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대선이다] "여성 표심을 잡아라"… 막 오른 내조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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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입력 2021-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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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자들, 지방 찾아 유권자들에 호소

  • ‘퍼스트레이디’ 역할 점차 커져

  • 내년 대선 여성 표심 중요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배우자 김혜경씨(왼쪽)가 지난달 24일 오후 광주 서구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사무실을 방문해 이국언 대표로부터 책 선물을 받고 있다.  [사진=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 모임]

 
제20대 대통령선거를 향한 경쟁이 심화되면서 예비 후보자들의 배우자들도 팔을 걷고 나섰다. 후보자들을 향한 여성 표심도 잡고,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자리도 잡겠다는 전략이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대선 예비 후보자들의 배우자들도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민심잡기’에 동참했다.

◆예비 영부인들, 지방 찾아 유권자에 호소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이재명 경기도지사 부인인 김혜경씨는 지난달 14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장인상 조문을 시작으로 민주당의 핵심 텃밭인 호남에서 잇따라 민심행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4~25일에는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하고, 광천 시민아파트와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을 찾았다.

이어 29일부터는 2박3일 일정으로 광주·전남 곳곳을 돌았다. 이때 광주에서는 5·18 당시 시민군 출신인 택시운전사 한진수씨의 5·18 택시를 타고 금남로와 전일245빌딩, 메이홀을 거쳐 전남대로 이동해 전남대 내 5·18 기념장소를 둘러봤다. 이어 전남대법전원 3층 회의실에서 교수·학생들과 '청년, 찾다-하다'를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다.

30일에는 전남 서부권인 목포와 장흥, 영암을 찾아 민주당 목포시당 여성위원회, 시·도의원 간담회를 진행하고 전남 장흥과 강진 수해피해 현장을 찾아 일손을 돕기도 했다. 

이 지사와 라이벌 구도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부인 김숙희씨도 일찍부터 광주‧전남을 찾아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8주째 일주일에 2~3일 광주‧전남 복지시설을 찾아 일손을 거들고 있다. 주로 시장을 돌고 있고 특히 대인시장에서는 천원식당, 노인복지시설 등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이 전 대표를 적극 돕고 있다. 김씨는 지난 3일 전주 노인복지관 배식 봉사에 이어 6일에는 익산을 찾아 배식 봉사에 나선 바 있다. 또 5일에는 실종 산악인 김홍빈 대장 분향소를 직접 방문해 추모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 부인인 최혜경씨도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2박3일 동안 광주를 찾아 정 전 총리에 힘을 보탰다.

최씨는 노인과 여성 등 사회적 약자, 종교계, 소상공인들과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했고, ‘우정포럼 광주연합회’와 ‘국민시대 광주·전남본부’, ‘나의소원’ 등 정 후보 지지 단체 핵심 관계자와 간담회를 갖고 이들을 격려했다.

야권에서는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인 이소연씨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씨는 지난달 17일 최 전 원장의 첫 공개행보인 부산 지역 쓰레기 줍기 봉사활동에 함께 참여했으며,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이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의 쪽방촌을 찾았을 때도 일정상 참여하지 못한 최 전 원장을 대신해 봉사활동에 나섰다.
 
 

이낙연 전 대표의 배우자 김숙희씨가 지난 5일 오후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에 마련된 김홍빈 대장 분향소를 찾았다.  [사진=연합뉴스]

◆커지는 ‘퍼스트레이디’ 역할··· 여성표 핵심 변수

대선에 있어 후보들의 배우자 행보는 늘 주목을 받는다. 선출직 국가원수의 부인을 뜻하는 퍼스트레이디가 된 이후에는 그 관심도가 더 뜨겁다. 이제는 한국도 미국 등 퍼스트레이디 역할이 활발한 국가와 같이 영부인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점차 커지고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여사의 상’이 단순한 ‘내조’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치‧외교, 문화,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길 바라는 기대감으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시절이었을 때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질의 남편”이라고 할 정도로 질 바이든 여사에게 의지했으며, 실제로 대통령이 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최근 질 바이든 여사는 도쿄올림픽 개막식에 바이든 대통령 대신 참석해 외교 역량을 보여주는 등 ‘내조형’에 이은 ‘참모형’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보여주고 있다.

또 내년 3‧9 대선에 있어 배우자들의 역할이 더 중요하게 꼽히는 이유는 이번 선거가 그 어느 때보다 여성의 표심이 중요해진 데에도 있다. 최근 우리 사회는 젠더 갈등이 극심한 상태다. 20대 여성과 20대 남성의 표심이 크게 갈리는 이유다.

현재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1‧2위를 다투는 이 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경우 타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여성 지지도가 낮은 편이다. 이에 따라 여성, 특히 무당층이 많은 젊은 층의 여성을 공략하기 위한 후보들과 배우자들의 역할은 점차 중요해질 전망이다.

한편 이 지사의 경우 ‘김부선 스캔들’과 앞서 불거진 ‘혜경궁 김씨 댓글 사건'이, 윤 전 총장의 경우 부인 김건희씨에게 불거진 ‘도이치모터스’, ‘쥴리 사건' 등과 같은 의혹이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할 수 있어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종훈 명지대 교수(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퍼스트레이디를 향한 이미지는 여전히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끼친다”며 “결혼 전 사건이나 개인사의 경우보다는 결혼 이후의 재산‧특혜·도덕성 의혹 등에 대해서는 해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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