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코인판 쫓겨난 ‘머스크’, 우주와 전기차로 승승장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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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 기자
입력 2021-07-2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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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슬라 2분기 순이익 11억 달러 돌파, 비트코인 손실 2300만 달러

  • 스페이스X, NASA와 목성 위성 탐사 계약 체결... 기술 확보 총력전

  • 월가, 테슬라 가치 높게 사지만... 아직 부족한 기술 지적 나오기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암호화폐 시장에서 시세조작 논란에 휩싸이며 영향력이 줄었지만 사업 수완은 여전했다. 머스크의 든든한 발판은 ‘전기차’와 ‘우주’다. 전문가는 꿈을 향해 다가가는 머스크를 두고 긍정적인 평을 내놓았다.
 
비트코인 투자 실패한 테슬라, 전기차로 승부 봤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AFP·연합뉴스]
 

2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머스크의 테슬라는 올해 2분기에 비트코인으로 손해를 봤음에도 역대급 순이익을 기록했다. CNBC 등 현지 매체는 테슬라가 2분기 순이익이 처음으로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올해 2분기 테슬라 순이익은 11.42억 달러(약 1조3000억원)로 1분기보다 3배 가까이 올랐다. 8분기 연속 흑자 행진이다.

CNBC는 “비트코인 손실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의 2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4배 늘어난 13억 달러(약 1조5000억원)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비트코인 투자는 급락세를 버티지 못하고 손실을 기록했다.

테슬라는 지난 2월 15억 달러(약 1조7000억원)어치의 비트코인을 샀다. 이후 머스크는 본인 SNS를 통해 비트코인 결제 허용을 번복하거나 특정 암호화폐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면서 암호화폐 투자자들로부터 시장을 조작한다는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후 비트코인이 급락을 겪자 테슬라의 1분기 실적 발표에서 평가 가치가 24억8000만 달러(약 2조9000억원)에 달했던 비트코인은 2분기에 2300만 달러(약 265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CNBC는 “비트코인 가격이 2분기에 40% 이상 폭락해 테슬라의 비트코인 보유분 가치가 1분기보다 크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미국 회계 규정상 무형 자산으로 분류돼 매입 당시보다 가격이 하락하면 손상차손 처리를 한다. 손상차손이 늘면 영업외비용도 증가해 순이익이 감소한다. 반면 무형 자산 가격이 오를 때는 수익을 실현할 때까지 장부에 반영되지 않는다.


2분기 테슬라 매출은 119억6000만 달러(약 13조8000억원)로 작년 동기 60억4000만 달러(약 7조원)보다 약 2배 증가했다. 주당 순이익도 1.45달러(약 1700원)로 전년 동기보다 3배 이상 올랐다. 지난해 2분기 테슬라 EPS는 2.14달러(약 2500원)지만 4대1 액면 분할을 고려해 약 44센트(약 510원)로 평가됐다.

호실적 바탕은 전기차 판매였다. 테슬라는 2분기에 전기차 20만5421대를 생산해 20만1250대를 납품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테슬라는 2분기에 중국 시장에서 자동차 9만2000대를 팔았다. 전년 대비 3.1배 증가한 수치다. 미국에서는 2.7배 늘어난 6만8000대를 판매했다. 자동차 부문 총 마진은 28.4% 올라 이전 4개 분기 중 가장 높았다.

테슬라는 “영업 이익이 전기차 판매와 비용 절감으로 늘었다. 이를 통해 자동차 부품 공급망, 탄소 규제 크레딧 매출 감소, 비트코인 투자 손실을 상쇄했다”고 밝혔다.
 
우주로 향하는 머스크... 테슬라 주가 3000달러 전망 나오기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머스크의 우주 진출 계획도 한발 더 나아갔다.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발사 계약을 체결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NASA가 스페이스X와 ‘유로파 클리퍼’ 탐사선 발사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계약 규모는 1억7800만 달러다.

목성 위성 중 하나인 유로파를 탐사하는 ‘유로파 클리퍼’는 오는 2024년 10월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대형 로켓 ‘팰컨 헤비’에 실려 목성 탐사에 나설 예정이다. 탐사 여정은 5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파는 두꺼운 얼음층 아래 거대한 바다를 가져 태양계에서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연구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NASA는 이번 탐사를 통해 유로파 표면 무성 물질을 확인하고 고해상도 이미지 제작, 지질 활동 흔적, 얼음층 두께, 바다의 깊이와 염도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스페이스X는 최근 재활용 로켓을 이용해 미국의 군사 안보용 위성과 소형위성 등을 쏘아 올리는 등 우주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지난 5월에는 머스크의 화성 이주 계획을 위해 개발 중인 우주선 ‘스타십’은 직립 착륙에 성공하는 한편, 스페이스X의 유인 캡슐 ‘크루 드래건’은 국제우주정거장에 체류하던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우고 무사히 지구로 귀환했다.

머스크의 우주 프로젝트 비결 중 하나는 인력 수급이다. 블룸버그는 “링크드인 데이터에 따르면 최소 200명의 전직 보잉 직원이 스페이스X에 앉아 있다. 머스크는 언젠가 인류를 구할 수 있는 행성 간 여행을 구축한다는 원대한 목표로 회사를 설립했다”고 평가했다.

머스크가 승승장구하자 월가에서는 아직 테슬라가 평가절하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에 ‘돈나무’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CEO는 “월가가 혁신적 기업, 특히 테슬라에 대한 가치를 잘못 매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 주가가 2025년까지 3000달러(약 346만원)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한 우드는 “테슬라의 가치 평가에 있어 비효율이 큰 이유는 애널리스트들이 단기 전망과 이를 따라가는 잘못된 애널리스트들 때문이다. 테슬라는 에너지 스토리지, 로보틱스,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등을 취급하는 기술 기업이다”라고 말했다.

마크 델라니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목표 주가를 860달러(약 99만원)에서 875달러(약 101만원)로 상향하며 “테슬라가 2분기에 예상보다 나은 실적을 올렸다. 회사는 계속해서 강력한 글로벌 수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JP모건, 번스타인 등 주요 금융기업은 테슬라의 전기 트럭 프로젝트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을 짚으며 투자 의견을 하향하기도 했다. 씨티은행은 목표가를 175달러(약 20만원)로 낮추며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 수준을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한편 테슬라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장외 거래에서 주가가 2% 이상 올랐다. 하지만 27일 다시 전일보다 1.95% 떨어진 644.78달러(약 74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테슬라 주식 보관 규모는 약 89억 달러(약 10조3000억원)에 달한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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