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해운대는 치외법권? 외국인 난동에 주민들 '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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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 기자
입력 2021-08-10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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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관련 사고 속출하는 해운대... 폭죽 터뜨리고 소란 피워

  • '속지주의' 한국, 외국인도 국내법 적용... 처벌은 미미한 수준

  • 치안과 방역에 불안감 느끼는 주민들... 부산시, 해수욕장 폐쇄

휴가철 수많은 인파가 모이는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일부 외국인 방문객이 만드는 소란이 끊이지 않는 중이다. 이들은 방역 수칙을 무시하고 난동까지 피워 지역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해운대 '노 마스크' 외국인, 밤되면 무법지대 만들어

지난 5월 미 헌병대와 경찰 합동 단속 모습. [사진=부산 경찰청]
 

10일 부산 경찰에 따르면 최근 해운대 해수욕장 인근에서 한 시민이 외국인과 폭행 사건에 휘말렸다.

지난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해운대에서 노 마스크 파티 외국인들에게 폭행당했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 A씨는 “지인 2명과 술자리를 마치고 귀가를 하던 중 해운대 해수욕장 그랜드 조선 호텔 뒤 해변 산책로에서 20여명의 외국인들이 큼지막한 스피커를 어깨에 올려 노래를 크게 틀고 몇몇은 술도 마시며 춤도 추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 뉴스에서도 외국인들의 이런 무책임한 행동에 대한 내용을 접했던 터라 주의를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외국인 무리에 '스탑, 디스 이즈 코로나 타임'이라고 외치자 바로 무리 중 1명이 얼굴에 주먹을 휘둘렀고 다른 무리가 나를 밀치고 압력을 행사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외국인 무리 중 일부가 경찰이 출동하는 사이 도망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술 마시고 괜한 오지랖이라고 한다면 맞는 말이다. 더 현명한 방법으로 대처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러나 경찰의 현장 대처나 외국인들에 대한 대응은 다시 한번 생각해볼 내용이다. 외국인들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보낸 경찰이 원망스러워 '왜 외국인들과 같이 조사를 받지 않고 나만 경찰서에 가는 것이냐. 외국인 조사가 허술한 게 아니냐'고 항의를 했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사건에 대해 신빙성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다.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다"라고 설명했다.

부산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해운대에는 이러한 외국인 관련 사건·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중이다. 지난 5월에도 해운대에서 미군 등 외국인 2000여명이 폭죽을 터뜨리는 등 소란을 피워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이날 하루 밤사이에 접수된 112 신고는 총 38건에 달한다. 당시 SNS에 공유된 영상에는 무리를 지은 외국인들이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고, 해수욕장에서 사용이 금지된 폭죽 소리가 담겼다.

논란 이후 해운대구청과 경찰, 미군 헌병대 등은 총 100여명을 투입해 해운대 해수욕장 인근에 방역 수칙 위반 합동 단속을 나섰다. 단속반은 하루 만에 마스크 미착용, 5인 이상 집합금지 등 방역 수칙 위반 사례 210여건을 적발했지만, 모두 계도 수준으로 조처했다.

지난해 7월에도 미국 독립기념일을 맞은 미군들이 휴가를 즐기기 위해 해운대로 몰렸다. 일부 미군은 건물이나 시민을 향해 폭죽을 쏘다가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검거돼 범칙금 5만원 처분을 받았다. 해운대 인근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일으키거나 음주운전을 시도한 미군도 입건됐다.
 
주민들은 불안감 표출... "혼자 다니기 무서워"

부산시가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단계인 4단계를 시행한 첫날인 10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 시민들은 외국인의 방역 수칙 위반 행태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부산항 미군 세균실험실 폐쇄 주민 투표 추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해 미국 독립기념일에 발생한 방역 수칙 위반 소란에 대해 주한미군 측이 적절한 조처를 하겠다고 해놓고도 나중에 아무런 결과가 없었고, 결국 올해도 같은 일이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누리꾼은 “해운대에 숙박할 때 외국인들이 폭죽을 터뜨리고 고성방가에 난리도 아니었다. 민폐일 정도로 도가 지나치다”라고 전했다. 다른 누리꾼은 “마스크 벗고 술판을 벌이는 외국인을 보고 화가 났다”며 분노를 표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밤에 외국인이 많아 오히려 외국 같고 혼자 다니기가 무섭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한국에 있는 외국인은 속지주의에 따라 국내법을 적용받는다. 해운대구는 “백신 접종 여부와 별개로 마스크 착용은 의무이며 미군과 외국인들은 마스크 착용과 폭죽 사용 금지 등 한국 방역법과 국내 법률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군이라도 영외에서 방역 수칙을 위반하면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주한미군지휘협정(SOFA) 7조에는 주한미군이 한국 법령을 존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2조에는 주한미군이 저지른 비공무 사건에 대해서는 한국이 체포, 수사, 재판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실제로 주한미군은 지난해 7월 미군들의 폭죽 난동 이후 공식 SNS를 통해 “한국이 최근 코로나가 확산하는 기간에 적용하는 공공 해변 이용 지침을 발표했다. 이 지침은 주한미군 모든 부대원에게 적용된다"고 공지한 바 있다.

한편, 부산시는 휴가철을 앞두고 주부산미국영사관을 비롯한 재부 외국공관 6곳에 서한문을 보내 방역 수칙과 관련 행정명령 준수를 적극적으로 홍보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부산시는 부산 거주 외국인 커뮤니티 등을 활용해 관련 내용을 홍보할 계획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에 따라 이날부터 해운대를 비롯한 7개 해수욕장은 모두 폐장했다. 다만, 해운대구 관계자는 “폐장을 해도 방문객이 많아서 인근 점검과 단속은 계속 나가는 중이다. 외국인에게 방역 수칙 홍보를 위한 안내판을 걸어두고 관련 캠페인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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