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는 거부합니다”…위안화 투자 비중 높이는 中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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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1-08-1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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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 기업 규제 강화 이후 달러 투자 기피

  • 가변이익실체구조 불확실성 커져

[사진=아주경제]

#. 중국 장쑤성 난징에 기반을 둔 기업가 우샤오는 블록체인 업체 창업을 위해 투자를 유치 중이다. 그런데 그는 최근 외국인의 투자를 거절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다. 위안화 자금만 조달받겠다는 것이다.

우샤오는 “외국 자금을 지원받으면 향후 일부 국내 개발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달러 투자로 기회를 얻을 수도 있지만 잃을 수도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달 中기업에 대한 투자 23건···달러 투자는 '0건'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벤처캐피탈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으려는 중국 기업인 중에는 우샤오와 같이 ‘화폐 종류’를 고려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방, 정치 분야를 다루던 기업들만 위안화 투자를 선호했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에는 많은 분야에서 위안화 투자를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금융데이터 업체인 피이데이터(Pedata)에 따르면 이달 중국 인터넷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건수는 총 23건인데, 이는 모두 위안화 투자였다. 반면 같은 기간 달러 투자 건수는 제로(0)다.

주목되는 점은 위안화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은 모두 향후 홍콩증시나 중국 본토증시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의 위안화 투자 선호 현상이 최근 중국 인터넷 기업에 대한 당국의 규제 강화 영향이라는 걸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사실 그간 해외 투자를 받은 다수 중국 기업들은 ‘가변이익실체(VIE)’ 구조라는 수단을 활용해 당국의 규제를 피했었다. 중국 정부는 외국인의 중국 기업 보유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알리바바 징둥닷컴 디디추싱 등 주요 중국 기업들은 대부분 VIE 구조를 통해 해외 자금을 조달 받고, 미국 증시 상장까지 성공했다.

그러나 당국의 규제 강화로 이 VIE 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앞서 중국 규제 당국이 자국 기업들의 해외상장 절차 변경 내용을 발표하면서, VIE 구조의 적정성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VIE 구조가 허용이 될지 안 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며 “특히 많은 개인정보와 중요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이런 상황이 더 민감하게 작용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디디추싱 사태' 이후···위안화 투자 선호 '뚜렷'
실제 중국 기업들의 위안화 투자 선호 현상은 중국 당국이 '디디추싱 사건'을 계기로 미국 증시 상장 기업 규제을 강화하기 시작한 이후부터 뚜렷하게 나타났다. 피이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18~2020년 3년간 중국 스타트업에 대한 달러 투자 비중은 전체의 70%에 달한 반면, 위안화 투자는 30%에 불과했다.

그러나 당국이 디디추싱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지난 7~8월에는 수치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위안화 투자 비율이 70%, 달러 투자는 30%를 기록한 것이다.

상하이에 기반을 둔 한 벤처캐피털 관계자는 “데이터를 다루는 기업들이 디디추싱 사건 이후 달러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며 “반면 위안화 투자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만 VIE 구조가 완전히 배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이를 해체하는 일이 간단한 일이 아니며, 해외 투자를 필요로 하는 중국 스타트업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위안화 투자 선호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창업 초기 단계 기업인들은 화폐 종류와 관계없이 일단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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