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질' 이유미 "1000:1의 경쟁률…누 되지 않으려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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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1-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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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 소연 역을 맡은 배우 이유미[사진=NEW 제공]

참 고달프다. 배우 이유미(27)가 연기한 인물들은 대부분 폭력, 공포 등에 노출되어있었다. 영화 '박화영' '어른들은 몰라요' 세진, '속닥속닥' 지은 등이 그렇다. 그가 처음으로 출연한 상업 영화 '인질' 소연도 마찬가지다. 배우 황정민과 함께 인질로 붙잡힌 그는 살기 위해 치열한 분투를 벌이는 인물이다.

"소연이 '사람'처럼 느껴졌어요. 살고자 하는 그의 모습이 정말 처절하게 느껴졌거든요. 한편으로는 약하기도 하고 또 당당해 보이기도 해서 매력적이었어요."

그가 맡은 배역이 대부분 그랬지만, 영화 '인질' 속 소연은 정말이지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인물이다. 작품과 캐릭터에 푹 빠진 그의 모습은 관객들이 '인질'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든다. 영화 속 이유미의 모습을 보다 보면 1000: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되었다는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아주경제는 올해 가장 눈여겨봐야 할 배우 이유미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영화 '인질'과 차기작 등에 관해 들어 볼 수 있었다.

다음은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나눈 이유미의 일문일답

'인질' 소연 역을 맡은 배우 이유미[사진=NEW 제공]


1000:1의 경쟁률을 뚫고 '인질'에 합류했다고 들었다
- 많은 배우가 오디션을 보았다는 소식은 알고 있었다. '열심히 준비해야지' 다짐하고 또 했다. '인질' 오디션은 그간 경험해온 것과 달랐다. 제가 소연 역을 연기할 차례가 되면 다른 배역을 준비하는 배우가 상대 역을 해주는 식이었다. 대사를 맞춰주셔서 극에 집중할 수 있게끔 해주셨다. 색다르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오디션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소리를 막질렀다. '열심히 하자'는 마음이 컸다. 이 많은 사람 중 제가 (소연 역에) 발탁되었으니 누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필 감독은 소연에 관해 어떤 의견을 주었나
- 소연이 인질이 된 이유 같은 게 존재하지 않았다. 감독님과 '소연이 어떤 일을 겪었을까?' 대화했다. 대사와 상황을 보며 소연이 어떤 아이였을까 상상하곤 했다.

첫 촬영은 어떤 신이었나
- 편집되어 완성본에는 나오지 않았다. 유일하게 상처 분장이 없는 신이었는데(웃음). 소연의 일상을 담은 장면인데 유일하게 찍은 혼자 나오는 장면이었다. 영화에 나온 바로는 카페 사장님과 카메라에 찍히는 장면이었다. 감정의 폭이 큰 장면을 찍었는데도 다들 잘 받아주셔서 어렵지 않게 찍을 수 있었다.

'어른들은 몰라요' 인터뷰 당시에는 세진 역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인질' 소연의 경우는 어땠나
- 세진과 소연은 각각 다른 이유로 이해하기 어려웠다. 세진의 경우는 캐릭터에 관한 전사는 있으나 표현이 어렵게 느껴졌다면, 소연은 큰 정보가 없어서 그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어려웠다.

'인질' 소연 역을 맡은 배우 이유미[사진=NEW 제공]


소연은 매우 평범한 인물이지만 그가 겪는 일은 보편적이지 않은데
- 납치라는 상황이 일상적이지 않아서 상대가 어떻게 나오는지가 중요했다. 상황에 집중하려고 했고 상대의 위협 등을 잘 느껴보려고 했다. 소연이 감금된 장소가 워낙 잘 만들어져 있었기 때문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거 같다.

황정민과 함께 인질범이 되는 역할이었다. 내내 함께 묶여있어야 했는데
- 황정민 선배님은 신인들에게 많이 신경 써주신다. 대단한 배우인데 섬세하게 후배들까지 신경 써주시니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한 번은 저 때문에 촬영을 오래 한 적이 있었다. 용태(정재원 분)와 대화하는 장면인데 황정민 선배님은 카메라에 걸리니 계속 묶여계셔야 했다. 타이밍도 잘 맞아야 하고 티키타카가 좋아야 하는데 계속해서 NG가 나더라. 한참이나 촬영하게 돼 죄송한 마음이 컸다. 촬영을 마치고 밥을 먹으러 가는데 눈물이 울컥 나더라. 죄송한 마음에 (황정민에게) '많이 힘드셨죠' 하니, 선배님께서 '연기 많이 힘들지?'라 말씀하시더라. 그 말이 꼭 '괜찮다'는 걸로 들렸다.

황정민이 연기에 조언해주기도 했나
- 그렇다. 상황에 관해서 이야기를 많이 했다. 납치된다는 상황이 흔치 않고 겪어보지 않았으니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곤 했다. 때마다 좋은 이야기를 해주셨고 상황에 집중할 수 있게끔 해주셨다. '인질범을 앞에 두고 우리가 어떤 대화를 해야 할까?' 대화를 하며 다양한 표현 방법을 알게 됐다.

독립 영화에서는 주목받는 신예였지만, 상업 영화로는 처음 대중과 만나게 됐다
- 부담감보다는 설렘이 컸다. 설레서 긴장됐다. 잘해야 한다는 긴장과 설렘이었다. 부담을 느끼기에 너무 아까운 느낌이더라.

'상황'에 집중해야 하니 배우들이 아이디어를 내 거나 즉흥 연기를 할 수도 있었을 거 같다. 즉흥 연기를 한 장면도 있을까
-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있다. 소연이 유일하게 욕하는 장면이다. 워낙 급박한 상황이다 보니 그가 욕을 하면 재미있는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다. 황정민 선배님, 감독님과 함께 대화하다가 생긴 대사였는데 영화를 보니 재미있게 잘 나온 것 같아서 만족하고 있다.

'인질' 소연 역을 맡은 배우 이유미[사진=NEW 제공]


개봉 후 호평을 받고 있는데
- 정말 행복하다. 개봉 후 영화가 재밌다고 해주시니 촬영 당시 기억들이 새록새록 나더라. 소중하고 재미있는 기억들이다.

'인질'이 이유미에게 남긴 건 무엇일까
- 배움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배우로서 어떻게 연기를 생각해야 하는지, 얼마나 노력하고 집중해야 하는지 알게 해주었다. 배우가 직업이 되는 과정에 관해 고민하게 되더라. '인질'은 제게 교과서 같은 작품이다. 큰 배움을 얻었고 이후 연기할 때 많은 도움을 주게 된 것 같다. 다양한 시선으로 시나리오를 보고 촬영할 때 집중할 수 있는 것들을 익히게 됐다.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 '인질'로 올해 가장 인상 깊은 행보를 보인다. 배우로서 터닝 포인트(전환점)가 된 작품을 꼽자면?
- 모든 작품이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전환점)다. '어른들은 몰라요'는 홀로 작품을 끌어가는 방법, 핵심 인물로서 책임감을 알게 해주었고 '인질'은 앞서 말한 것처럼 깊은 배움을 얻게 됐다.

차기작도 '박화영' '어른들은 몰라요' 세진이나 '인질' 소연처럼 고생하는 역할일까
- 차기작은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거액의 상금을 위해 목숨을 걸고 서바이벌 게임에 임하는 내용)과 '지금 우리 학교는'(좀비 바이러스로 학교에 고립되는 내용)이다. 특히 '오징어 게임'은 멋진 친구로 나오니 기대해 달라(웃음). 이번에도 고생하는 역할일 거 같다. 사람은 다 고생하지 않겠나.

영화를 관람할 관객들에게 '인질'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달라
- '인질'이 지금 박스오피스(흥행 수익) 1위를 지키고 있다. 정말 날아갈 거 같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반응이었으면 좋겠다. 영화를 관람하실 관객들에게 관전 포인트를 짚자면 '배우 황정민이 황정민 역을 맡는다'는 점이다. 그게 가장 큰 매력이지 않을까. 정민 선배 외에도 많은 신인 배우가 나오니까 새로운 배우를 보는 재미도 있을 거다. 긴장감 넘치는 영화니 지금 계절과도 딱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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