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 주연 꿰찬 소스…식품업계, 국내외 시장 공략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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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1-08-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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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소스시장 성장세

  • 식품기업들, 국내외 시장 진출·라인업 확대

[사진=게티이미지]


코로나19가 소스 시장을 달구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집밥은 어느새 일상이 됐다. 배달과 간편식에 물린 이들은 부엌으로 발길을 돌렸다. 사람들의 관심사는 자연스럽게 요리로 쏠렸다.

이런 추세에 소스 시장은 큰 폭으로 성장 중이다. 식품업체들은 소스 시장에 뛰어들거나 제품 라인업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나아가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는 식품기업들도 나오고 있다.
 
◆ 올해 국내 소스 시장 2조원대…식품업체들, 속속 참전

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소스 시장 규모는 2019년 1조3702억원에서 2024년 1조4355억원으로 증가하며 연평균 5%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소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식품업계는 작년 소스 시장 규모가 1조8000억원에 이른다고 추정하고 있다. 올해는 2조원 규모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집밥 문화가 정착되면서 소스 시장의 흐름도 B2B(기업 간 거래)에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로 바뀌고 있다. 작년 단체급식 수 감소와 외식 사업 부진 등으로 B2B 매출 비중은 낮아졌다. 반면 B2C 매출 비중은 높아졌다.

실제 aT 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2018년까지만 해도 소스류는 약 80%가 B2B에서 판매됐다. 지난해는 B2C가 늘면서 B2B와 B2C의 비중이 70대 30으로 바뀌었다.

소스도 간장, 고추장, 일반 양념 등 1차원적 소스에서 여러 재료를 섞은 만능형 소스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스리라차, 라조장, 마라 등 중국·동남아시아 소스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시장이 확대되면서 식품업체들은 ‘소스 전쟁’에 속속 참전하고 있다.

SPC그룹의 식자재 유통 및 단체급식 전문기업 SPC GFS는 최근 소스 전문 제조업체 우리식품과 소스 개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우리식품은 대표 상품인 ‘참소스’를 포함해 300여 가지의 소스를 제조하는 소스 전문 제조사다.

SPC GFS 관계자는 “올해 갈릭디핑소스, 돈까스소스 등을 시작으로 총 10여가지의 소스 제품을 개발해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26일 인천광역시 서구 우리식품 본사에서 진행된 ‘SPC GFS-우리식품 소스 개발 업무 협약식’에서 윤종학 SPC GFS 전무(오른쪽)와 허성용 우리식품 대표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SPC그룹]



농심은 ‘배홍동비빔면’의 소스를 별도로 담은 ‘배홍동 만능소스’를 출시했다. 이 소스는 비빔소스·볶음소스·디핑소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 가능하다. 배홍동비빔면 소스 대비 점도를 높이고 매콤한 맛을 살렸다.

농심의 소스류 출시는 이례적이다. 그동안 제품에 포함된 소스만 따로 상품화해 판매하는 사례가 적었기 때문이다.

스파게티나 파스타 신제품 소스 출시도 활발하다.

대상 청정원은 이탈리아식 ‘베이컨 토마토 스파게티 소스’와 프랑스식 ‘비스크 로제 스파게티 소스’ 등 2종을 내놨다.

대상 관계자는 “최근 집밥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문 레스토랑의 메뉴를 집에서도 즐기려는 이른바 ‘홈스토랑’ 트렌드에 착안해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폰타나는 ‘로스티드 갈릭 화이트라구’ 파스타 소스를 선보였다. 유럽 정통 방식으로 밀가루를 버터에 볶은 ‘화이트 루(Roux)’와 휘핑크림이 들어갔다.
 
◆ “국내는 좁다…해외 시장 잡아라”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줄어든 외식의 자리를 집밥이 채우고 있는 추세다. 이에 식품업체들은 해외 소스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푸드 시장인 미국에서 소스류 시장 규모는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8년 258억7500만 달러를 기록했던 미국 소스 시장은 2019년에 264억5320만 달러를 달성하며 2.2%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소스류 시장은 전년 대비 무려 17.3%나 증가한 310억4320만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내 핫소스 시장도 뜨겁다. 시장조사기관인 IBIS월드 조사를 보면 2019년 미국 핫소스 시장 규모는 약 15억4180만 달러로 2014년부터 5년간 연평균 3.4% 성장했다. 향후 5년간 연평균 3.5%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일본에서 판매 중인 불닭 소스 3종(왼쪽)과 대상 청정원 수출용 고추장인 '내추럴 고추장'.[사진=삼양식품, 대상]



이에 CJ제일제당은 한국 전통 고추장을 재해석한 매운맛 소스 ‘갓추(Gotchu)’를 미국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갓추는 ‘고추’와 영어 표현 ‘got you(잡았다)’라는 중의적 뜻을 담고 있다.

미국은 한국에서처럼 고추장을 활용해 요리하는 용도 외에 딥핑소스처럼 찍어먹거나 밥, 피자 등에 뿌려 먹는 등 핫소스를 활용한 식문화가 보편적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고추장이 가진 깊고 건강한 맛을 앞세워 미국 타바스코, 태국식 스리라차 이상의 핫소스로 성장시키고 한국의 식문화를 널리 알리겠다”고 밝혔다.

대상은 최근 수출용 고추장인 ‘내추럴 고추장’의 생산능력을 3배 가까이 확대했다. 내추럴 고추장은 고추장에 물성을 더해 소스처럼 사용할 수 있게 만든 제품이다.

고추장 특유의 매운맛과 감칠맛 등 본연의 풍미는 유지해, 단순한 매운맛만 내던 칠리소스와 차별점을 뒀다는 게 대상 측의 설명이다.

대상은 미국 현지를 겨냥해 온라인 전용 제품과 밀키트용 소규격 제품 등 맞춤형 고추장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대상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중 미국에 김치와 고추장 공장을 가동해 미국 현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지난달 1일부터 일본에서 불닭 소스 3종 판매를 시작했다.

삼양식품은 2019년 일본 법인 삼양재팬 설립 후 삼양라면, 불닭볶음면 등 면 종류는 판매해왔다. 하지만 소스를 파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불닭 소스 3종은 아마존 재팬, 큐텐, 라쿠텐 등 일본 이커머스 플랫폼에도 입점될 예정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불닭 시리즈는 이미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특유의 중독성 있는 매운맛으로 두터운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며 “요리양념, 테이블소스 등 활용도 높은 만능소스 콘셉트로 다양한 맛과 포장, 제형의 확장 제품을 선보여 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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