있지만, 실패엔 자신의 의지가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성공의 정의는 자신의 목표를 달성한 거고요.

Q.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한 이근만의 방법이 있나요? 그리고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위기 속에서 생존전략을 세울 수 있을까요?

A.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은 마인드를 컨트롤하는 거예요. 위기 속에서 생존전략을 세우는 방법은 우선 순위를 먼저 생각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사진= 다산북스 제공]


Q. 어떤 선택과 행동들이 지금의 이근을 만들었고, 어떤 완생을 꿈꾸세요?

A. 지금의 저를 만들기까진 아주 많은 선택과 행동들이 있었어요. 군사대학교 선택, 해군 선택, 장교 길 선택, UDT/SEAL 특수부대 선택 등 저는 앞으로 제가 즐거운 일을 하면서 그 일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큰 의미를 주는 인생을 꿈꾸고 있어요.

Q. 이근 대위의 직업을 통해 사회에 당부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A. Freedom is not free. 과거의 역사 속 많은 분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어 현재 사회의 우리가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과거 일제강점기, 6·25전쟁 등을 겪으며 그 시대의 애국자들의 그 큰 희생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살아야 해요.

Q. 마지막으로 현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항상 자신에 대한 프라이드를 갖고 사시길 바랍니다. 어떤 꿈을 갖고 있다면, 그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고 항상 생각하고 명심하세요. 그리고 해내세요. 할 수 있습니다.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