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정 성원제약 대표는 3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15㎝ 이하의 작은 튜브형 치약 용기가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며 “치약 용기 대부분이 재활용 선별과정에서 걸러지지 않고, 소각‧매립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고체 치약은 한 번에 한 알씩 쓰는 알약 형태로, 입에 넣고 씹어서 거품이 생기면 칫솔질을 하는 방식이다. 유리 또는 철제 용기에 담거나 종이로 포장하면 ‘플라스틱 제로(0)’ 실천이 가능하다.
이 대표가 처음부터 친환경 치약을 만들려던 건 아니다. 젊어서 가수 활동을 하던 그는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치약 유통업에 뛰어들었다. 치약에서 재미를 찾은 뒤엔 제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1997년 성원제약을 설립했다. 이후 10여년간 튜브형 치약을 만들던 그에게 고체 치약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이 대표는 “치약 만드는 회사로서 한계를 극복하고 싶었다”며 “자동차, 휴대폰, 화장품 등 수많은 상품이 기능과 디자인 측면에서 진화하고 있는데 치약은 100년이 넘도록 튜브 형태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성원제약은 고체 치약뿐 아니라 고체 가글 등을 판매 중이며, 고체 타입 클렌저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고체 클렌저 ‘워시필’은 한 알로 거품을 내 세정이 가능한 제품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이 대표는 일회용품의 고체화를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여행이나 캠핑 시 많이 쓰는 일회용 치약‧비누‧샴푸‧린스 등은 대부분 비닐 포장이 돼 있고 친환경 대체재가 없다”며 “내용물을 고체화하고 종이로 포장하는 방식으로 환경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많이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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