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국경절 결산] 지갑 열렸다...하이난 면세점서 터진 보복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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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1-10-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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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국경절 연휴 하이난 면세 총매출 전년비 약 70%↑

  • 연휴 관광소비 부진 속 특수 제대로 누린 하이난성

지난 6일 중국 하이난성 면세점에는 많은 쇼핑객으로 붐볐다. [사진=중국중앙(CC)TV 갈무리]

"올해 국경절 황금연휴 기간 하이난성에는 열기가 특히나 뜨거운 것 같다. 중국 당국이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추진한 데다 면세점에 많은 브랜드가 입점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올해 국경절을 맞아 하이난성을 방문한 우모씨가 최근 기자에게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을 통해 한 말이다. 우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해외를 나가지 못해 아쉽지만, 원하는 브랜드가 최근 하이난 면세점에 입점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 중국의 '면세점 굴기(崛起·우뚝섬)'가 거침없다. 특히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더 뜨거운 분위기다. 지난 7~8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억눌렸던 여행 수요에 대해 보상심리가 이번 국경절 기간 폭발하면서다.
 
국경절 연휴 관광 소비 부진 속 특수 누린 하이난
사실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간 이어졌던 중국 국경절 황금연휴 관광 소비는 정부 기대와 달리 지난해 수준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중국 전역 관광객 수는 5억1500만명(연인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고, 관광 수입은 3890억6100만 위안(약 72조원)에 달했다. 지난해 국경절 연휴보다도 4.7% 줄었다.

하지만 하이난은 예외였다. 국경절 연휴를 맞아 코로나19로 짓눌렸던 소비심리가 폭발하면서 하이난성 면세점에는 쇼핑객으로 북적였다. 

하이커우 해관(세관)총서 통계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 하이난성 면세 총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6.9% 급증한 14억7000만 위안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제품 구매 건수는 200만건, 쇼핑객 수도 18만명(연인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6%, 61.6% 증가했다. 이 중 6일에만 면세 매출액이 2억7400만 위안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국경절 최대 일일 매출액이다. 

사실 하이난 면세점의 약진은 예상됐다. 국경절 연휴 첫날인 1일에만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한 1억7100만 위안을 기록하면서다.

이는 하이난 내국인 면세점이 국경절을 맞아 상품권 발행, 할인 행사 등 소비자를 유치하는 데 열을 올린 덕분이라고 중국 현지 매체 펑파이신문이 8일 보도했다. 기존의 면세품 택배 배송 서비스, 셀프쇼핑 구역 서비스뿐만 아니라, 관련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해 편의성을 더욱 높였다.

하이난성 상무부는 하이난 내국인 면세점 9곳과 협력해 '마상반스(碼上辦事)'라는 앱을 통해 888위안(약 16만원) 규모의 할인쿠폰을 제공하고, 택배로 보낸 면세품 배송조회 등 서비스도 시행한다고 밝혔다. 마상반스는 지난 6월 하이난성 정부가 자국민의 쇼핑·생활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만든 앱이다. 원클릭으로 다양한 혜택을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하이난성 내국인 면세쇼핑 한도 완화 정책도 한몫했다. 하이난성 내국인 면세지원책 주요 내용은 △내국인 연간 면세 구매 한도 10만 위안 상향 조정 △단일 제품 면세 한도 8000위안 폐지 △면세품 품목 확대(스마트폰 등 전자제품 대폭 추가) △하이난성 주민 포함 만 16세 이상 티켓 소지자 면세 쇼핑 가능 등이다.
 
면세점굴기 박차...브랜드 유치 열올리는 하이난
지난해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중국은 글로벌 면세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시내면세점 확대, 대규모 투자 등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아직까지 한국 면세점과 비교하면 다소 취약한 가격이나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힘을 썼다. 이번 국경절 기간 많은 신규 브랜드를 입점시킨 것도 이 이유에서다.

구체적으로 싼야 하이뤼면세점은 요가복계의 샤넬로 불리는 미국 스포츠 의류업체 룰루레몬(lululemon), 일본 고급 주얼리 브랜드 타사키(TASAKI), 스위스 명품 화장품 셀코스메트(cellcosmet) 등 많은 브랜드를 유치했다. 룰루레몬과 타사키는 하이난성에 첫발을 들이는 것이고 셀코스메트의 경우 중국에서 첫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는 것이다.

 

중국중면 [사진=바이두 누리집 갈무리]

 
중국중면 수혜 톡톡...3분기부터 순익 늘어날 듯
중국 당국이 발벗고 나선 덕택에 중국 면세점은 승승장구 중이다. 이 중 중국 간판 면세점 기업인 중국중면(中國中免, 차이나듀티프리·CDF)이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정부의 내국인 면세 지원정책에 이어 기업 소득세 혜택 정책까지 받으면서 올해 3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중국 경제매체 진룽제가 기대했다.

중국중면은 최근 공시를 통해 자회사 싼야 내국인 면세점을 포함한 6개 면세 자회사가 15%의 기업 소득세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2020년 1월부터 2024년 12월 말까지 적용되며, 올해 3분기 실적부터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진룽제는 해당 정책의 수혜로 2020년 순이익의 10% 이상인 6억 위안 상당의 혜택이 발생할 것이라며, "앞서 제기됐던 중국중면의 수익성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중국중면의 올 상반기 순익이 53억5900만 위안(약 9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5.92% 급증했는데 일각에서 이 같은 호조가 사실 임대료 감소 효과가 작용한 것이라고 관측했다. 만약 임대료 인하 효과를 제하면 중국중면의 순익 창출 능력은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2019년 상반기 중국중면 순익은 32억7900만 위안이었다.

중국중면이 아직도 주가 추가 상승공간이 남아있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의견이다. 중국 국내외 증권사들은 중국중면의 주가 전망치를 300위안 이상으로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궈롄증권은 주가 목표치를 321위안으로 올려 잡으며 투자등급을 '매수'로 유지했다. 둥관증권 역시 주가 목표치를 310위안으로 잡으며 투자등급을 '추천'으로 유지했다.

중국중면은 지난해부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영국 면세유통 전문지 무디데이빗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면세점 시장에서 중국중면이 스위스와 한국 면세점을 제치고 매출 기준 1위를 차지했다. 2019년까지만 해도 세계 면세점 순위 톱(Top)3가 스위스 듀프리,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이었고 중국중면은 4위였는데, 1년 만에 순위가 뒤바뀐 것이다.
 

중국 하이난성 [사진=웨이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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