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떨어지고 규제는 쌓이고… 파생상품 '찬밥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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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기자
입력 2021-10-1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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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홍콩 증시 조정 등 영향 ELS 발행 30%↓

  • 원자재 가격 오르는데 DLS 발행 역대 최저

  • 정부 규제 모든 파생상품으로 확대 직격탄

[사진=픽사베이]


파생상품 시장의 '겨울'이 점점 혹독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반 주식시장은 유례없는 호황을 맞이하고 있지만, 파생상품 시장의 분위기는 냉랭하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파생결합증권의 발행이 2분기보다 약 30%가량 줄었다. 파생상품 발행량은 올해 들어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보통 4분기에는 퇴직연금과 연계된 상품발행이 늘어나긴 하지만 전체적인 파생상품의 인기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최근 주춤하긴 하지만 올해 일반 주식시장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반적인 호황을 겪는 것과 대조적인 분위기다.
 
올해 들어 파생상품 발행규모 꾸준히 감소
우선 개별종목 주가나 코스피 200지수 등 일반 주식시장과 연동해 움직이는 주가연계 파생결합증권(ELS/ELB)의 발행은 약 11조6000억원 규모로 2분기보다 30% 줄었다. 지난 2분기 주가연계 파생결합증권은 총 16조7000억원 규모가 발행됐다. 상품별로는 ELS(주가연계증권)가 10조8000억원, ELB(주가연계사채)가 800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이 약세를 기록하면서 ELS/ELB 상품의 조기상환이 줄어드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발행규모가 더 크게 줄어들면서 지난 3분기 주가연계 파생결합증권은 '순상환'(발행<상환)을 기록했다. 현재 5분기 연속 순상환이다.

일반 주식시장이 아니라 환율과 원자재, 금리 등과 연계하는 비주권연계 파생결합상품(DLS/DLB)의 발행도 감소했다.

지난 3분기 비주권연계 파생결합증권의 발행규모는 DLS가 1조2000억원, DLB가 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DLS 1조7000원, DLB 2조5000억원에 비해 모두 감소했다.

주가연계 파생결합증권과 마찬가지로 분기별 발행규모는 올해 들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특히 8월의 DLS/DLB 발행규모는 5780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 2010년 8월 이후 최저 발행량이다.

DLS와 DLB 모두 발행규모가 줄긴 했어도 두 상품의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DLS는 지난 2019년 8월 이후 26개월 연속 '순상환' 상태다. 반면 DLB는 올해 들어 순발행으로 돌아섰다. 발행이 줄긴 했어도 상환액이 더 적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증시 흔들리고 원자재 가격은 불안…"투심 위축"
이처럼 파생상품 발행규모가 줄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지난 3분기 국내는 물론 중국과 홍콩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으면서 투자수요가 더 위축됐기 때문이다.

홍콩의 HSCEI는 지난 7월 -13.4%의 하락률을 기록한 것을 포함해 3분기에만 -18.1%의 조정을 겪었다. 이 시기 코스피200도 -8.5% 떨어졌으며, 미국 S&P500과 유럽의 EuroStoxx50도 소폭 약세였다. 이런 지수 하락은 특히 주가연계 파생결합증권의 발행에 악영향을 준다.

특이한 점은 최근 원자재 가격이 올라감에도 불구하고 원자재와 연계한 DLS/DLB의 발행은 줄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 2020년에 발생한 마이너스 국제유가 사태 때문이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의 원자재 가격 폭등이 정상적인 수요·공급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충격 때문이라는 점도 시장에 호재로 해석되지 않은 이유다.
 
금융당국 규제에 파생시장 '휘청'…시장 혼란 정리돼야
더 큰 요인은 지난 5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규제'의 영향이 크다. 금융위는 지난 5월 10일 금융회사들이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또는 '고난도 투자일임·금전신탁계약'을 판매할 때 판매·계약체결 전 과정을 녹취하고, 2영업일 이상의 숙려기간을 제공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당초 시장은 이 규제가 '장외'에서 거래되는 파생상품에 대해서만 규제하리라고 예상했었다. 규제가 나온 이유가 장외에서 판매된 DLF(파생결합펀드)의 불완전 판매 피해가 심각해서였기 때문이다.

긍융당국도 지난해까지만 해도 장외상품에 대해서만 규제할 것이라고 업계에 설명했지만 올해 2월 국무회의에서 모든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를 시행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꿔 업계의 충격이 크다는 게 파생상품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균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5월에 시행된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의 판매규제와 지난해 도입된 '파생결합증권 건전화 방안’의 발행규제 등 파생결합증권에 대한 각종 규제가 현실화되면서 발행규모가 급감했다"며 "다만 3분기에 발생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이 신속하게 정상화될 경우에는 직접투자에 비해 변동성과 수익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파생결합증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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