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달 초 '부스터샷 접종 계획' 공개...'WHO 반발' 조정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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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8-0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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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르면 다음 달 초 자국민에 대한 코로나19 3차 접종(부스터샷)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저소득국가의 백신 부족 상황을 우려하며 부스터샷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세계보건기구(WHO)와의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명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관계자를 인용해 FDA가 9월 초까지 부스터샷 접종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관계자들은 △65세 이상 고령층 △면역력이 약한 환자 △지난해 12월~올해 1월 중 백신 접종자 등 일부 인구가 이달(8월) 안에라도 빨리 부스터샷을 맞을 필요가 있는 만큼, 바이든 행정부는 신속하게 3차 접종 전략을 수립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또한 WSJ은 미국 백악관이 3차 접종 여부를 개개인의 자율적인 선택에 맡길 경우 오히려 일선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기에, '누가 언제 부스터샷을 접종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고도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다만 백악관은 해당 보도 내용에 대한 신문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주요 당국자의 발언을 종합했을 때, 미국 방역당국의 부스터샷 접종 결정이 임박했다는 정황은 이어지고 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과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 방역당국이 부스터샷 접종 여부를 올가을 초에는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했으며, 백악관 수석의료고문을 맡고 있는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의 관련 발언 빈도도 잦아지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파우치 소장은 취재진에게 "지금의 접종 방식(2회 접종)만으로는 면역 취약층이 충분히 (코로나19 감염에 대해) 보호받지 못할 수 있다"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부스터샷은 중요하며 우리(미국 방역 당국)는 가능한 한 빨리 이를 공급하기 위해 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파우치 소장은 최근의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부스터샷으로 전환점을 맞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백신 물량을 차지한 미국 당국의 부스터샷 접종 결정은 WHO의 거센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앞서 일부 국가가 내놓은 부스터샷 접종 구상에 여러 차례 우려를 표해왔던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4일 미국과 유럽 지역 등의 선진국을 겨냥해 "적어도 오는 9월 말까지는 부스터샷 접종 계획을 유예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지난 5월 WHO가 국가별 인구의 최소 10%가 올해 9월 말까지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제시했던 목표를 재차 강조하며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이들이 여전히 (감염) 보호를 받지 못하는 가운데, 그간 백신 공급량의 대부분을 사용한 국가들이 추가로 백신 물량을 소진하는 일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WHO 집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접종된 40억회분의 코로나19 백신 중 80% 이상이 전체 지구촌 인구의 절반도 되지 않는 중상위 소득 국가들에 돌아갔다는 것이다.

다만 WHO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선진국들은 속속 자국의 부스터샷 접종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말 세계 최초로 자국민에 대한 부스터샷 접종을 시행했으며, 독일과 영국, 프랑스 등도 자국민에 대한 3차 접종 계획을 이미 수립했다.

미국 역시 WHO의 반발에 대해 자국의 부스터샷 접종 계획이 추가 백신 도입 없이도 이미 확보한 물량만으로 충분하기에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면서 저소득 국가에 대한 백신 공여에도 자국이 충분히 기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간 미국 당국은 전 세계 65개국에 1억1170만1000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기부했으며, 이달 말까진 5억회분의 화이자 백신을 저소득 국가에 추가로 전달할 예정이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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