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급등에 둘로 쪼개진 사회 "공산주의" VS "천민자본주의"

윤주혜 기자입력 : 2021-08-04 16:17
"용산에 10만가구 공급해야" VS "이럴거면 서울숲까지 갈아엎어라"

서사진은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앞에 세워진 시세표. [사진=연합뉴스 제공]



# 공원 만들면 오히려 집값 폭등한다. 정부는 양심 있으면 20만 가구 지어라 # 주택공급 반대하는 사람은 집 가진 자들. 자기들만 쾌적한 곳에서 살면서 부를 대물림하겠다는 생각이다.

# 용산공원에 주택 공급할 거면 보라매공원, 어린이공원, 한강공원, 서울숲도 갈아엎고 다 집 지어라. 도대체 누구 머리에서 나온 생각인가 # 베네수엘라가 아니라 대네수엘라다. 주민 의견 묻지도 않고 밀어붙이는 모습이 딱 공산주의다.

부동산 가격 급등에 한국 사회가 둘로 쪼개졌다. 날뛰는 집값을 잡겠다면서 정부가 내놓은 정책들을 두고 유주택자와 무주택자들 간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는 모습이다.

4일 무주택자들로 구성된 집값 정상화 시민행동은 오는 5일 오후 청계광장에서 ‘20인의 1인 시위’를 연다.

이들은 정부에 2017년 5월 수준으로 집값을 되돌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2021년 5월 기준 11억원이 넘는 서울아파트 평균 가격을 2017년 5월 6억원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시위를 통해 종부세 특혜, 임대주택 세금특혜 폐지 등과 함께 용산에 10만가구 아파트 공급 등을 주장할 계획이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무주택자들의 정부 불신은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부동산 정책 담당자의 징계와 처벌을 청원합니다’, ‘집값 폭등, 국가는 국민에게 주거권을 보장하라’는 내용의 청원글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8·4 대책 발표 후 1년이 됐는데도 서울 내 주택공급도 지지부진하면서 불만은 더욱 극에 달하고 있다. 당시 정부는 서울을 중심으로 택지를 발굴해 총 13만2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호언장담했는데 사업 진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양천구에 거주하는 무주택자는 “정부 말만 믿고 기다렸는데 하세월”이라며 “서울 도심 내 주택공급이 얼른 이뤄져야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가 강조하는 주택공급을 두고 서울 용산, 상암, 노원 등 지역 주민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는 모습이다. 더구나 내년 대선을 앞두고 용산공원 내 공공주택 8만가구 추진, 기본주택 100만가구 공급 등 대선주자들이 집값을 잡겠다는 대책을 내놓자,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부동산 정책이 베네수엘라를 닮아간다”, “공산주의 국가냐”는 등의 글이 넘친다.

온라인상에서 정부 정책을 두고 설전을 벌이는 일도 많다. 한 네티즌이 “집값 올라서 최대 혜택을 본 거는 가만히 앉아서 세금 떼가는 정부뿐. 다주택자는 세금 다 털린다. 지금 정부는 공산주의”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자, 또 다른 네티즌은 “공산주의가 아니라 천민자본주의다. 대선주자들도 무주택자들 표 받기 위해 쇼하고 있는 것”이란 글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집값과 전셋값 급등에 무주택자들은 서러움을 겪고, 다주택자들은 정부의 타깃이 됐다”며 “무주택자든 유주택자든 누구 하나 정부 정책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정부 들어 집값이 급등하면서 계층간, 세대간 갈등 등이 더욱 심화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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