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라운지] 종횡무진 ‘용진이형’의 신세계…야구·커피·호텔 “다 들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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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기자
입력 2021-08-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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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지난 3월 SSG랜더스 창단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신세계 제공]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다.”

지난 6월 4일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확정한 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던진 청사진이다.

‘이커머스 시장 최강자로 군림하겠다’는 정 부회장의 다부진 각오는 신세계그룹의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최대주주, SK와이번스 인수, 화성테마파크 건설사업 등으로 실현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 강자로 지켜온 기득권은 모두 던져버렸다. 오프라인에 더해 이커머스까지 총망라하는 멀티 강자로 떠올랐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이 온·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확산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약 5조원을 들여 야구단, 이커머스, 테마파크, 여성 패션 플랫폼에 이어 1위 커피 전문점인 스타벅스까지 품에 안았다.

오프라인에 머물며 자만하기보다는 공격적인 영토 확장으로 유통 패러다임을 전환시키겠다는 전략이 담겼다.

정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는 최근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지분 50% 가운데 17.5%를 4742억5350만원에 인수했다.

이로써 이마트가 확보한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보유 지분은 67.5%로 늘어 최대주주가 됐다.

정 부회장은 지난 2월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1000억원에 인수했고, 3월엔 네이버와 2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했다.

정 부회장의 승부수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4월엔 SSG닷컴이 여성 패션 플랫폼인 W컨셉을 2700억원에 인수했고, 지난달엔 이베이코리아를 3조4400억원에 품에 안았다.

4조원이 투입되는 화성테마파크 부지 매입에도 8669억원을 투자하면서 거침없는 행보를 펼치고 있다.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위해 신세계는 2019년 11개 점포를 매각 후 임차해 운영하는 ‘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매각해 약 1조원의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올해 가양점(6820억원), 베트남 사업 등을 추가로 매각하면서 신사업 투자를 위한 곳간도 계속 채워나가고 있다.
 
‘스벅’ 1호팬부터 이베이코리아 인수까지··· ‘신세계 유니버스’ 광폭 행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신세계그룹은 1999년 이화여대 앞에 한국 스타벅스 1호점을 열었다. 현재 국내 스타벅스 매출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크다.

신세계그룹은 스타벅스 굿즈(상품) 마케팅, 이마트 야구단 SSG랜더스와 연계한 야구 마케팅 등을 강화하며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 한다는 전략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스타벅스 공식 유튜브 채널에 등장해 한국 1호 매장 운영 21주년을 축하하는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만큼 스타벅스에 대한 애정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스타벅스 커피 주문 닉네임으로 ‘YJ’를 쓴다.

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지지 않는 싸움보다 ‘반드시 이기는 한 해’를 만들어달라”며 임직원에게 공격적인 인수합병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공격적인 투자는 호텔을 시작으로 테마파크·패션·이커머스 등까지 확대되며 ‘시너지 극대화’라는 새로운 목표로 이어지고 있다.

정 부회장은 ‘신세계 유니버스(universe)’를 주창한다.

‘유통’이라는 틀 안에서 온·오프라인 커머스, 스포츠, 테마파크 등 가능한 한 모든 고객과 만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물론 프로젝트마다 각 계열사와의 연계를 통한 그룹 시너지 극대화는 필수다.

정 부회장이 그룹 역사상 최대 투자로 꼽히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가담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의 과감한 승부수에 SSG닷컴과 이베이코리아를 합한 신세계그룹의 국내 이커머스 시장 거래액은 연간 23조9000억원으로 점유율 14.8%로 뛰어올랐다.

이를 통해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 강자였던 신세계그룹은 ‘국내 이커머스 2위’까지 올라서게 됐다.

정 부회장은 인재 영입에도 공격적이다. 이베이코리아에서 900여명, W컨셉에서 200여명 등 모두 1100여명이 추가로 신세계의 일원이 됐다.

고객 역시 이베이코리아에서 2100만명, W컨셉에서 490만명을 추가로 확보했다.
청라 돔구장 이은 ‘한국판 디즈니랜드’ 화성국제테마파크가 정점

[그래픽=아주경제 DB]


오프라인 확장도 연계 시너지 극대화에 포함된다.

올해 초 SK 와이번스를 인수한 뒤 새 야구팀 ‘SSG 랜더스’를 출범시키고, 인천 청라에 돔구장을 새롭게 건립하는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오는 2031년 전체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화성국제테마파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 사업의 끝판왕으로 평가받는다. 업계는 화성국제테마파크를 ‘한국판 디즈니랜드’의 시작점으로 보고 있다.

호텔 사업도 새 역사를 쓰고 있다.

그랜드조선 부산과 그랜드조선 제주에 이어 최상급 자체 브랜드인 ‘조선 팰리스’ 특급 호텔을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 열었다. 

업계는 정 부회장의 광폭 행보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향후 4년간 1조원 이상을 SSG닷컴 물류센터 ‘네오’에 집중 투자해 물류사업도 확장한다.

정 부회장은 각종 프로젝트를 내실 있게 추진하기 위해 실탄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이슈는 이마트 본사 건물 매각이다.

이마트와 성수동 본사 유동화를 위한 자문사인 CBRE는 최근 국내 주요 건설·개발사 등을 대상으로 본사 매각을 위한 안내서를 배포했다. 입찰 시점은 9월 이후로 잡혀 있다.

성수동 본사는 연면적 9만9000㎡ 규모로, 현재 이마트 본사와 이마트 성수점이 입주해 있다. 이마트는 매각 후 재개발이 끝나면 신축 건물 일부에 다시 입점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앞서 서울 강서구 가양점을 매각할 때도 같은 전략을 썼다.
 
'인플루언서·용진이형’ 소통왕으로 불리는 정 부회장은...

정 부회장은 현재 이마트를 중심으로 유통, 호텔, 복합쇼핑몰, 야구단 전반을 경영하며 그룹 총수 역할을 하고 있다.

동생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은 신세계백화점을 중심으로 백화점과 면세점, 패션, 화장품, 가구, 라이프스타일 등의 사업을 책임진다.

정 부회장은 1968년 9월 19일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과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났으며,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다니다 유학을 떠나 미국 브라운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과 클럽하우스를 통해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등 재계 총수로는 특이하게 ‘인플루언서’로 명성이 높다. 

물론 쓴맛도 봤다. 삐에로쇼핑, 제주소주, 이마트 중국 철수 등은 그의 실패작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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