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주 전망] '게임은 아편' 발언에 급락한 게임주…반등 열쇠는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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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빈 기자
입력 2021-08-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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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카카오게임즈 제공]

게임주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이 빅테크 규제 대상의 하나로 게임을 지목하면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다. 다수 기업이 2분기에 아쉬운 실적을 기록하면서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리포트도 쏟아지는 중이다. 게임주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형 신작이 출시될 경우 주가 반등을 시작할 수 있는 만큼 신작 게임의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 '승승장구' 게임주, 3주 새 14.8% 급락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KRX 게임 K-뉴딜지수'는 지난 13일 1427.69포인트로 마감했다. 지수는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등 코스피·코스닥 게임주로 구성됐다.

지수는 앞서 6월 말을 기점으로 급등하기 시작했다. 먼저 펄어비스가 개발한 '검은사막 모바일'이 6월 29일 중국 당국으로부터 판호를 발급받으면서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카카오게임즈도 같은날 출시한 '오딘'이 출시 직후 양대 마켓 매출 1위에 등극한 호재를 등에 업고 주가 상승 랠리에 뛰어들었다.

두 종목의 급등에 힘입어 6월 28일 1330.04포인트로 마감했던 지수 종가는 지난달 23일 1675.7포인트로 25.98%(345.66포인트) 급등했다. 하지만 지수는 이날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전환, 결국 15거래일 만에 14.8%(248.01포인트) 급감하며 6월 말 이후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반납했다.

◆ 급락 원인은 중국의 '게임은 아편' 발언

낙폭이 특히 컸던 날은 지난 3일이다. 전날 1557.95포인트로 마감했던 지수는 이날 하루에만 3.08%(47.95%) 급락했다. 네트워크 보안법 발표와 인터넷 산업 집중 단속, 빅테크 기업 규제 등 7월 들어 중국 당국의 온라인 규제 강화로 인해 게임주가 약세로 전환한 상황에서 이날 중국 관영매체가 게임을 강력하게 규탄하는 발언을 하면서다.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경제참고보는 지난 3일 사설을 통해 온라인게임을 '정신적 아편'이라고 비판했다. 발표 직후 중국 게임주 주가가 10년 만에 최대폭으로 떨어지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자 해당 매체는 급하게 사설을 내렸지만 한번 하락세로 돌아선 게임주 주가는 현재까지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 해외매출 비중 높은 中…규제 지속될 전망

중국의 게임 규제 기조가 국내 게임주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까닭은 중국 게임시장이 국내 게임사의 최대 수출처 중 한 곳이기 때문이다. 최근 상장한 크래프톤의 경우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68%가 텐센트, 즉 중국으로부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도 중국 게임시장에서 조 단위의 로열티를 받고 있는 '던전앤파이터'와 '크로스파이어'도 텐센트를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앞서 국내 게임사들은 외국 기업의 단독 서비스를 규제하는 중국 당국의 특성상 텐센트 등 중국 현지 퍼블리셔와 손잡고 게임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자국 게임사에 대해서도 규제의 칼날을 들이밀면서 이들 중국 퍼블리셔는 물론 국내 게임사의 매출에도 타격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는 셈이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민생을 명분으로 여러 산업에 대해 규제를 단행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게임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우호적이지 않다. 관련 업종의 세제 혜택 적용이 해제되거나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 2분기 실적 부진에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 쏟아져

일부 기업의 부진한 2분기 실적도 게임주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소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분기 매출 5385억원과 영업이익 112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컨센서스를 9.8%, 36.2% 하회한 수치다. 주력인 리니지M을 비롯해 PC게임 대부분의 매출이 전반적으로 크게 감소하면서 '어닝쇼크'가 발생한 셈이다.

어닝쇼크가 발생하면서 주요 증권사 대부분이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지난 11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총 8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26일 출시 예정인 '블레이드앤소울2'의 흥행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국내 모바일 MMORPG 시장에서 입증한 경쟁력을 보여주는지가 기업가치를 결정지을 변수"라고 내다봤다.

펄어비스는 2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885억원, 영업손실 60억원으로 컨센서스가 영업이익 134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펄어비스 역시 '어닝쇼크'를 기록한 셈이다.

올해 말 출시 예정이었던 '붉은사막'의 출시 연기도 악재로 작용했다. 펄어비스는 지난달 '붉은사막' 출시 지연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재택근무 확산의 영향과 게임 퀄리티 최적화를 위해서다. '붉은사막' 출시는 2022년으로 순연됐다.

악재가 겹치면서 펄어비스도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가 대거 발행됐다. 지난 12일과 13일에만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한화투자증권이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 출시와 붉은사막의 흥행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출시 시점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며 "기존 검은사막 모바일 매출 감소세가 예상을 상회하고 있어 영업이익 기반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주가 반등의 열쇠는 '신작'

업계에서는 게임주 반등을 위해서는 신작의 대규모 흥행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앞서 지난 6월 말부터 약 한 달간 이어졌던 게임주의 상승 랠리를 카카오게임즈의 신작 '오딘'이 견인했던 만큼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신작의 흥행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하반기에 가장 많은 신작을 준비하고 있는 게임사는 넷마블이다. 넷마블은 오는 25일 '마블퓨처레볼루션'을 글로벌 론칭할 계획이다. 마블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제작한 게임이다. 이 밖에도 '세븐나이츠2'와 '세븐나이츠레볼루션', 'BTS 드림' 등 총 5종의 신작을 연내 발표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앤소울2'가 '리니지2M'과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받는 중이다. '리니지2M'은 첫 분기 일매출로 30억~4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또 리니지 IP를 활용한 글로벌 신작 '리니지W' 개발계획을 공개한 점도 장기적으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동안 게임주 상승을 주도했던 카카오게임즈도 다수의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 먼저 '월드플리퍼'와 '가디스오더' 등이 연내 출시될 예정이다. 또 일본 게임시장 최대 흥행작인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도 출시 준비 중이다. 출시 시점은 2021년 말~2022년 초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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