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100달러 전망…긴장하는 세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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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1-09-3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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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유국 증산규모 확대 계획 없다"

국제유가가 내년 초 100달러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물가인상 우려로 흔들리고 있는 시장은 유가 추이를 민감하게 바라보고 있다. 2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전날보다 0.61%(0.46달러) 떨어진 배럴당 74.83달러에 거래를 마치면서 다소 숨을 고르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28일 국제유가는 장중 한때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며 3년 만에 처음으로 80달러를 돌파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국제유가 100달러 전망까지 

수요에 비해 공급 부족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유가 전망을 속속 높이고 있다. 지난 26일 골드만삭스는 원유 수요의 꾸준한 증가를 예측하면서 올해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80달러에서 90달러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올겨울 한파가 몰아칠 경우 원유 수요를 자극하면서 내년 초 국제유가를 100달러까지 끌어올릴 수도 있다고 보았다. 이는 기존의 전망보다 반년 정도나 앞당긴 것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서면서 미국은 산유국들에 가격 안정을 위한 추가 증산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산유국들의 반응은 아직 시큰둥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는 추가 증산에 나서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로이터는 29일 OPEC+ 소식통을 인용해 "산유국들이 11월에도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하기로 한 기존 합의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 역시 이날 산유국 공동기술위원회 회의를 통해 기존 합의가 공급 과잉 가능성을 차단하며, 점차적으로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외신은 전했다. 11월 이후 증산 규모를 결정하는 OPEC+의 다음 정기 회의는 오는 4일 열리게 된다. 

OPEC은 지난 9월 월간 보고서에서 3분기 원유 수요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2022년 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1억80만 배럴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세계 수요량(1억30만 배럴)을 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원유 공급은 지난 8월 허리케인 아이다가 미국 석유 생산시설이 밀집한 멕시코만을 강타하며 크게 줄었다. 
 

[사진=게티스이미지뱅크 제공]


◆인플레이션 압력 강해져···"백신 접종 거부도 장애물" 

유가 오름세는 전세계적인 물가상승 압력에 더욱 힘을 가하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의 가파른 상승도 시장의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상원은행위원회에서 시장 재개 압력과 공급망 문제가 겹치면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이프리퀀시 증권의 칼 바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29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급등은 중앙은행 정책 오류의 위험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그들은 "수많은 미국인들이 백신 접종을 거부하면서 이는 계속해서 문제가 되면서 경제회복에도 장기간 제동을 걸 것이다"라면서 "게다가 반도체 부족과 항구의 공급 병목 현상 등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요소들은  단기적인 해결책도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것은 연준의 정책 오류는 아니며, 공급과 수요의 균형이 다시 잡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인버그는 글로벌 반도체 부족, 항만 병목 현상, 코로나19 확산 지속 등은 구조적 인플레이션 압력이라기보다는 일시적인 공급 문제라고 평가했다. 때문에 예상했던 것보다 다소 인플레이션의 시기가 길어질 수는 있어도 1970년대와 같은 스태그플레이션 과정이 다시 반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았다. 

바인버그는 "인플레이션은 하나의 과정이며, 현재 일어나고 있는 것과 같은 일시적 가격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시장은 공급 측면의 일시적인 변화에 적응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1970년대에 우리가 보았던 스태그플레이션 과정이 다시 반복되지는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물가상승률은 높지만,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며 실업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물가상승을 잡기 위한 조치들이 실업률을 더욱 증가시키는 상황을 불러오게 된다. 바인버그는 아직 이러한 사태로 갈 수 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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