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성이 혁신 vs 문어발식 확장”...카카오를 보는 두 가지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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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1-09-1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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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상반기 기준 계열사 158개...2017년 대비 2배 이상 늘어

  • 정부·국회, 플랫폼 기업 시장지배력 남용 언급...견제 움직임

  • 스마트폰 시대, 편의성 높은 서비스 개발 노력은 인정해야

카카오의 마스코트인 라이언 [사진=카카오프렌즈 홈페이지]
 

“카카오가 중소기업이 어려울 때 오히려 문어발식 확장을 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새로운 플랫폼 기업이 혁신을 이루는 게 아니라 독점적 재벌들이 하던 행태를 되풀이한다면 이에 대한 감시와 감독이 들어가야 하고 필요하면 강제적 조치도 해야 한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 13일 대정부질문에서 한 말이다. 이는 정부와 정치권이 카카오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보여준다.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카카오 반기보고서를 보면, 카카오는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에 계열사 117개를 두고 있다. 해외 계열사까지 합치면 총 158개다. 2017년(78개)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이 중 ‘카카오’라는 이름을 단 핵심 계열사는 총 10개다. 이들은 각각 쇼핑과 금융, 교통, 게임, 엔터테인먼트, 클라우드 사업을 담당한다. 모두 이 사업에 진출한 지 4~5년밖에 안 된 기업들이다. 작은 규모 계열사들의 사업까지 합치면 카카오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와 국회가 카카오를 견제하는 건 이 같은 이유에서다. 앞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카카오 성공 신화 이면에는 무분별한 골목상권 진출, 시장 독점 후 가격 인상과 같은 시장지배의 문제가 숨어 있다"며 국내 주요 플랫폼 기업들을 견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택시 ‘카카오T 블루’에 배차(콜)를 몰아줬는지 조사하고 있고, 최근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개인 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를 상대로 현장조사를 벌였다. 회사 관련 자료를 당국에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혐의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 지분 10.57%를 보유한 2대 주주다. 금융위원회는 카카오의 금융상품 비교 서비스를 규제할 예정이다.

반면 카카오가 스마트폰 시대에 맞는 편의성 높은 서비스들을 선보인 노력과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 10년간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이용자들의 삶을 크게 바꿔놨다. 메신저로 가족이나 친구들과 소통하고 쇼핑, 게임, 콘텐츠 감상까지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모빌리티가 2015년에 내놓은 모빌리티 플랫폼 ‘카카오T’는 출시 당시 스마트폰 앱으로 택시를 손쉽게 부를 수 있는 서비스로 주목받았다. 택시 이용행태를 ‘잡는 것’에서 ‘부르는 것’으로 완전히 바꿨다는 평가를 받았다. 택시 기사 입장에선 손님을 찾아다니기 위해 무리하게 차량을 운행하지 않아도 됐다. 현재 전국 택시 기사의 90% 이상이 카카오T를 이용하고 있다. 카카오T 가입자 수는 2800만명에 달한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나 간편결제·송금 플랫폼 카카오페이도 비대면 금융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독과점 문제는 당연히 예의주시해야 하지만, 이전에 없던 시장을 형성한 IT 기업들의 가치를 인정해줘야 앞으로 제2, 제3의 카카오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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