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친모 살해 베이징대생 사형…인륜 저버린 '공부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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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21-08-2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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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사회에 충격 던진 우셰위 사건

  • 시신 비닐로 75겹 싸고 탈취제까지

  • 4년 도피 끝 체포, 1심서 사형 선고

  • "삶의 희망 잃은 어머니 살해" 주장

  • 전교1등·GRE만점, '공부의 신' 불려

어머니를 살해한 뒤 도피 중이던 우셰위가 2016년 2월 한 은행 현금지급기(ATM)에서 돈을 찾는 장면. [사진=웨이보]


중국에서 친모를 살해하고 시체를 유기한 뒤 도주했다가 4년 만에 붙잡힌 베이징대 학생이 사형 판결을 받았다.

'공부의 신'으로 불릴 만큼 우수한 두뇌를 활용해 주도면밀하고 잔인한 살인을 저질러 중국 사회에 충격을 던졌다.

26일 중국신문망 등에 따르면 푸젠성 푸저우시 중급인민법원 1심 재판부는 이날 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우셰위(吳謝宇·27)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피고인에게 적용된 살인죄와 사기죄, 신분증 매매죄 등을 모두 유죄로 봤고, 사형 집행과 함께 10만3000위안(약 1858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우씨는 2015년 7월 교사인 어머니가 신발을 갈아 신으러 귀가한 틈을 타 아령으로 안면을 수차례 가격해 숨지게 했다.

이후 시신을 침대보와 비닐 등으로 75겹이나 감쌌다. 이 와중에 냄새를 감추려 활성탄과 탈취제 등을 함께 넣는 주도면밀함을 보였다.

시신을 집에 유기한 우씨는 친척과 지인에게 어머니와 함께 미국으로 공부를 하러 떠난다는 핑계를 대고 144만 위안(약 2억6000만원)을 받아 챙긴 뒤 중국 내 도피 생활을 시작했다.

우씨는 2016년 2월 외삼촌에게 귀국 소식을 전하고 마중 나올 것을 요구했지만, 외삼촌은 약속한 날 우씨 모자를 만나지 못하자 의심을 품고 경찰에 신고했다.

2월 14일 우씨 모친의 시신을 발견한 경찰은 우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수배령을 내렸다.

그 후에도 도피 행각을 이어가던 우씨는 2019년 충칭시 장베이공항에서 체포됐다. 그는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온라인에서 10여장의 위조된 신분증을 구매하기도 했다.

우씨가 밝힌 살해 동기에 중국 사회가 경악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열린 첫 공판에서 아버지가 사망한 뒤 생활고에 시달려 온 어머니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우씨의 부친은 간암으로 투병하다가 2010년 세상을 떠났다. 우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계속 자살 충동을 느꼈는데 어머니의 일기와 편지 등을 보고 그 역시 삶에 대한 희망을 잃었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또 "범행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지만 사망한 어머니를 보고 공포를 느껴 자살을 포기했다"고 말하며 수차례 통곡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씨는 푸저우시에서 소문난 영재였다. 2009년 전교 1등의 성적으로 푸젠성 최고 명문인 푸저우 1중(中)에 진학한 뒤 2012년 베이징대 경제학과에 합격했다.

미국 대학원 입학 자격시험인 GRE 점수가 만점에 가까웠고, 베이징대 재학 내내 장학금도 받았다.

우씨를 가르친 선생님과 같이 학교를 다닌 친구들은 그를 '완벽한 공부의 신(完美的學神)'으로 묘사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정신질환에 시달렸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우씨의 친척들은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정신질환 가족력을 언급하며 "우씨의 고모 3명 모두 신경 계통에 이상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우씨에게 사형을 선고한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우씨는 고의적인 살해를 저지르기 위해 오랜 기간 모의·획책했다"며 "매우 악질적이고 범죄 수단도 잔인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친을 살해한 것은 인륜에 위배되고 인류 사회의 정상적인 감정을 짓밟는 행위"라며 "사회적 영향이 지극히 나쁘고 죄질이 엄중해 범죄 사실을 자백했더라도 가볍게 처벌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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