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특별수사단 확대 편성의 배경에는 경찰이 스스로 신뢰를 무너뜨린 ‘조직적 은폐·축소 수사’ 의혹이 자리 잡고 있다. 장윤기 사건은 초기에 단순 살인으로 결론지어질 뻔했다. 그러나 검찰의 보완수사 과정에서 범행 차량 트렁크에 숨겨져 있던 블랙박스 영상이 확보되고, 성인용품(리얼돌)에 대한 과학수사 결과 등이 드러나며 사건의 본질이 ‘강간 목적의 살인’이었음이 밝혀졌다. 충격적인 것은 현장 수사관들이 초기부터 성범죄 목적의 범행 가능성을 제기하며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음에도, 이러한 목소리가 최종 수사 결과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따라서 특별수사단이 최우선으로 규명해야 할 대목은 현장 수사관들의 정당한 의견이 어떤 경위와 압력에 의해 묵살되고 송치 과정에서 빠지게 되었는가이다. 범인 장윤기의 아버지가 현직 경찰관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할 때, 수사 지휘부가 피의자 가족과의 사적 유착이나 조직 보호 논리에 매몰되어 사건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려 한 것은 아닌지 합리적 의심을 지울 수 없다. 핵심 증거물인 결박 도구(케이블타이)가 압수되지 않고 피의자 아버지 자택에서 뒤늦게 검찰에 의해 회수된 경위, 담당 수사팀장이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된 상황 등은 단순 부실 수사를 넘어 조직적인 기밀 누설과 과오 은폐 가능성을 짙게 풍긴다. 검·경이 동시에 지휘부의 서장실과 청장실까지 압수수색하며 ‘윗선의 부당한 개입 여부’를 추적하는 이유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 대한민국 형사사법 체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검찰개혁 논쟁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정치권을 중심으로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축소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검찰의 면밀한 보완수사와 강제수사가 없었다면, 장윤기의 성범죄 목적 잔혹 행위와 경찰의 증거인멸 행위는 영원히 묻혔을지도 모른다. 현행 제도 아래서도 경찰 지휘부의 유착 의혹으로 번진 부실 수사를 검찰이 바로잡았다는 사실은, 실체적 진실 발견과 국민 인권 보호를 위해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왜 존속되어야 하는지를 웅변하는 강력한 실증적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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