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훈의 중소기업 다녀요] 저출산 문제 해결, 스타트업 힘 빌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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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입력 2021-08-15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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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보훈 기자]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 0.84명.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기준 합계출산율이다. 선진국의 고령화 현상은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한국은 그 정도가 심하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상황은 악화했다. 대규모 집합금지 조치로 결혼식이 연기되면서 혼인 건수는 연일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5월 기준 혼인 건수는 1만6153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 줄었다. 지난 15년간 200조원 가까운 예산이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투입됐지만, 분위기 반전의 변수가 보이지 않는다.

외부 변수를 제외하더라도 저출산은 지속적인 흐름이었다. 그 원인을 한두 가지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현상은 어렵지 않게 관찰할 수 있다. 아이의 사교육비를 대기 위해 허리가 휘는 40·50세대의 부모부터 출근해야 하는데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전전긍긍하는 30대 부부, 임신 소식을 듣고 경력 단절을 걱정하는 직장인 여성의 모습까지. 선배 부부들의 이런 모습을 관찰하면 아이를 낳고 키울 엄두가 나질 않는다. 먹고살기 힘든 세상, 아기를 낳고 사는 부부의 삶은 더 팍팍하다는 걸 깨닫기 때문이다.

저출산 현상은 한국 사회의 경제·문화·구조적 문제의 결과이다. 일 방향적 예산의 투입만으로는 해결하기 힘들다. 이제는 ‘문제 해결의 전문집단’인 스타트업의 힘을 빌려야 한다. 이들의 힘을 빌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스타트업 어벤저스’를 구성하고, 분야별 집중 지원을 통해 문제 해결의 ‘변수’를 키워야 한다.

아이를 낳은 부부의 한 장면 장면을 고단함에서 즐거움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답은 현장에 있다. 아이돌보미 플랫폼 ‘맘시터’를 운영하는 정지예 맘편한세상 대표는 “맘시터가 보편화된 육아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이를 맡길 곳을 찾아 전전긍긍하지 않고, 합리적인 가격에 맘시터를 고용할 수 있다면 육아의 고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저출산 대책 예산을 투입해 맘시터 고용 비용을 줄여준다면 이 문화가 더 빠르게 퍼질 수 있다.

주거 문제 또한 자녀 계획을 세우는 데 큰 걸림돌이다. 신혼부부는 물론이고, 1인 가구조차 마음 편히 주거할 공간이 없는 상황에서 더 먼 미래를 계획하긴 힘들다. 주거 문제는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대안이 제시돼야 한다.

MGRV 조강태 대표는 대형화된 코리빙 공간을 통해 1·2인 주거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개인 공간은 분리하고, 커뮤니티 공간을 대형화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주거 공간 솔루션을 제시 중이다. 모든 가정이 주차장이 필요하진 않다. 또 24시간 내내 주방과 세탁실을 사용하는 것도 아니다. 코리빙이라는 아이디어를 활용해 신혼부부를 위한 주거공간을 만들어 보는 시도 또한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의 유니콘 기업 수는 15개다. 상반기 벤처투자액은 3조 원을 넘겼다. 한국은 이미 스타트업 강국이다. 내로라하는 인재와 열정 넘치는 창업가들이 창업에 도전하고 있다. 이제는 저출산 예산을 얼마나 쓸 것이냐보다는 어떻게, 누구와 쓸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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