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출근길 패션] 복장 자율화 확산에 '쿨맵시'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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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 기자
입력 2021-08-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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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여름 무더위에 출근길 패션 트렌드로 '쿨맵시'가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기업마다 출근 복장을 자율적으로 바꾸어 가는 추세도 한몫 거든다. 쿨맵시는 멋지다는 뜻인 쿨(Cool)과 아름답고 보기 좋은 모양새라는 의미인 우리말 맵시를 결합한 신조어로, 시원하고 편안하면서도 격식을 갖춘 옷차림을 말한다.
 
◆ 찜통 더위에 거세진 '출근복장 자율화' 바람

14일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을 보면 지난달 서울의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긴 날은 31일 가운데 23일로, 지난해 같은 달(8일)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서울의 첫 열대야도 이달 13일로, 작년(8월 4일)보다 23일이나 빨라졌다. 특히 올해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진 2018년 수준의 더위에 열돔 현상까지 예고되면서 폭염과 열대야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여름 날씨는 점점 더 무더워지는 데다 효율성과 유연함을 추구하는 문화가 점차 확산하면서 여름철 출근 복장 자율화 바람은 갈수록 더 거세지는 실정이다. 올해도 적지 않은 기업이 자율복장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대표적인 곳으로는 동아쏘시오그룹이 있다. 동아쏘시오그룹은 지난달부터 임직원을 대상으로 자율복장제를 시작했다. '비즈니스 캐주얼'이라는 근무복장 기준(지침)을 없앤 것이다. '이 복장은 되고 저 복장은 안 되는' 규정 없이 개인의 판단에 맡겼다. 유연한 근무 환경 조성과 업무 효율 증대를 꾀하겠다는 취지다.

하나은행도 비슷한 시기 비즈니스 캐주얼을 넘어서 근무복장 전면 자율화에 나섰다. 여성 직원들은 이미 근무복장 자율화를 적용해왔고 남성 직원들의 경우 기본적으로 정장 착용을 하고 선택적으로 비즈니스 캐주얼 차림을 허용했었지만 이번엔 이마저도 완전히 폐지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금융권과 제약기업 영업사원은 소위 '넥타이 부대'로 불릴 만큼 정장 차림의 대명사처럼 소개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전혀 구애받지 않게 된 것이다.

직장인 10명 가운데 8명이 반바지나 샌들 허용 같은 여름철 자율 복장 확대를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에 따르면 최근 직징인 1200명을 대상으로 반바지나 샌들 등을 허용하는 복장 자율화에 대한 생각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6.4%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하는 응답자들(283명)의 경우 '상호 간의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52.3%, 복수응답)'를 이유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부적절한 복장 착용자가 생길 수 있어서'(37.1%), '복장에 격식이 필요한 직무, 업종이어서'(27.9%), '긴장감 결여 등 업무 효율이 낮아질 것 같아서'(25.1%), '조직 기강이 해이해질 것 같아서'(15.2%) 등의 대답도 있었다.

복장 자율화를 찬성하는 이유로는 '유연한 조직문화가 조성될 것 같아서'(53.5%, 복수응답)가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업무 효율이 높아질 것 같아서'(48.3%), '개인의 취향을 존중해주는 것이어서'(45.3%), '냉방비를 줄이고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어서'(30.3%), '열사병 예방 등 건강을 지킬 수 있어서'(20.4%)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쿨맵시족 잡자" 패션가 상품 봇물

패션가에서 시원함과 편안함 같은 실용성을 1순위로 추구하는 오피스룩 아이템이 각광을 받고 있는 이유다. 실제 신발 브랜드 소다슈즈에서 최근 가장 큰 호응을 얻는 제품은 '투웨이 샌들'이다. 소다슈즈는 남성용으로는 '위빙 투웨이 샌들', 여성용으로는 '데일리 라인 포인트 투웨이 샌들'을 주목받는 쿨맵시 아이템으로 소개했다. 투웨이 샌들은 스트랩 위치를 조절해 샌들과 슬리퍼 두 가지 형태로 착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실용성 아이템을 말한다.

투웨이 샌들은 스트랩을 내려 샌들로 착용하면 사무실이나 일상용으로, 스트랩을 발등 뒤로 올리면 휴가나 피서지, 편안한 자리에서 슬리퍼처럼 착용할 수 있다. 소다슈즈의 위빙 투웨이 샌들은 발등에 소가죽을 겪자 무늬로 엮은 위빙 디테일을 적용해 시원함과 자연스러운 무드를, '데일리 라인 포인트 투웨이 샌들'은 소다가 단독 개발한 삼각형 형태의 라인 포인트 장식을 발등 부분에 적용해 경쾌한 무드를 살린 것이 특징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올해 무더위 속에서 제안한 트렌드도 쾌적함과 스타일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반바지 오피스룩'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특히 무릎 위로 오는 반바지는 시원한 것은 물론 다리를 길어 보이도록 해 체형 보완을 해주는 이점까지 있다고 강조한다. 이런 아이템으로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제안한 제품은 네덜란드 남성복 브랜드 수트서플라이(Suitsupply)가 내놓은 베닝턴 쇼츠와 이탈리아 스마트 캐주얼 브랜드 슬로웨어(Slowear)의 서머 사틴 하프 팬츠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긴팔 리넨 셔츠나 반팔 피케 티셔츠와 반바지를 조합하면 단정함을 더할 수 있고, 넉넉한 핏의 반팔 셔츠와 매치하면 요즘 가장 핫한 '시티보이룩'을 연출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송지수 수트서플라이팀 프로는 "올여름에는 남성복에서도 편안함의 가치가 우선시되면서 반바지가 필수 아이템이 됐다"며 "이번 시즌 수트서플라이의 반바지는 트렌드에 힘입은 데다 세련된 디자인, 고품질 소재, 합리적인 가격대로 제작돼 올해 누계 판매량이 전년 대비 20% 가까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LF의 남성복 브랜드 마에스트로도 올여름 무더위를 겨냥해 무게를 혁신적으로 줄인 '플라잉 수트'를 선보였다. 이 수트는 여름철 정장의 단점으로 부각되는 갑갑한 착용감을 무게를 줄여 개선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탈리아 고급 원단으로 유명한 제냐, 로로피아나, 콜롬보, 피아첸자사의 얇고 부드러운 울, 실크 혼방 소재를 사용하고 안감과 부자재를 최소화해 일반적인 봄·여름 시즌 수트 무게보다 100g 이상 적게 나간다.

또 어깨 패드 두께를 과감하게 줄이는 동시에 활동성을 높이는 최적의 패턴을 개발해 재킷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어깨 부분의 경직된 불편함도 제거했다. 윤성혁 LF 마에스트로 팀장은 "더운 날씨에도 손이 자주 가는 수트의 핵심 요소는 가벼움이라고 생각했다"며 "가벼운 무게감과 편안한 착용감으로 장시간 착용 시에도 답답한 느낌이 없는 플라잉 수트를 새롭게 선보여 여름철 고객들의 피로도를 낮춰드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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