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결국 전 주인 품으로 돌아간 창명해운…`모럴 해저드’ 논란 불식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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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자본시장부 부장
입력 2021-08-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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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명해운이 결국 전 주인의 품에 안길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이 보유하고 있는 창명해운 주식 12만1488주(지분율 16.5%)와 751억원 상당의 대출채권에 대한 매각 절차를 진행한 결과, 알레스구테대부가 최종 승자가 됐다. 알레스구테대부에는 창명해운의 5대 주주이자 임원인 이종하씨가 2005년부터 재직하고 있다. 이씨는 창명해운 이경재 회장의 장남이다.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매각전에서 알레스구테대부는 경쟁 주자였던 대한해운이 인수가로 제시한 701억원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하면서 인수권을 따내게 됐다.

이번 인수전을 두고 관련 업계에서는 말이 많았다. 알레스구테대부라는 업체가 영업 실적이 거의 파악되지 않은 데다 자금 조달 능력에도 의문 부호가 붙었다. 여기에다 결정적으로, 창명해운을 위기로 몰아넣은 장본인들이 다시 회사의 경영을 맡게 되는 것을 두고 '모럴 해저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해운업이 지금처럼 호황을 누리지 않았다면 전 오너 일가가 이번 인수전에 과연 뛰어들었겠느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나온다. 게다가 해운업은 국가 기간산업이다 보니 공적 자금이 투입될 수 있다. 경영이 방만할 경우, 국민의 혈세가 투입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창명해운에 공적자금이 투입되기도 했다.

이 회장은 과거 파산 경력이 있고, 창명해운이 어려움에 빠졌을 때 회생 절차에 돌입해 채권자들에게 큰 손실을 입히기도 했다. 그렇기에 창명해운의 특수성을 고려해 NH농협이 신중하게 매각절차를 진행시켰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현 경영진이 최대 주주가 될 창명해운이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킬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아주경제신문 자본시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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