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人] 국내 최초 '고체 치약' 개발··· "환경 위해 씹으세요"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경은 기자
입력 2021-08-03 17:5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이선정 성원제약 대표 "유리ㆍ종이 등에 포장해 플라스틱 제로 가능"

  • 제조 과정서 성분 파괴되지 않아 효능도 우수

이선정 성원제약 대표. [사진=성원제약 제공]

"일회용품의 고체화로 환경 파수꾼이 되겠습니다."

이선정 성원제약 대표는 3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15㎝ 이하의 작은 튜브형 치약 용기가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며 “​치약 용기 대부분이 재활용 선별과정에서 걸러지지 않고, 소각‧매립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고체 치약은 한 번에 한 알씩 쓰는 알약 형태로, 입에 넣고 씹어서 거품이 생기면 칫솔질을 하는 방식이다. 유리 또는 철제 용기에 담거나 종이로 포장하면 ‘플라스틱 제로(0)’ 실천이 가능하다.

이 대표가 처음부터 친환경 치약을 만들려던 건 아니다. 젊어서 가수 활동을 하던 그는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치약 유통업에 뛰어들었다. 치약에서 재미를 찾은 뒤엔 제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1997년 성원제약을 설립했다. 이후 10여년간 튜브형 치약을 만들던 그에게 고체 치약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이 대표는 “치약 만드는 회사로서 한계를 극복하고 싶었다”며 “자동차, 휴대폰, 화장품 등 수많은 상품이 기능과 디자인 측면에서 진화하고 있는데 치약은 100년이 넘도록 튜브 형태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성원제약 고체 치약 브랜드 '티시리즈'. [사진=성원제약 제공]

이 대표는 약 2년의 연구 끝에 2011년 고체 치약을 만들었다. 튜브형 치약과 비교할 때 형태뿐 아니라 성능 면에서도 진일보한 제품이다. 이 대표는 “튜브형 치약은 제조 시 수분을 혼합하기 위해 열을 가하는데 이 과정에서 좋은 성분들이 파괴된다”며 “이와 달리 고체 치약은 타정(打錠·의약품을 압축해 일정한 모양으로 만드는 일) 방식으로 찍어내기 때문에 성분이 파괴되지 않아 효능이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성원제약은 2013년 국내 최초로 고체 치약 발명 특허를 등록했다. 현재 국내에서 고체 치약을 제조할 수 있는 업체는 성원제약이 유일하다. 자체 브랜드인 ‘티 시리즈’ 외에 시판 제품들도 전부 성원제약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만든다. 헬스앤뷰티(H&B) 스토어인 CJ올리브영을 비롯해 제로웨이스트(Zero Waste‧쓰레기 배출 최소화) 브랜드인 톤28, 지구샵 등 30여개 업체가 성원제약의 거래처다. 이 대표는 “고체 치약이 시장에 처음 나왔을 때는 생소하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최근엔 찾아주는 분들이 많고 기업의 OEM 문의도 부쩍 늘었다”며 “미국, 중국, 베트남 등으로 수출도 하고 있다”고 했다.

성원제약은 고체 치약뿐 아니라 고체 가글 등을 판매 중이며, 고체 타입 클렌저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고체 클렌저 ‘워시필’은 한 알로 거품을 내 세정이 가능한 제품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이 대표는 일회용품의 고체화를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여행이나 캠핑 시 많이 쓰는 일회용 치약‧비누‧샴푸‧린스 등은 대부분 비닐 포장이 돼 있고 친환경 대체재가 없다”며 “내용물을 고체화하고 종이로 포장하는 방식으로 환경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많이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