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타이 대신 넥타이’ 맨 이재용, 취업제한 갑론을박 속 법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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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장문기 기자
입력 2021-08-1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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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 출소 후 6일 만인 19일 다시 법정으로 향했다. 이 부회장이 계속되는 ‘사법 리스크’ 속에서 어떤 숙고를 하며 경영 활동을 이어 갈지 주목된다. 재계 안팎에서는 취업제한 대상인 이 부회장에 대한 갑론을박이 여전해, 향후 행보가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재판장 박정제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삼성물산·제일모직 간 부당합병 의혹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사건(이하 삼성 부당합병·회계부정 사건)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의 공판을 진행한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제일모직 주가를 띄우고 삼성물산 주가를 낮추는 등 부당한 행위를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지난 13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 문을 나설 당시 노타이(no-tie) 정장이었으나, 이 부회장은 이날 회색과 보라색이 섞인 자개 무늬 넥타이를 단정하게 매고 법원 앞에 나타났다. 지난 1월 18일 수감된 이후 급성 충수염(맹장염) 등과 독방 생활로 인해 13㎏이나 체중이 빠진 그는 출소 이후 한남동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며 건강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날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의 여러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재판정으로 들어섰다.

이 부회장은 출소 당일에도 집으로 바로 향하지 않고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으로 향했다. 주요 계열사 경영진(CEO)들과 저녁 늦게까지 릴레이 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져 조속한 경영 복귀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 일각에서 그의 가석방을 두고 ‘재벌 특혜’라는 비난 여론이 쇄도하면서 과감한 대외 활동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지난 17일 열리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도 출석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으나, 이 부회장은 준법위원들과의 만남에 나서지 않았다.

앞서 이 부회장은 출소 직후 구치소 앞에서 취재진에게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그리고 큰 기대도 잘 듣고 있다”며 “열심히 하겠다”며 향후 의욕적인 행보를 시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취업 제한 논란 속에서 이 부회장은 숨 고르기를 하며 당분간 후방에서 주요 의사결정을 챙기는 ‘은둔의 경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취업 제한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취업제한 적용을 받는 이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여론이 상당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전날 성명을 내 “보수를 받지 않고 미등기 임원이라서 법 위반이 아니라는 논리는 타당하지 않다”면서 이 부회장을 취업제한 규정 위반으로 고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승인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현재로선 이 부회장의 경영활동을 두고 “취업이라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박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서 취재진에게 “이 부회장은 몇년째 무보수이고 비상임, 미등기 임원”이라며 “주식회사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해서 최종 의사결정을 하는데, 이 부회장은 미등기 임원이기 때문에 이사회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그렇기 때문에 이런 요소들을 고려하면 취업이라고 보긴 어렵지 않으냐”라면서 "그러나 결론적으로는 제가 제한된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에 오(O), 엑스(X)로 답을 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9일 출근길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활동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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